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난치성 염증 질환 치료하기_이명·난청 난치성 염증 질환 치료에 체질과 유전자의 의미(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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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난치성 염증 질환 치료하기_이명·난청 난치성 염증 질환 치료에 체질과 유전자의 의미(5)
  • 승인 2023.11.10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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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이정훈

mjmedi@mjmedi.com


생기능의학, 한의계는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35)
장내 세균총 치료의 특징
이정훈 한의사

장내 세균총 치료의 특징

장내 세균총에 의한 질환들은 치료기간이 오래걸린다. 세균총이 특정 병리를 발현하는 세균들로 바뀌는 것도 오랜 시간 생활 습관에 의한 것으로 질환이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시간만큼 치료 시간도 다른 질환 치료에 비해 길다. 그리고 환자들은 질환의 치료를 위해 까다로운 생활습관을 지켜야 하는데 의료진의 티칭 몇 마디로 생활 습관을 바꾸긴 어렵다.

미생물에 의헤 나타나는 질환은 크게 피부질환, 소화기질환, 비뇨기질환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비뇨기 질환은 체액의 농도와 염증을 줄여야 하고 약물을 처방하더라도 비뇨기에 작용할 만큼의 효과가 나야 하지만 특정 기관에만 작용하도록 처방을 하는 것은 힘들다.

세균총에 의해 발현되는 질환들은 세균들이 체내에 바이오 필름의 형태를 띄는 경우 만성질환으로 이환 되어 치료가 더욱 어려워진다. 만성질환으로 이환되기 전에 항생제 치료를 반복하게 되면 특정 항생제의 치료가 반복될수록 질환의 치료기간이 오래걸리고 약물의 농도를 높여야 하는 것도 세대 주기가 짧은 세균의 특징으로 설명할 수 있다.

 

바이오필름 질환의 치료 가능성-번식의 한계와 짧은 세대주기

세균이 바이오 필름을 만들었을 때 제거가 어렵지만 바이오 필름의 특성으로 질환의 치료도 가능해진다. 세균은 일정 공간에 무한히 증식하진 않는데 한 공간에 세균들이 군집을 이루어 무한히 증식할 것 같지만 증식은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방광에 염증을 유발하는 세균총은 증식에는 한계가 있고 증식에 고점을 찍으면 더 이상 증식하진 않고 세대 주기만 반복되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만성 방광염의 경우 증상이 고점을 찍으면 염증 자체가 심해지는 것보단 같은 염증에 대해서 회복 속도가 떨어져 증상이 심해진다.

세균들의 특징 중 다른 하나는 세대 주기가 짧아 증상이 발현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진다면 그만큼 세균총의 군집들도 염증을 일으키는 특징이 빠르게 줄어들 수 있어 재발했다 하더라도 이전에 비해 증상이 심하지 않다. 그래서 만성 방광염의 치료는 치료 기간에 증상이 없는 기간이 길도록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무증상 기간이 길수록 재발하더라도 이전에 비해 증상이 심하지 않으며 이후 증상이 발현되는 빈도와 강도는 줄어든다.

이번 환자는 현재 한의원에서 만성 방광염으로 3개월 치료를 받는 환자분이다. 방광염 증상이 심해 몇 차례 입원 치료를 하였으나 증상이 지속되어 내원하였다. 처음 치료할 때 소변검사에는 방광염의 지표들이 보였으나 염증 수치인 CRP는 증가하지 않았다. 급성방광염의 경우는 소변검사가 양성이고 CRP가 증가하는 경우가 많지만 만성 방광염의 경우 소변검사에서는 양성이지만 CRP가 증가하진 않고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이번 환자분도 만성 방광염으로 소변검사에서는 계속 양성이지만 CRP는 증가하지 않았으며 3개월의 한약 치료기간 동안 1주일에 한 번씩 내원하여 증상의 발현을 진단하고 침구치료를 진행하였다.

◇그림1. 만성 방광염으로 부천 한의원, 서울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았으며 본원에서 진료 받은 환자분의 소변검사. 만성 방광염의 경우 급격한 CRP 상승은 보이지 않지만 소변검사에선 양성이다. 환자분은 처음 내원시 배뇨 후의 불편함을 호소하였다. P ATx, 보구 배뇨음 가미방 한의원 원내 처방 복령, 택사, 목통, 저령, 차전자, 지각, 녹용, ETC.

 

3개월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재발은 한 번 있었으나 증상은 이전에 비해 상당히 줄어들었으며 그 이후 재발은 되지 않고 있으며 배뇨시 불쾌감도 전혀 없는 상태이다. 방광염의 치료에 중요한 점은 체액의 농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적절한 이수제와 소염제 그리고 신체의 재생속도를 높이는 약재를 쓰는 것이 효과적이다. 당연히 속옷의 위생 상태도 중요하며 생리 중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특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경구 투여 되는 약물도 바이오 필름을 이룰 경우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만성 방광염 환자분들의 경우 양방에서 유로박솜을 복용하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양방에서는 유로박솜을 만성방광염 백신이라고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유로박솜은 요로감염증, 요로감염을 유발하는 원인균의 90%를 차지하는 대장균(E.coli)의 동결건조균체용해물로 재발성 또는 만성 요로감염에 사용된다. 예방백신 중 죽은 세균을 체내에 삽입해 면역작용을 일으키게 하는 백신과 유사한 방식으로 죽은 대장균을 복용해 요로감염균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는 작용을 한다. 즉 유로박솜 캡슐의 복용을 통해 요로감염에 대한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기전인데 죽은 대장균을 복용해서 그 대장균의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유도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약물의 경구 투여의 경우 위산과 담즙에 소화되어 효과를 담보할 수 없지만 대장균도 바이오 필름의 특성으로 다량으로 오랜 기간 복용할 경우 체내에 일부 남아 있는 경우들이 있다. 그리고 주름과 융모세포가 있는 기관들에서는 약간의 양이 부착되어 Microcolony가 형성되고 multi layer가 될 경우 약물의 효과가 나타나고 유로박솜의 복용에 의미가 있다. 그래서 유로박솜의 경우 3개월 이상 경구 투여 하는 경우가 많으며 유산균의 처방에도 오랜기간 투여 하는 이유는 장기간 투여했을 때 위산과 담즙의 소화작용에도 약간의 잔존물이 체내에 남을 확률이 높고 잔존물이 남아 바이오 필름을 형성하여 군집을 이룬다면 복용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림2. 만성 방광염으로 부천 한의원, 서울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았으며 본원에서 진료 받은 환자분의 CRP검사. 만성 방광염의 경우 급격한 CRP 상승은 보이지 않는다. 환자분은 처음 내원시 배뇨후의 불편함을 호소하였다. P ATx, 보구 배뇨음 가미방 한의원 원내 처방 복령, 택사, 목통, 저령, 차전자, 지각, 녹용, ETC

 

염증 질환의 면역력-유전자와 회복력 지표

염증 질환은 체내 면역력을 확인할 때 유전자의 발현을 확인해야한다. 염증에 관련된 유전자의 발현에선 CRP, IL6R, TNF 3가지를 확인하는데 3가지의 발현이 높다면 염증에 취약하진 않다고 생각해도 된다. 그리고 염증 질환의 회복력은 체성분 검사상의 SMI지수와 위상각 ECW로 판단할 수 있는데 환자분은 SMI지수는 좋았으나 위상각과 ECW는 좋지 않은 수치였는데 이는 내부적인 요인으로 염증이 발생하기 보단 외부의 요인으로 염증이 발생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해 재발을 반복하여 위상각이 떨어지고 ECW가 늘어난 것이다.

 

◇그림3. 만성 방광염으로 부천 한의원, 서울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았으며 본원에서 진료 받은 환자분의 유전자 검사 결과와 체성분 지표 P ATx, 보구 배뇨음 가미방 한의원 원내 처방 복령, 택사, 목통, 저령, 차전자, 지각, 녹용, ETC

 

한의사가 된 후 지금이 의료시장이 가장 급변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의 진료를 찾는 환자들은 갈수록 줄어들고 의대의 증원과 함께 많은 한의사와 협회는 한의대의 정원 감축을 요청하고 있다.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논할 때 일반적인 재화들은 수요법칙이 적용되며, 그 재화들은 수요와 공급에 따른 수요법칙을 따르고 한의 진료는 수요를 줄일 수 없는 필수재가 아니라 대체재로 인식되어 시장경제가 위축되면 그 비율이 더욱 줄어들고 있다.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양방의 상황을 볼 때 한의계가 태생적으로 필수재가 아니라 대채제이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을 맞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양방에 비해 실손보험등의 제도적인 소외와 현대 진단기기를 사용하지 못하여 진단 부분에서 의료체계에 편입하지 못하는 문제가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고 한의계가 호황기였던 시절 지금의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던 근시안적인 태도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생기능의학회를 만들고 칼럼을 쓰면서 양방의 기능 의학의 흐름도 보는데 이 분야에 있어선 한의진료가 양의에 비해 비교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제도적인 보완과 필수재로 만들 수 있는 한의 의료진의 노고가 언젠가는 후학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번 칼럼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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