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328] 老人攝養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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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328] 老人攝養方
  • 승인 2007.03.1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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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 奉養하는 도리, 약과 음식

익숙한 이름인 듯해도 기실 처음 거명되는 서명이다. 이 책은 별도의 서책으로 남아 있지 않고 필사본 『치종방』의 내용 가운데 한 편으로 인용되어 있다.
따라서 얼마 되지 않은 분량이지만 남아 있는 내용은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노인보양에 관한 전문적인 기술을 담고 있어 자못 흥미롭다. 序跋도 붙어 있지 않은 소책자에 불과하지만 제목 아래 ‘南原 任應浩所論’이라고 창안자의 이름이 밝혀져 있다.
내용 중엔 책을 쓴 연유를 알 수 있을 만한 아무런 언급이 없으니 원작자에 관해 더 이상 얘기하기 어렵지만 아마도 지방에서 활약한 의원이 아니었을까 짐작할 뿐이다.

별도의 형식을 논하기 어려우나 경험의안을 적은 병록처럼 병증과 치방을 중심으로 간단하게 요약되어 있으며, 각 항목은 일반적으로 노인의 증상과 병리를 소개하고 이에 따른 치법과 치방을 수록하는 방식으로 기술해 놓았다.
이 같은 방식으로 소개된 처방증상은 益氣湯, 凝神散, 助元散 등이며 조원산에는 魚肉滯, 穀食滯, 菜果滯, 水滯, 酒滯, 感冒頭痛, 觸寒感冒, 暑傷, 濕傷, 咳嗽喘急 등의 증상에 대한 隨症加減法이 수록되어 있어 통용방으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 노인에게 좋은 솔차[松茶]가 기록되어 있는데, 노인의 풍열을 다스리고 消積, 降氣, 化痰, 渗濕, 開胃, 下食, 行氣, 降火하며 기운의 승강을 조절하는데 쓴다고 하였다, 오늘날에도 훌륭히 써볼만 한 것 같아 여기에 소개하기로 한다.
먼저 생강 1냥에 물 2되를 부어 끓여 놓고서, 어린 솔잎 한 웅큼을 곱게 짖찧어 한데 섞어 베로 걸러 즙을 짠 다음, 백소주[白燒酒] 5홉과 꿀[淸蜜] 3홉을 섞어 두고서 때때로 반잔씩 마신다고 하였다.
이외에도 각종 차와 건강음료가 수재되어 있는데, 예컨대 桂椒茶, 薑橘茶, 靑皮茶, 梨菁飮, 黃卷飮, 桂粟飮, 桂漿, 忍冬茶 등이다. 요즘 입맛에 맞게 적절히 조절하면 현대인의 기호에도 잘 어울릴 법하다.

아울러 전통적인 제형인 탕제로는 蔘령湯, 白朮湯, 茯神湯 등이 있고 환산제로는 五精丸, 七仙丹, 留春丹, 養元丸이 있다. 노인보양식이라 할 수 있는 죽 종류로는 蔘령粥, 蘇子粥, 三仙粥, 蓮子粥, 杏仁粥, 榛子粥, 笑蔘粥, 勝蔘粥, 검仁粥, 黃豆粥, 그리고 海松子粥이 올라 있다.
더욱 재미난 것은 군것질 삼아 간식처럼 먹기 좋은 형태도 있는데, 엿이나 조청, 사탕처럼 만들어 먹는 방식으로 桂薑糖, 桂椒錠, 雪梨膏, 梨硼膏 등이 소개되어 있다. 이붕고나 설리고 등은 이미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두루 애용되는 식치법일 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도 목캔디나 허브사탕보다는 입맛도 돋우고 소화기능도 보조하며 노인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전통건강식이방으로 개발해 봄직하다.

별도로 장을 설정하진 않았지만 식이치법에 관한 의론도 피력되어 있다. 저자는 몸을 돌보는 두 가지 요소로 약과 음식을 들고 “몸에 맞는 음식을 알지 못 하면 생명을 보전할 수 없고 약성을 잘 모르면 병을 고치기 어렵다”고 전제하였다.
또한 五穀이란 사람의 생명을 기르는 것으로 中和한 기운을 받아 맛이 담백하고 달며 그 성질이 화평하여 기력을 보하고 대사가 잘 되므로 오래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와 반대로 약은 비록 인삼과 황기라 할지라도 역시 偏性이 있는 것이니 병을 치료하는 약재는 더 말할 것이 없다고 하였다. 식치에 관한 중요한 명제가 아닐 수 없다.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육 고기에 대한 약성론적 견해이다. 세속에서 고기가 보하는 음식이라고 하는데 사실 육물은 보하는 성능은 없고 단지 補陽할 뿐인데, 노인들이 虛損한 이유는 陽虛에 있지 않고 陰虛인 까닭에 고기로 보음하려는 것은 마치 緣木求魚와 마찬가지로 부질없는 짓이라고 천명하였다.
또한 속담에 사람에게는 뿌리가 없어 밥 먹고 물 마시는 것이 생명을 기르는 것이라 했으니 대개 비위는 土에 속하여 水穀을 받아들이는 것을 주관하니 사람의 근본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042)868-9442
answer@kiom.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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