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강원도 비무장지대를 통해 귀순한 북한군 군의장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의사 자격을 인정받게 됐다.
지난 95년 평양의과대학 고려의학부를 졸업한 뒤 북의 군의관으로 복무하던 중 귀순한 석영환(37·전 북한군 대위) 씨는 “합격자 발표순간 같이 귀순한 아내 송명순(27·전 북한군 중사)씨와 함께 만세를 불렀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석씨는 귀순 다음해인 지난 99년 한의사국시 응시자격시험에 통과한 후 세 번의 시험 끝에 합격했다.
석 씨에게 어려웠던 점을 묻자 “북한에서는 원론적인 내용 외 진료나 시험에서는 한자를 사용하지 않아 남한의 시험에 적응하기 힘들었다”면서 “국시 당일에는 지하철을 거꾸로 타 하마터면 시험장에 들어가지도 못할 뻔했다”고 서투른 서울생활의 고충도 털어놨다.
개원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석 씨는 “사람을 치료하는 것은 북한에서나 남한에서나 같지 않겠느냐”면서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갈 준비가 돼 있다”고.
석 씨는 이번 국시 합격으로 북한의 졸업과 자격증을 인정받은 최초의 한의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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