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치료 거부 중증 2형당뇨 환자에 한약 혈당 강하효과 증례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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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치료 거부 중증 2형당뇨 환자에 한약 혈당 강하효과 증례 발표
  • 승인 2023.11.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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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숙현 기자

박숙현 기자

sh8789@mjmedi.com


원광대 및 동신한방병원 연구팀, 추적 관찰 포함 결과 SCIE급 Medicina에 논문 게재

 

[민족의학신문=박숙현 기자] 중증 2형 당뇨 환자에게 경구용 혈당 강하제나 인슐린 주사 치료 없이 한약 치료와 식이 제한만으로 식후 혈당을 감소 시키고 한약 치료 종료 이후에도 약 200일간 추적관찰한 증례보고 연구가 SCIE급 국제학술지에 발표됐다.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한의임상중개연구실 임정태 교수 연구팀과 동신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이정민 진료부장 연구팀은 SCIE급 저널 ‘Medicina’에 ‘Hypoglycemic Effect of an Herbal Decoction (Modified Gangsimtang) in a Patient with Severe Type 2 Diabetes Mellitus Refusing Oral Anti-Diabetic Medication: A Case Report (경구 당뇨약물 복용을 거부하는 중증 2형 당뇨 환자에 대한 한약(강심탕 가감)의 혈당강하 효과: 증례보고)’ 논문을 게재했다고 2일 밝혔다.

해당 환자는 당화혈색소(HbA1c) 11.7%, 식후 2시간 혈당 464mg/dL, 고혈당 증상 (입마름 등)이 있어 미국 당뇨병 협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의 임상 진료 지침 상 조기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중증 2형당뇨 환자였다. 하지만 당뇨약을 복용하면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생각에 한방병원 진료진의 거듭된 당뇨 표준 약물 치료 권유에도 표준치료를 거했다. 또한 지난 2018년에도 한약 치료만으로 호전된 경험이 있어 한의치료를 선호하였다.

이에 연구진은 지난해 한방병원에서 30일간의 입원치료 기간동안 한약치료와 식이 제한(하루 1200kcal)을 통해 혈당 강하와 입마름(polydipsia) 등의 고혈당 증상 개선을 이뤄냈다. 퇴원하고 한약 치료를 중단한 후에도 약 200일간 추적관찰을 하였으며, 퇴원 후에는 식이 조절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자가 검사 혈당이 200~250mg/dL 정도를 유지하였다.

이번 연구는 조기 인슐린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중증 2형 당뇨 환자가 표준치료를 완강히 거부하여 양약치료 없이 한약치료와 식이조절을 통해 혈당 강하효과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전에는 천화분, 맥문동, 인삼 등 각 본초 위주로 항당뇨 효과 연구가 이루어졌으나, ‘동의보감’에 기록된 처방인 강심탕에 대한 임상보고 논문은 처음이다.

이번 연구의 1저자인 주성준 한의사(동신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경희대학교 대학원 임상한의학과)는 “해당 환자는 표준치료를 거부하여 고혈당으로 인한 급성 합병증을 확인하기 위해, 매일 4회 이상의 혈당검사와 매주 혈액검사를 시행했기 때문에 안전한 치료가 가능했다. 논문 작성 과정에서도 혈당검사 및 혈액검사 결과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임상과 연구 측면에서 한의의료기관에서도 각종 혈액검사나 연속혈당측정기 (Continuous Glucose Monitor, CGM) 등의 의료기기 사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보완대체의학이나 한의학을 주제로 하는 저널이 아닌, 의학 전반 (General and Internal Medicine)을 주제로 한 저널에 게재되어 보람을 느꼈다. 한약 투약이전에 반드시 표준치료를 시도해야 한다는 내용을 재차 강조해야 한다는 등 새로운 치료법에 조심스러운 리뷰어 코멘트도 있었지만, 리뷰어와 에디터 모두 열린 마음으로 평가해주고 자세히 리뷰해줘서 감사했다”며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 기념사업단의 동의보감 영역본 덕분에 더욱 정확한 논문을 쓸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공동교신저자인 이정민 진료부장(동신한방병원)은 “강심탕 외에도 당뇨에 대한 본초 및 한약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변증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환자가 야뇨와 불면을 호소한 것도 강심탕 선방 이유 중의 하나인데 한약 투약을 통해 야뇨와 불면도 많이 호전되었으며 수면의 호전과 환자의 관점도 논문에 보고했다. 앞으로도 당뇨에 대한 연구 뿐 아니라, 변증 및 그에 따른 처방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동교신저자인 원광대학교 임정태 교수는 “중국에서는 당뇨나 당뇨 합병증에 한약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또한, 내당능장애의 당뇨전환을 예방하는 한약 RCT(무작위 대조군 임상시험) 결과 등도 중국에서는 출판되고 있다. 물론 비용 문제나 순응도 및 급성 합병증 우려 때문에 당뇨환자에게 한약 단독 치료를 권하기에는 여러가지 무리가 따른다”며 “그러나 본 증례처럼 의료진의 충분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표준치료를 거부하거나 표준치료에 반응이 기대보다 낮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 등에는 한약을 병행하여 혈당 관리를 시도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약을 중단하고 퇴원 후 엄격한 식이조절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내원 당시보다 낮은 혈당을 약 200일간 유지된 점도 향후 당뇨의 한의치료 임상과 연구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다”고 본 연구 결과의 의의를 밝혔다.

한편, 해당 논문 전문은 https://doi.org/10.3390/medicina59111919 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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