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기 M&L 심리치료 프로스킬 트레이닝 어드밴스드 코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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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기 M&L 심리치료 프로스킬 트레이닝 어드밴스드 코스 후기
  • 승인 2023.11.24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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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욱

신재욱

mjmedi@mjmedi.com


신재욱
평택 도솔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전공의

한국M&L심리치료연구원(www.mnlkorea.org)은 2013년부터 10년째 유수양 Master Trainer(후쿠오카 유멘탈클리닉 원장, 일본 정신과전문의)와 강형원 Trainer(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한방신경정신과 교수)의 지도로 한의사 및 심리치료 전문가를 대상으로 “M&L심리치료 프로스킬 트레이닝 코스”를 개설하여, M&L심리치료가 임상에 적용되도록 돕고 있다. 코로나시기를 거치며 교육의 형태에도 변화가 초래될 수 밖에 없었고, 올해는 한의학 교육 플랫폼인 하베스트를 통해 베이직 코스와 어드밴스드 코스의 이론 강의를 오픈하였고, 각 코스마다 이틀에 걸친 실습을 진행함으로써, 기존의 방식을 성공적으로 대체해냈다. 올해 8기 코스에서는 24명이 성실히 이론 강의와, 줌 미팅, 오프라인 실습을 마치고 수료해서 현재까지 ‘M&L 심리치료 프르스킬 트레이닝 코스’ 수료자는 총 226명이 되었다. 9기 코스는 내년 봄 하베스트를 통해 열릴 예정이다. 이에 8기 코스를 마친 평택 도솔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전공의인 신재욱 선생님의 소감을 들어보려 한다.

 

2023년 제8기 M&L심리치료 프로스킬 트레이닝 어드밴스드 코스가 끝났다. 이로서 베이직 코스를 포함하여 몇 개월간의 프로그램이 끝나고 수료증을 받게 되었다.

사실 본과 3학년이었던 2017년부터 카운슬링을 받아오고 있었다. 처음 카운슬링을 받게 된 이유는 평소 스마트폰 사용이 과다하여 이것을 상담을 통해 고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렇게 시작된 카운슬링은 점점 깊게 들어가게 되었고 생각보다 과거의 사건들, 깊은 내면의 상처들이 스스로를 많이 좌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소에 심리학에 가졌던 관심사, 또한 그동안 받아왔던 상담이 영향을 미쳤는지 인턴을 수련하면서 점점 한방신경정신과를 전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인턴 생활이 너무 힘들었고, 나이도 있었기에 레지던트 수련을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레지던트를 지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카운슬링을 계속 진행하고 있었고 진로에 대한 내면의 탐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이고 내가 가야할 길은 무엇인가….”

어느 날 난데없이 꿈을 꾸게 되었다. 그 꿈을 통해 확신하게 되었다. 한방신경정신과를 전공해야겠다고 말이다. 그 길을 좇다가 일이 잘 풀리지 않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정도의 강렬한 감정을 꿈을 통해 겪게 되었다.

뒤늦게 부랴부랴 전국에서 지원할 수 있는 한방신경정신과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많은 병원에서 이미 지원 희망자가 있었다. 경합을 원치 않았기에 계속 알아보던 중 모 대학 병원의 레지던트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어떤 사병원에서 한방신경정신과 TO가 났으니 지원해보지 않겠냐는 권유였다. 고민이 많이 됐다. 과연 여기서 내가 원하는 만큼 신경정신과 교육을 받고 환자를 볼 수 있을 것인가. 그런데 그 때 레지던트 선생님께서 알려주셨다. “심리치료 같은 것은 어차피 추나처럼 따로 외부 수료가 필요합니다.” 그러면서 소개해주신 것이 본인이 배우고 있던 M&L 심리치료학회였다. 그때 처음으로 M&L에 대해 알게 되었다.

결국 그 사병원에서 면접을 보고 한방신경정신과 수련을 받게 되었다. 수련 1년차는 너무 바빠서 도저히 외부 학회 강의를 들어야겠다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2023년에 2년차가 되자, 비로소 M&L 심리치료 코스를 수강하게 되었다. M&L이 무엇인가. Mindfulness와 Loving beingness이다. 기본적으로 이 두 가지 골조를 가지고 환자를 대하겠다는 것이 M&L의 핵심이다.

이것은 꽤나 익숙한 개념이었다. 왜냐하면 2011년도부터 초기 불교에 대해 알음알음 공부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Mindfulness는 한국에서 알아차림으로 번역되는데, 초기불교의 Sati(알아차림, 마음챙김 등으로 번역됨)에 대응하는 말이었다. 이것은 쉽게 얘기하면 몸과 마음 등에 대하여 알아차리는 행위 또는 작업이다. Loving beingness는 존재 자체에 사랑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따뜻하게 보는 것이었는데 초기 불교의 Metta(자애로 번역됨. 영어로는 Loving-kindness)와 유사했다.

점점 강의를 듣다보니 이외에 생소한 개념들이나 심리 치료 테크닉에 대하여 알게 되었다. 안전의 장 확립하기. 마음의 방 그리기, 다중미주신경이론 등등…. 강의를 듣는 동안에 스스로의 변화도 관찰할 수 있었다. 환자들에게 얘기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기 시작한 것이었다. 나는 2020년을 인턴으로 지내면서 코로나로 인해 환자를 통제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통제되지 않는 환자에 대해 강압적으로 얘기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 습관이 레지던트가 되서도 이어지고 있었다. M&L을 듣다보니 이 부분이 많이 의식되었고 부드럽게 얘기하는 것을 ‘선택’했다. 이것은 나에게도 좋은 방향성이었다. 왜냐면 강압적으로 말하는 것은 말하는 본인에게도 긴장과 흥분을 주기 때문이다.

베이직 실습기간이 되었고 무난하게 실습을 마쳤다고 생각한다. 몇 몇 수강생들은 실습 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나는 실습 중에 깊은 내면의 상처들을 수면 위로 꺼내지 않았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어드밴스드 코스가 시작되었다. 강의 내용 중 인상 깊었던 내용들은 자아경계선 구축하기와 내면 아이 작업이었다. 경계선 작업은 타인이 나의 영역을 넘어올 때 또는 내가 타인의 영역을 넘어오는 과정에서 경계선을 인지하는 것이 포인트였다. 너무 과도하게 넘어온다면 ‘노’라고 의사 표현할 수 있었다. 결국 나의 경계선과 타인의 경계선을 존중하는 것이다.

내면 아이 작업에 대한 강의를 들을 때쯤, 우연히 내가 받고 있던 카운슬링에서도 내면 아이를 다루는 작업을 하였다. 내면 아이 작업은 상당히 강하게 작용했고 그에 대한 소감을 M&L 줌 수업 시간에 공유하기도 했다. 내면 아이의 상처는 쉽게 치유되기 어려웠다. 스스로를 생각하면 장장 몇 년에 걸쳐서 행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런 경험을 가지고 어드밴스드 실습에 임하게 되었다.

실습 첫 날은 평탄하게 흘러갔다. 그리고 둘째 날이 되었다. 그 날 유수양 박사님과 같은 조에 속하여 어린 시절의 생존 전략에 대해 진행하게 되었다. 나는 내면에 있던 깊은 상처의 경험에 대해 나누었다. 이전에도 그 주제에 대해 카운슬링에서 많이 다루었기 때문에 감정이 심하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몇 단어를 내뱉자마자 감정이 동요되고 눈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울면서 위로(Loving beingness)를 받았다. 약간 개운해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Mindfulness를 해보니 가슴 속에 딱딱하게 있던 뭔가가 약간 부드러워진 느낌이었다.

그리하여 무사히 어드밴스드 실습까지 마치고 수료를 하게 되었다. 이것을 임상에서 제대로 적용하려면 더 많은 연습과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은 나 스스로의 치유가 많이 필요할 것이다. 아마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다. 그 과정에서 M&L이 안전하고 따뜻한 길을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내면 아이의 목소리를 듣고 말을 건네려한다.

「괜찮아, 다 괜찮아…. 너에게 사랑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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