[기고] 상처치료에 있어서의 감염의 진단과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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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상처치료에 있어서의 감염의 진단과 대처
  • 승인 2023.10.13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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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호

전상호

mjmedi@mjmedi.com


안녕하세요.

한의원에서 상처를 치료를 받을지 고민하는 환자분들이 가장 많이 걱정하는게 ‘감염이 생기지는 않을까’하는 우려입니다. 일반적인 우려와는 달리 적절한 방식으로 치료하면 감염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 감염 증상이 생기더라도 초기에 항생제를 복용하도록 하면 치료를 이어가는데 큰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물론 한의원에서는 혈액검사나 균배양검사를 통해 감염 여부, 어떤 균이 감염되었는지 정확하게 진단할 수 없고, 그에 맞는 항생제를 처방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의원에서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감염이 되면 어떤 증상이 생기는지 잘 구분하고, 초기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감염과 관련된 내용을 간단히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감염(infection)과 염증(inflamation)의 차이에 대해서는 원장님들 모두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염증은 인체의 조직손상이 생겼을 때 손상의 진행을 막고, 복구하기 위한 생리적인 반응입니다. 하지만 과도한 염증이나 만성적인 염증은 여러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감염은 세균을 비롯한 미생물로 인해 상처부위가 오염되어서 집락을 형성하고 조직손상까지 일으키는 상태로, 상처의 손상 범위가 넓어지거나, 손상정도가 깊어지고 심하면 전신 감염증상으로 패혈증 등의 증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감염과 염증 모두 일반적으로 홍(紅), 종(腫), 열(熱), 통(痛)의 증상을 발생시킵니다. 많은 원장님들께서 치료하시는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대부분이 해당 부위의 염증을 치료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상처치료 과정은 근골격계 질환과 다르게 육안으로 관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근골격계 질환에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감염이 상대적으로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얘기드린대로 감염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어렵지만 임상적으로 감염의 가능성이 높은 경우를 마주하게 됩니다.

위의 왼쪽 사진은 화상을 입고 일주일정도 자가처치를 하다가 내원한 환자였는데, 검은색 가피가 관찰되는 3도 화상으로 추정되는 상태입니다. 3도 화상이어도 치료가 가능하지만 주변의 부종과 발적이 너무 심해서 생리적인 염증반응을 넘어선 감염이 있는 상태라고 판단되어서 전원조치 했습니다.

위의 오른쪽 사진의 경우는 상처가 아니고 심한 통증으로 으로 내원한 환자였습니다. 봉와직염이 생겼다가 가라앉고 있는 형태로 보였지만, 증상이 남아있어서 항생제 치료를 우선 받도록 안내했습니다.

위의 왼쪽 사진의 경우는 봉와직염이 의심되는 상처입니다. 상처 자체가 검은색의 가피가 관찰되는 깊은 상처이기도 하지만, 주변에 심한 발적과 부종이 관찰되고, 환부 주변을 만져보면 열감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되어 바로 감염처치를 받고 다시 내원하도록 안내드렸습니다.

위의 오른쪽 사진은 욕창 환부 상태입니다. 거동이 어려워서 내원하지 못하고 사진과 전화통화로 상담하면서 가정내에서 연고 드레싱으로 치료하던 환자였는데, 며칠 사이에 열이 나면서 잘 자라던 육아조직의 색깔이 변하고, 환부에서 나오던 장액성 삼출물(진물)이 화농성 삼출물(고름)로 변했습니다.

상처치료에서는 진물과 고름을 잘 구분하는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진물은 반투명한 노란색을 띠고, 양도 많지 않습니다. 반면에 감염된 상처에서 나오는 고름은 크림같이 끈적한 질감으로 녹색, 회색을 띠고, 진물이 날때보다 그 양도 늘어나게 됩니다. 또한 심한 악취도 발생합니다. 진물이 고름으로 바뀌고 발적, 통증, 열 등의 증상이 생긴다면 반드시 양방으로 전원하거나 항생제 처방을 의뢰해야 합니다.

위의 상처는 모두 심하지 않은 상처였지만 봉와직염으로 악화된 상처입니다. 양방에서 감염처치를 하고 감염증상은 대부분 호전되었지만, 상처가 낫지 않아서 저희 한의원에 내원한 환자들 입니다. 사진 왼쪽의 족외과 주변부를 살펴보면 피부색이 어두운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측의 경우에도 감염으로 인한 염증으로 부풀었던 부위가 검붉은색을 띠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정도가 되면 감염 증상이 호전되었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감염된 상처를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판단이 쉽지 않습니다. 왼쪽 사진의 경우 메디폼에 고름과 유사한 형태의 진물이 많이 분비된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악취가 없고, 발열, 부종, 통증 등의 다른 감염증상이 없었습니다. 이런 경우는감염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른쪽 사진은 노란색으로 아주 두꺼운 가피가 관찰되는 심재성2도 화상의 환부입니다. 마찬가지로 노란 가피를 감염증상으로 착각하기 쉬우나 기타 다른 감염증상이 없고, 깊긴 하지만 상처의 상태도 양호한 상태입니다.

왼쪽의 경우 3단계 욕창환자의 환부 상태입니다. 환부 가장자리에 노란색으로 가피가 관찰되고 중앙부에는 노란색의 지방이 관찰됩니다. 또한 환부 주변에 부종과 발적도 확인되고 미열도 관찰되었습니다. 하지만 부육조직(괴사된 조직)의 색깔이 양호하고, 악취도 없었습니다. 이런 경우도 정상적인 환부 상태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오른쪽의 경우 3도 화상의 환부 상태입니다. 환부 가운데 보이는 부육조직의 색이 약간 녹색, 회색을 띠지만 기타 다른 감염증상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감염의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환부를 최대한 자주 관찰하면서 감염증상이 더 심해지는지 확인하면서 치료하면 큰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위에서 사진과 함께 설명을 해드렸지만 사진만으로는 생리적인 염증과 병리적인 감염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환부를 최대한 자주 관찰하면서 상처가 나아가는 방향으로 진행중인지, 악화되는 상태인지를 판단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항생제 치료를 받도록 하는데 주저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래서 상처치료를 할때는 어떤 상태가 정상적인 과정이고 어떤 상태가 예외적인 상태인지를 잘 알고, 환부를 최대한 자주 보면서 기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상호 / 자연재생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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