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의 다양성, 엑스제의 활용(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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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의 다양성, 엑스제의 활용(3)
  • 승인 2006.12.15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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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엑스제로 감기치료하기 □

종래의 한약은 대부분 탕제로만 사용되어 왔으나 오늘날에는 일반엑스제가 있어서 그 나름대로의 훌륭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일반엑스제는 그 제법이나 사용법에서 인스턴트커피와 비슷하다. 인스턴트커피와 원두커피에서 어느 쪽이 더 맛있느냐 하는 문제를 생각해 보면서 일반엑스제와 탕제와의 관계를 따져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제대로 달인 탕제는 동일한 내용의 엑기스제보다 효과가 좋다. 즉 진단이 올바르게 되어 증이 바르게 파악된 경우라면 탕제가 일반엑스제보다 효과가 좋으므로 탕제를 처방하면 된다.
그러나 재료가 조악하고 끓이는 방법마저 서툰 원두커피라면 인스턴트커피보다도 맛이 떨어지는 것이 당연하듯이 단순히 탕제가 일반엑스제보다도 무조건 좋다고만 생각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 원두커피냐 인스턴트커피냐

한편으로는 진단상 잡병증이 심할 때는 일반엑스제를 1개월 단위로 처방하면 탕제 못지않게 한의사의 품위유지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치료율을 높일 수도 있다.
증이 제대로 파악되고 진단이 정확하다면 일반엑스제로도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는데 불과 20년 전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탕전식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또 한약의 전문가인 한의사는 탕제를 사용할 때 증상에 따라 처방의 약재구성과 분량을 가감하는데, 이미 만들어져 나온 일반엑스제인 경우에는 이 가감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탕제에 익숙한 한의사에게 활용이 불편하게 인식된다.

하지만 일반엑스제를 겸복(例 : 가미소요산을 복용하면서 엑스제인 계지복령환을 복용 하는 것)해 처방할 수 있는 방법도 있어서 일반엑스제에 있어서 처방내용을 가감할 수 없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저렴하고 편리한 일반엑스제를 활용하지 않고 비싼 탕제만을 환자에게 권하게 되면 한의원 문턱은 높아져 갈 수 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일반엑스제를 병용해서 활용하는 것은 임상능력을 더욱 쉽게 활용할 수 있고 다양한 환자를 접할 수 있으면서 보다 안전하고 저렴하며 대중적인 한방진료를 구사할 수 있는 것이며 한약이 환자에게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하는 길인 것이다.

사실 기성의 일반엑스제를 합방하여 활용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처음에는 일정 수의 일반엑스제를 구사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익숙해진 다음 단계에는 한 가지 처방만으로 효과가 불충분한 경우 증상에 따라 일반엑스제를 2~3종류 병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천식의 치료에 반하후박탕(또는 소청룡탕)과 소시호탕(또는 대시호탕 기타의 시호제)을 처음부터 병용하는 케이스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도 엑스제의 병용으로 충분한 효과와 시장성이 있다.

일반엑스제의 활용이 매우 유효하다고 생각 되는 질환으로 예를 들면, 변비에 있어서 하제를 병용하고자 할 때, 탕제라면 대황을 가하는 방법을 취할 것이다. 일반엑스제인 경우에는 배변을 촉진하는 다른 일반엑스제인 소승기탕을 병용한다든지, 그 일반엑스제에 계지가작약탕을 가해서 복용시키는 등의 방법이 있다. 신경통이나 류마티스 관절염 등에서 진통효과가 있는 부자가 필요할 때에는 가공 부자말이나 가공 부자정을 필요량 병용하면 된다.
여기에서는 일반엑스제를 겸복하는 형식으로 합방하여 감기에 적용할 수 있는 활용례를 소개한다.

■ 소청룡탕 9g + 삼소음 9g

초기감기 증상으로 발열과 오풍, 현훈, 두통, 콧물이 있고 식욕이 감소한 환자에게 처방하는 기본 감기처방이다.
소청룡탕은 심하와 흉중에 수독과 한이 있고, 표사가 해소되지 않으며 수독이 동요함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제 증후를 목표로 한다. 즉 위내정수 등의 수독이 있고 외사를 받아서 발열하고 천해, 상충, 두통, 오한, 건구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그 밖에 소변량 감소, 소복만, 호흡곤란, 하리, 현훈 등을 나타내고, 맥은 대개 세삭하다. 수음으로 인하여 부종과 담이 있게 된다.

기관지천식에서도 발작시 뿐만 아니라 발작이 없을 때에도 투여하면 발작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이때 일반엑스제 소청룡탕 9g을 사용하는 것보다 복부가 연약하고 식욕이 없으며 수족이 냉한 사람에게 소청룡탕+삼소음 9g을 초기 감기 시에 투여하면 갈근탕증의 의미도 살아나 감기와 기관지염에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마행감석탕 9g + 맥문동 9g, 마행감석탕 9g + 이진탕 9g

마행감석탕은 발한에 의해 표증은 해소됐으나 내부의 수독이 내열과 함께 흉중에 머물러서 호흡곤란, 해수, 구갈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에게 적용된다. 대열은 없으며 소변량이 적고 얼굴에 부종이 나타나며 상역, 번민 등의 증상을 목표로 한다. 맥은 대개 부삭하다. 일반적으로 오한을 수반하지 않고 격심한 고열을 나타내는 환자에게 사용하다. 이때 초기 감기로 기관지염의 상태가 심할 때는 이진탕을, 대역상기의 증상이 심할 때에는 맥문동탕을 겸복하는 의미에서 맥문동탕 9g을 처방한다.

■ 소시호탕 9g(은교산) + 소청룡탕 9g

소시호탕은 소양병에 효과적인 처방으로서 소양병은 체격이 대체로 마른 형으로 근육질이며 상복부 흉각이 좁고 결핵에 걸리기 쉬운 경향이 있다. 오한과 발열이 왕래하고 복증은 흉협고만·심하비경이 있고, 맥은 현삭한 것이 보통이다. 그 밖에 식욕부진, 설백태, 구고, 인건, 심하계, 소변불리, 변비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처방이며 염증이 있는 증상에 겸복으로 사용할 수 있기에 목감기가 심하면서 소시호탕증이 있을 때 겸복시킬 수 있다.

■ 갈근탕 9g + 소시호탕 9g + 백호가인삼탕 9g

계지탕과 마황탕으로써 발표하여도 쾌유치 않고 땀이 나지 않으면서 도리어 열증세가 심해지고 시호증도 나타나며 표증이 제거되지 않고 구갈도 있다. 양명의 증상도 보일 때가 있다. 다만 열이 성하고 두통, 신체동통, 비출혈 등이 있으며 상부의 열이 심할 때는 헛소리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두통, 구갈, 불면, 비건 또는 비출혈, 오한하며 땀이 없고 사지동통하면서 맥이 홍삭한 자에게 시갈해기탕을 처방하듯이 일반엑스제를 활용해 갈근탕 9g + 소시호탕 9g + 백호가인삼탕 9g을 독한 감기증상에 처방할 수 있다. <계속>

문대원
한방제형연구회장(www.jehyung.com)
전북 전주시 남경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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