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이현효의 도서비평] 가치투자 이젠 만화로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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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이현효의 도서비평] 가치투자 이젠 만화로 배우자
  • 승인 2024.04.19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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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효

이현효

mjmedi@mjmedi.com


도서비평┃만화로 보는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

주식투자에 입문한지도 벌써 1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2008년은 미국발 금융위기의 파도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여서, 공보의들끼리 모이면 주가이야기로 꽃을 피우곤 했다. 그때는 주식이 먼지도 몰랐고, 막연하게 주식투자를 공부해두면 인생살이에 보탬이 될 것도 같아서 공보의 월급만 받으면 주식책을 사서 열심히 읽었다. 한의대에 들어와 한의대생, 공보의, 수련의, 개업의의 삶을 모두 살아보니, 한의학이라는 주전공 이외에 타 전공을 공부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공보의때인 것 같다. 젊고 시간은 넘친다. 아직 기억력도 싱싱할 때여서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해보기 좋은 시기였다. 개업의가 되면 독서할수 있는 시간은 급속히 줄어든다. 석달에 한권을 읽어내기도 쉽지가 않다.

최준철‧김민국 지음, 윤상석 구성, 페이퍼로드 펴냄
최준철‧김민국 지음,
윤상석 구성, 페이퍼로드 펴냄

지나보면 지난 10년의 세월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공보의 말년차이던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이 도입되었는데, 자본시장통합법이 도입되기 이전, 선거사(선물거래상담사), 증투사(증권투자상담사), 은행FP라는 자격증을 땄다. 금융자격증들은 주식시장을 이해하고 바라보는데 별 도움은 되지 않았다. 그저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TV에 나와 이야기를 하면, 그들의 언어를 이해할수 있는 독해력이 생긴다는 정도의 도움은 되었다.

5년정도는 나름 가치평가를 하여 싸다는 회사를 고르고, 매집을 한다고 착각을 하면서 끊임없이 물타기를 하다 본전이 오면 팔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달러자산의 매력을 이해하게 되면서 한국 주식시장을 완전히 떠났다. 달러자산을 보유하면서 연준의 존재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지대한지를 조금씩 눈을 뜨게 되었고, 미국의 돈들이 풀리면서 전세계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을 들어올리고, 돈이 빠지면서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도 내리게 됨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한 3년은 연준을 이해하려 애썼다. 바텀업보다 매크로, 톱다운으로 연준을 이해하고 인덱스만 잘 사고 팔아도 수익을 낼 수 있을꺼라 생각했다. 해보니 절반은 성공했고, 절반은 처절히 실패했다. 나스닥이 최근 고점을 연일 경신하면서, 나는 달러자산의 상당부분을 정리하고 다시 한국시장으로 돌아왔다. 앞으로 AI붐으로 더 오를 수 있겠지만 인덱스로 더는 수익을 내기 어렵고, 저평가된 미국주식을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자본시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기준과 원칙을 세우는 일이다. 만화로 보는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은 4억으로 500억을 만든 김봉수 카이스트 교수가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하게 된 책이다. 만화로 되어 술술 잘 읽힌다. 하지만 책 곳곳에는 십여년을 무수히 실패하면서 경험으로 배워야 했던 것들이 보석처럼 숨겨져 있었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 모델(BM)이 우수한 기업은 핵심역량만 보유하고 고비용 저효율은 아웃소싱하고, 반복구매를 유도하는 제품을 다루며 부가가치가 높아 ROE가 높다라던지, 기업도 결국 사람이라, 뛰어난 CEO가 있고 없고가 얼마나 중요한지, 마음에 드는 기업을 골라서 계속 지켜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등이다. 분할매수와 분할매도 역시 매우 중요한 원칙이 아닐수 없다.

요즘의 시대는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지만,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의 시대가 된듯하다. 그리고 투자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고,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한듯하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우고 자신만의 원칙과 기준안에서 움직여 나갈 때, 경제적 자유의 획득도 가까워지지 않을까.

 

이현효 / 활천 경희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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