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낯설고도 신기한 현실 속 공포
상태바
[영화읽기] 낯설고도 신기한 현실 속 공포
  • 승인 2023.11.17 05:3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뉴 노멀
감독 : 정범식출연 : 최지우, 이문식, 표지훈, 최민호, 정동원, 하다인, 이유미
감독 : 정범식
출연 : 최지우, 이문식, 표지훈, 최민호, 정동원, 하다인, 이유미

요즘 뉴스를 보다보면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노래 제목이 떠오른다. 연일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기에 솔직히 영화 보는 재미가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반감한 것이 사실이다. 그로인해 인터넷 댓글에는 막장드라마 작가들에게 심기일전하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지금 현재 우리는 점차 흉악해지고, 누구든 믿을 수 없는 진짜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요지경 같은 세상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정(최지우)의 집에 가스경보기 점검을 위해 정훈(이문식)이 들어온다. 정훈은 현정이 혼자 산다는 것을 알아채고 이상한 눈빛으로 계속 쳐다보며 말을 건다. 승진(정동원)은 휠체어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할머니를 도와주고, 너무 고마워서 강아지를 주겠다는 할머니의 말을 믿고 따라간다. 현수(이유미)는 데이팅앱을 통해 남자를 만나기로 했는데 주변에서 자신과 똑같은 색의 가방을 맨 여성의 살해 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훈(최민호)은 운명적인 사랑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는 친구의 말을 믿지 않지만 우연히 자판기에서 이상한 편지를 하나 발견하게 되고 거기에 적힌 대로 따라하게 된다. 기진(표지훈)은 옆집에 사는 여성을 흠모한 나머지 몰래 도둑촬영을 하기도 하고, 그녀의 집에 무단침입까지 하게 된다. 연진(하다인)은 뮤지션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편의점 알바를 하지만 온갖 진상 손님 덕에 매일 분노가 쌓인다.

사회나 경제 등의 큰 위기 후에 생긴 새로운 표준이라는 의미인 ‘뉴 노멀’은 코로나 이후의 시대인 바로 지금 우리 일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실 코로나라는 전 세계적인 감염병으로 인해 비대면 문화나 마스크를 쓰는 일상 등 우리 사회 전반에 큰 변화가 있었고, 이제는 낯설지 않은 우리 삶의 일부분이 되어버렸다. 이와 같은 제목으로 만들어진 영화 <뉴 노멀>은 <기담>, <곤지암> 등 한국형 공포영화를 연출한 정범식 감독의 작품으로 공포영화라는 외형을 갖고 있지만 기존의 영화들과는 다른 전개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영화는 6부로 구성된 옴니버스이지만 영화 속 주인공과 공간이 서로 연관되어 있어 각 에피소드가 등장할 때마다 나오는 첫째 날과 같은 자막을 통해 나타나는 시간을 퍼즐 맞추듯 보면 더욱 더 흥미롭게 다가갈 수 있고, 각 챕터의 부제로 유명한 영화제목을 적절하게 사용한 점도 눈에 띈다. 그리고 피오(표지훈), 민호(최민호), 정동원 등 가수들이 많이 출연하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연기에 대한 약간의 우려가 있을 수도 있지만 각 배우들이 매우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 있으며,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한 최지우의 새로운 면모도 지켜볼 수 있다. 하지만 <뉴 노멀>은 제목답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 공포를 영화에 담으며 전형적인 공포영화의 틀을 벗어나고 있어 감독의 전작과 같은 극단의 공포를 원했던 관객에게는 강한 호불호가 생갈 수도 있다.

이는 그동안 우리 사회에 뿌리 박혀 있던 것들이 한순간에 쉽게 바뀌지는 않기에 사회 전반에 뉴 노멀이 자리 잡기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영화계 역시 기존의 공식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뉴스만 틀면 나오는 현실 속 공포를 다룬 영화 <뉴 노멀>의 시도는 매우 바람직하지만 아직은 낯설게 다가오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계도 이제는 뉴 노멀 시대를 직감하고 새로운 세대의 관객들을 위해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여야 더 많은 발전을 할 수 있을 거라 본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공포영화가 아이러니하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오싹한 느낌을 주는 매우 현실적인 내용의 공포영화를 원한다면 한 번 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효숙사랑 2023-11-17 09:38:47
정동원 뉴노멀 대박나기를 바라면서 사랑하고 늘 응원합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