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생애설계와 자산운용(5) - 저축에서 투자의 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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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생애설계와 자산운용(5) - 저축에서 투자의 시대로
  • 승인 2007.01.1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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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시대 자산운용, 저축에서 투자로 이행

부동산에 편중되어 있는 자산구조를 시정하기 위해 금융자산의 비중을 높혀가야 되겠다고 결심한 투자자가 있다면, 이 투자자는 어떤 방식으로 금융자산을 늘려가는 게 좋을 것인가?
금융자산을 늘리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저축한다’는 말과 ‘투자한다’는 말의 차이를 확실하게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학교 교육에서 이런 내용을 가르쳐주지 않기때문에 대학을 졸업했는데도 ‘저축해서 돈을 모으자’, ‘투자해서 돈을 모으자’ 라는 식으로 저축과 투자를 비슷한 뜻으로 쓰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저축과 투자는 상반된 개념을 갖고 있다.
‘저축’은 사전을 찾아보면 ‘아껴서 모으다’라는 뜻으로 되어있다. 은행예금, 지급액이 확정된 보험, 지급액이 확정된 연금이 대표적인 저축상품에 속한다. 저축상품에 가입을 하면 자산이 불어나는 속도는 느리지만 원금손실을 볼 염려는 없다. 다시 말하면 저축상품은 금융기관이 운용의 결과를 책임져 주는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투자’는 ‘가능성을 믿고 자금을 투하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믿었던 대로 되면 크게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믿었던 대로 되지 않으면 원금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 손실을 보았더라도 투자를 중개해 준 금융기관에서는 책임을 져주지 않는다. 투자의 결과가 잘되든, 잘못되든 모두 투자자 자신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투자상품으로는 주식, 주식형펀드, 채권, 채권형펀드, 변액보험, 변액연금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최근 2~3년 전부터 ‘저축의 시대에서 투자의 시대로’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저축보다는 투자를 하지 않으면 자산을 불려가기가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는 것 같다.
투자의 세계에서 10년을 계속하여 13~ 15%대의 수익률을 꾸준히 내는 펀드매니저가 있다면 이런 펀드매니저는 최우수 매니저급에 속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수년 전 까지만 해도, 은행이 원리금을 보장해주는 정기예금의 금리가 이 보다 높았다.

그런데 왜 지금은 투자의 시대로 바뀌었다는 것인가? 왜 굳이 위험이 따르는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인가?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로는 저금리 시대가 정착되어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1년 만기 정기예금금리는 4%대에 있다. 이 금리도 선진국 수준과 비교해보면 그렇게 낮은 금리라고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현재 일본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0.1%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볼 때, 경기가 회복이 되고 설비투자가 늘어나면, 우리나라의 예금금리가 1~2%, 2~3% 정도 오르는 일은 있을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에 혼란이 오지 않는 한, 10%대의 예금금리 시대는 다시 오기 어렵다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이제는 투자상품에 자산운용을 하지 않고서는 자산을 불려가기가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저축의 시대는 가고 투자의 시대가 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저금리 시대의 정착과 함께 저축의 시대에서 투자의 시대로 이행한 사례는 미국의 경험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현재 미국의 가계금융자산 중에서 차지하는 예금의 비중은 13%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예금비중이, 최근 2~3년 사이에 크게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46%나 되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이 비중이 얼마나 낮은가를 알 수 있다.
미국 가정의 예금비중은 왜 이렇게 낮은가? 미국인들은 어떤 돈을 예금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처럼 결혼자금이나 노후대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예금을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생활비와 같이 한 두 달 내에 써야 할 돈만을 은행예금에 넣어두고 있는 것이다. 예금은 일시적으로 자금을 넣어두는 수단일 뿐 자산을 불리는 수단으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 자산을 불려 가는 데는 위험을 감수하고 라도 투자상품에 운용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주식, 채권, 펀드, 변액보험, 변액연금과 같은 투자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70~80%이르고 있다. <표 참조>

그런 미국에서도 1970년대까지는 가계금융자산을, 현재의 우리나라에 못지않게, 저축상품중심으로 운용해 왔었다.
예를 들어 1975년의 미국 가계금융자산 중에서 차지하는 예금의 비중은 55% 정도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예금 비중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었던 것이다. 그러던 것이 30년이 지난 지금은 그 비중이 13% 정도로 낮아지고 그만큼 투자상품의 비중이 늘어난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이 최근 2~3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저금리가 정착되어감에 따라 저축상품은 급속하게 투자상품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계속>

강창희(미래에셋 투자교육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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