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이 살아야 한의학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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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이 살아야 한의학이 산다
  • 승인 2007.06.0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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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은 한의학의 ‘블루오션’ … 사용 겁내지 말아야
환자에 대한 끊임없는 교육·훈련은 한의사의 책무

대한한의사협회의 동네 한의원 살리기 대책의 초점이 건강보험, 자동차보험, 산재보험 등 3대 보험에 맞춰지는 양상을 띠고 있는 가운데 일선한의사들 사이에서는 한약의 활성화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부쩍 커지고 있다.
일선한의사들이 새삼스럽게 한약대책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한약이 한의원 경영을 지탱하는 중요한 축이며, 한의계의 블루오션으로 미래 한의원의 최후 보루인데도 오래 전부터 한약에 대한 선호도와 사용량이 정체 내지 감소해 한의원 경영을 심각하게 압박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이다.

한약 사용의 감소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게 일선한의사들의 판단이다.
외적인 요소로는 양방의료기관에서 양의사가 환자를 상대로 한약의 효과를 과소평가하고, 부작용은 과장하는 지속적인 환자교육 탓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소비자단체와 언론의 한약재 오염, 저질약재 유통 실태 폭로로 한약재가 안전하지 못하다는 인식, 한약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인식 등이 겹쳐 한약 사용을 기피하는 풍조를 거들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약 사용을 방해하는 요인은 한의사에게 있다는 주장이 나와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한의사가 한약 사용을 겁낸 나머지 한약을 처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처방에 따른 부작용 우려와 환자의 이의제기로 인한 불필요한 마찰 여지를 없애려는 생각에서 한약 처방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약 사용의 기피는 경영적으로나 환자 신뢰도 측면에서 한의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약 사용을 주저할 경우 상대적으로 침이나 Ex제 등 보험에 의존하게 돼 전체적으로 한의원 경영을 어렵게 만든다는 분석이다. 보험은 초기 단계에서는 한의원 경영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지만 이내 한계를 드러내기 때문이다.

환자의 입장에서도 한약 투여 기피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한약을 써야 할 환자에 침만 사용함으로써 효과가 나지 않을 경우 한의학을 불신해 다시는 한의원을 찾지 않게 만드는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주장이 바로 그것이다.
개인적으로 한약 기피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개발·축적할 기회를 놓침으로써 장기적으로 한의원 경영을 안정시키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됐다.

갈수록 한의원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의료환경에서 침만으로는 경쟁력을 갖기 어렵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노하우가 쌓여 타 한방의료기관과 차별화되는 한약 처방 능력을 함양시키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한두 번 약을 쓰고 포기할 것이 아니라는 조언인 셈이다.
그러므로 한의사는 한약 사용의 내공을 기르는 데 힘쓰고, 한약 사용을 주저하는 환자에게는 끊임없이 한약 사용의 필요성을 설득시킬 필요가 있다는 게 원로한의사들의 지론이다.

서울에 개원한 한 한의사(64)는 “한약은 한의계 유일의 무경쟁지대로서 한의계의 영원한 블루오션”이라면서 “한의사라면 한약을 쓰는 방법을 공부하고, 환자에게는 한약 사용의 필요성을 이해·훈련시키며, 경험케 해 한약을 적기에 적절히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의사 개인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한약을 잘 쓰기 위한 한의계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대학교육의 내실화론과 졸업 후 임상교육 강화론이 대표적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한의사 개인이 학회에 가입해 임상능력을 쌓는 것이 우선이지만 비싼 강의비로 인한 교육기회가 차단당하지 않도록 한의협 차원에서 보수교육 상설화, 합동야간강좌 개설 등이 고려해볼 만한 대안으로 거론됐다
주요 질환에 대한 임상진료지침서 제작도 시급하다. 대표적인 질환 10개를 선정해 책자를 발간·배포하자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중국 위생국이 관여해 當代名醫臨證精華 시리즈의 하나로 출간한 ‘頭痛眩暈專輯’ 등 20여권의 책자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우수 비방정보를 공개·공유하는 풍토가 시급히 조성돼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밖에도 한약 사용을 방해하는 요인인 양의사의 음해, 약재의 질 관리, 고가의 약가 대책은 물론이고 한약을 효율적으로 달이는 방법의 개발, 한약 급여 개선 등도 한의협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분야로 지적됐다.

민족의학신문 김승진 기자 sjkim@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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