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진용, 이하 한의학연) 한의기술응용센터 고영훈 박사 연구팀이 알츠하이머 치매의 강력한 위험인자인 APOE4 유전형에 의한 성상교세포의 당대사 및 미토콘드리아 기능 변화와 그 원인을 밝혔다고 19일 말했다.
본 연구성과는 DGIST 뇌과학과 서진수 교수팀과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이인규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얻어냈으며, 국제전문학술지 ‘Cell Reports’ (셀 리포트, IF 8.8)에 지난달 29일 온라인 게재됐다.
APOE4 유전형은 치매가 없는 일반인에게는 20% 내외로 발견된다. 하지만,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에게는 50% 이상의 비율로 관찰되면서, 치매 유발의 가장 강력한 유전인자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에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과 관련하여 APOE4 유전형의 역할에 대한 연구가 다방면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현재까지 APOE4 유전형이 노년기에 뇌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공동연구팀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사람으로부터 유래된 만능 줄기세포로 성상교세포를 제작하고 관련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APOE4 성상교세포 내 콜레스테롤 축적이 리소좀에 의한 자가포식 기능을 저하시켜 손상된 미토콘드리아가 적절히 분해되지 않기 때문임을 관찰했고, 당대사 과정 중 해당과정(산소 없이 포도당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얻는 대사 과정)의 비율이 증가하며, 미토콘드리아의 호흡이 감소함을 확인했다.
APOE4 세포 내 콜레스테롤의 비정상적 축적을 완화시킬 때, 자가포식 활성 및 리소좀 기능과 미토콘드리아 분해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했으며, 미토콘드리아 호흡이 회복되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영훈 박사는 “뇌 구조 및 기능 발달 과정이 급격하게 일어나는 초기 및 성인기 뇌의 성상교세포는 상대적으로 에너지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해당과정을 많이 활용하지만, 노년기의 뇌는 이보다 효율적인 미토콘드리아 호흡에 더 의존한다”라며, “APOE4 유전형이 성상교세포의 미토콘드리아 호흡 능력을 떨어뜨리면 성인기보다 노년기의 뇌 기능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 및 진행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제공함으로써, 향후 치료법 및 예방전략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한편, 본 연구는 한국한의학연구원 기본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견연구자사업,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 한국뇌연구원 기본 사업, DGIST 그랜드챌린지 연구혁신프로젝트(P-CoE), 그리고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