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노량에서의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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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노량에서의 마지막
  • 승인 2024.01.05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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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노량 : 죽음의 바다
감독 : 김한민출연 : 김윤석,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감독 : 김한민
출연 : 김윤석, 백윤식, 정재영, 허준호

다사다난했던 2023년이 지나고 2024년의 해가 밝았다. 가족들과 덕담을 나누고, 새해를 맞이하여 달력을 교체하면서 올해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 기원하며, 개인적인 소망도 꿈꿔 본다. 물론 작심삼일이 될 것이 뻔하지만 아무 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일단 도전~! 해보기로 했다. 이처럼 새해를 맞이하며 한국영화계도 긴 부진의 늪에서 서서히 벗어나며 <서울의 봄>이 1,2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오늘 소개할 <노량 : 죽음의 바다>도 약 35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고 있기에 2024년에는 한국영화가 승승장구하길 기원해 본다.

임진왜란 발발로부터 7년이 지난 1598년 12월, 이순신(김윤석)은 왜군의 수장이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뒤 왜군들이 조선에서 황급히 퇴각하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에 이순신은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는 것이 이 전쟁을 올바르게 끝나는 것이라 생각하고 명나라와 조명연합함대를 꾸려 왜군의 퇴각로를 막고 적들을 섬멸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왜군의 뇌물 공세에 넘어간 명나라 도독 진린(정재영)은 왜군에게 퇴로를 열어주려 하고, 설상가상으로 왜군 수장인 시마즈(백윤식)의 살마군까지 왜군의 퇴각을 돕기 위해 노량으로 향하게 된다.

<명량>과 <한산>의 뒤를 잇는 이순신 장군 3부작의 마지막인 <노량 : 죽음의 바다>는 이미 역사가 스포이기 때문에 결말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단지 그 당시의 상황을 영화적으로 어떻게 표현했느냐가 영화의 성패를 가를 수 있는데 이번 작품의 경우 이순신 장군의 최후를 그리다보니 많은 이야기보다는 총 153분의 상영시간 중 약 100여분을 할애할 정도로 칠흑 같은 밤 노량에서 이루어진 해전을 중점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는 각종 특수효과의 집합체이자 진일보 된 우리나라 CG 기술을 한 눈에 볼 수 있을 정도로 물 한 방울 없이 해전 장면을 만들어 내는 등 300억 원의 제작비만큼 풍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중견 배우들의 묵직한 연기가 함께 어우러지며 역사적인 의미와 영화적 재미까지 느끼며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긴 해전 장면은 관객들의 취향에 따라 극단적으로 호불호가 나뉠 수도 있다. 그로인해 어느 순간 왜 이순신 장군은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퇴각이 결정 된 왜군들과 무수한 인명의 피해를 보면서까지 전투를 벌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이 들 정도로 주제의식에 대한 내용적인 면에서 설득력을 잃고 있으며 결국 특별히 하는 것이 없어 보이는 이순신 장군보다 왜군 수장 시마즈의 캐릭터가 더 부각되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을 치며 군사들을 독려하는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모습은 자칫 신파가 될 수도 있었던 장면을 꽤나 담담하게 표현하며 영화의 백미로서 강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또한 엔딩 크레딧이 다 끝난 후에 쿠키영상이 있으니 놓치지 않길 바라며 가능하다면 4DX로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해상 전투 장면이 많다보니 좀 더 실감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24년에도 한국영화를 비롯한 영화를 많이 봐주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한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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