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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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
  • 승인 2007.11.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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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제약사, 공동구매로 안전성 확보에 전력
공동브랜드 ‘Herb In’ 출시

현 한약재 시장의 여건으로는 도저히 버텨낼 수 없을 정도로 무리하게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볼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업계 스스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광명당·금강·대영·대효·휴먼허브 등 5개 한약제조 업체는 정부에서 정한 한약재의 품질 기준을 맞추기 위한 방안으로 공동구매를 시행해 곧 한약재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쉽게 생각하면 구매 단가를 낮춰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의도 정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살아남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휴먼허브 이운호 대표는 “출하 시기에는 우리 기준에 맞는 약재를 구할 수 있지만 3개월만 지나면 황찜을 하지 않은 약을 찾을 수조차 없는 경우가 있다”며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1년 동안 사용할 양을 확보해야 하는데, 한 업체의 능력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어 모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수입해 가는 한약재 양은 중국 내에서 소비하는 양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만을 보고 황찜을 안하고 한약재를 보관하고 있을 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일본의 쯔무라제약과 같이 산지를 직접관리하고 한약재를 거두어들이는 게 아니라 집산지 등 유통 시장에서 한약재를 구할 경우 모두 중국 현지 실상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
몇 개 업체가 일부 품목을 산지에서부터 직접 관리 또는 매입하고 있으나 대다수의 수입업체는 집산지를 통해 한약재를 구입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므로 기준에 맞지 않을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 ‘제조업소 자가 규격’규정을 이용해 통관 검사 없이 한약재를 수입한 후 형식적으로 검사 성적서를 만들어 내고, 약재를 유통시킬 가능성도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5개 제약사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약재를 중심으로 1년 단위로 확보해 공동으로 구입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가 정한 한약재 검사 시설을 갖춰 하나의 약재를 5개사가 동시에 검사해 신뢰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5개월 전부터 중국 현지 실사를 통해 계약을 맺고 최근 길경을 수입해 배분을 마쳤다. 길경은 SO₂ 작업을 하는 대표적인 약재다. 그리고 황찜을 하지 않으면 색이 좋지 않고, 변색되는 단삼·만삼·지모와 곰팡이 독소 검사 대상인 원지·산조인 등은 현재 중국에서 건조 작업 중이다. 원지나 산조인은 생물 때 건조하지 않고 이동시키면 바로 곰팡이가 생긴다.

5개 업체는 공동으로 매입한 한약재에 대해 기원부터 중금속·SO₂ 등 위해물질 검사를 통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어느 정도 확신이 선 제품에 대해서만 ‘Herb In’이라는 공동 브랜드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산한약재에 대해서도 전남 영암군 덕진농협·경북 영주농협과 계약을 맺고 농협에서 품질을 책임지는 형식으로 1년 단위의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규제 강화는 정부의 의도만이 아니라 시대적 흐름, 대중들의 요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중의 정서에 따라서 한약재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한의학의 침체는 회복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세업자들이 주류를 이루는 시장 상황에서 단순히 규제 강화만으로는 문제해결이 불가능하므로 업체들이 규정에 맞춰 수입·제조를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뒤따라야 하며, 업체들도 생존을 위해 스스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할 때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jemin@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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