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가 현장르포] 침법의 다양화, 한방 ‘성형침’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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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가 현장르포] 침법의 다양화, 한방 ‘성형침’ 급부상
  • 승인 2007.05.2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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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보수교육 강좌·전문한의원 속속 등장

‘발효’ ‘일침’, 그리고 ‘정안요법’.
대한한의학회는 오는 8월부터 4차례에 걸쳐 권역별로 열리는 전국한의학학술대회를 추진하면서, 개원가에서 관심을 끌고 있는 강좌를 학술대회 기간 중 함께 구성해 넣기로 하고 그 핫 아이템으로 이 3가지를 선정했다.
정안요법은 대한여한의사회(회장 김영숙)가 발굴하고, 기획세미나를 통해 소개한 요법으로 두경부 주름·탈모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침법.

아울러 주목을 끄는 것은 지난 4월 창립한 한의YES학회(회장·송정화)의 미소침도 전국지부보수교육을 통해 강의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미용침·성형침·주름침 등으로 불리는 침법이 나란히 전국 한의계를 대상으로 보급되고 있는 지금의 모습은, 미용·성형·주름침에 대한 임상가의 관심을 반영하면서 동시에 전파력을 가지고 확산되는 양상이다.

■ ‘미용침’에서 ‘성형침’으로

2000년 전후, 개원가의 특화 바람으로 다양한 질병·치료법을 전문화한 한의원들이 속속 등장한 가운데 피부·비만·탈모 등 ‘미용’을 특화한 한의원들도 다수 개원했다. 이중에서도 특히 피부·주름에 침법을 활용, ‘주름침’ ‘미용침’을 특수 아이템으로 사용하는 한의원들이 등장했다. 현재 특화 한의원은 물론이고, 네트워크나 프랜차이즈 차원으로 운영되고 곳도 존스킨한의원·예한의원 등 다수가 있다.

지난해부터 학회나 연구회 모임이 결성되고, 관련 강의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관련 학회·연구회로는 한방미용성형연구회(2004년)·한의YES학회(2007년 창립) 등이 있으며, 약침학회와 제휴관계에 있는 매선약실자입연구회에서는 ‘오리엔탈리프트’, ‘안면근육 up’ 등 일부 주름 및 형태 개선에 관련된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양방에서도 mps를 기반으로 한 미용침이 시술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6월 양방 산부인과의사회가 추계 학술대회 강좌 일부 프로그램으로 미국침구사를 초청, 미용침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모습으로 관심을 보였다.

강성길 경희대 한의대 침구학교수는 “80년대 미용침을 논문으로 처음 정리하던 당시까지 한의계 미용침은 기·혈의 순환을 촉진시키고, 콜라겐 생성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부분적으로 활용됐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특화’된 형태는 아니지만, 당시 보편적인 임상가의 진료형태 속에서 부분적으로 활용되어 왔다는 설명이다.

특화한의원에서 사용되는 침법은 오행침·자락술·매선요법 등 이름은 다양하지만, 기·혈 순환을 활성화해 피부조직과 표면상태를 복구하고, 따라서 주름을 펴주는 효과도 가져온다는 근본적인 원리에서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었다. 이것이 ‘미용침’이라는 차원에서 언급되다가 최근에 ‘성형침’이라는 명칭으로 갈아타게 됐다.

물론 수술을 통해 뼈와 피부의 구조를 급격히 변화시키는 양방성형과 똑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와 관련해 몇년전 한방미용성형연구회가 양방 관련학회와 법적 분쟁까지 갔지만, 결론은 한방의 ‘성형’사용이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해석이 내려져 있는 상황이다.

■ 해부·경락학적 내용 보강

최근 부각되고 있는 정안요법과 미소침은 기존의 침법과 내용상 차이가 있다. 해부학적으로 근육을 변형, 직접적으로 얼굴의 형태를 바꿔주는 효과가 추가됐다는 점이다. 정안요법은 근육, 근막의 이해에 기반해 주름과 탈모를 치료한다고 설명되고 있다.
미소침은 총체적으로 해부학적인 근육 상태를 개선, 주름을 비롯한 근육이상을 바로잡는다.

핵심은 자극을 통해 수축·이완하는 근육의 성질을 이용해, 침 자극을 주어 근육 형태를 바로잡아 준다는 것. 기본적으로는 머리로 흐르는 경동맥을 둘러싼 흉쇄유돌근을 풀어주고, 측두근 부위의 삼초경을 다스림으로써 기·혈의 순행을 확보하는 작업이 병행된다.
한의YES학회 관계자는 “이론의 특징은 해부학적인 이해와 함께, 경근·경락적인 해석에 기반한 것이다. 미용적인 측면 뿐 아니라 근육이상 및 뇌질환과 관련된 질환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체계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성형침 붐, 그 이면에는

하지만 성형침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기대와 함께 우려의 시각도 있다.
모 분과학회 학회장은 “시장이 요구하는 아이템을 다양하게 개발하는 모습은 바람직하다. 의료기술을 한가하게 한·양방으로 줄 긋기 하고만 있을 수 없는 실정이다. 침이 한의계의 것이라면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한의계 영역으로 우리것화 해야한다”고 말하고 “하지만 지속적으로 테크닉을 임상에 적용, 활용해 나가려면, 기술과 마케팅의 수준은 계속 업그레이드하는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임상기술뿐 아니라, 이를 보강해 줄 수 있는 다양한 기법들도 함께 발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많은 연구회와 학회가 특정 인물이 가지는 처방이나 요법을 중심으로 조직됐다가, 더 이상의 발전 없이 해체되고 마는 현상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도록 학회나 연구모임에서 책임있게 지속적인 연구·교육활동으로 내용을 뒷받침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한의계 뜻있는 인사들은 “다양한 침법이 임상가에서 활력을 얻고 있는 것과 관련, 학계에서는 기존침법과 새로운 침법의 효과를 검증하고 평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민족의학신문 오진아 기자 ojina@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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