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의학 탐사여행’ 펴낸 한의사 윤영주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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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의학 탐사여행’ 펴낸 한의사 윤영주 씨
  • 승인 2008.09.1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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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 의학 소통 권유가 내 소명”

40대 중반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수줍은 미소와 사근사근한 말투가 아름다운 윤영주(46·사진) 씨의 이력을 보면 새삼 놀라게 된다. 서울대 의대 입학 후 학생·노동운동에 투신, 투옥과 이혼을 거치면서 좌절감을 느끼고 방황, 이후 불교·동양철학과 한의학에 심취하면서 동의대 한의대 입학·수석졸업, 서울대 의대에 재입학하여 의사면허 획득, 한의학 강사 및 한의사로 활동….

다채로운 이력의 윤영주씨가 최근 책을 한 권 냈다. ‘한의학 탐사여행’은 서울대 의대 본과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한의학과 보완대체의학’ 강좌가 개설된 지난 2006년 쏟아졌던 한의학에 대한 질의 및 응답을 모아 엮은 책이다. 나온 지 이제 갓 한달을 넘겼는데 알음알음 입소문을 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 “한의학에 관한 오해를 풀어주고 싶었어요”

서울대 의대를 비롯, 여러 의대에 강의를 다니면 의학생들이 갖는 한의학과 한의사에 대한 궁금증은 비슷했다. 문답 역시 반복됐다. 아예 책으로 내는 것이 효율적이겠다 싶었다는 윤영주씨는, 한의사들 역시 의사들이 갖는 궁금증이 어떤 것인지 알게 돼 유익했다는 서평을 건넨다며 웃음을 보였다.

그는 양 의학계가 서로간 몰이해로 인해 생겼던 오해를 풀고, 보다 생산적인 논의를 하자고 권유하는 일이 자신의 소명인 것 같다고 말한다. 복수면허를 따면 더 효과적일 것 같아 뒤늦게 의사면허까지 취득했다. 하지만 그의 바람과는 달리 양 의학이 서로 소통하기에는 그동안의 반목과 오해의 골이 너무 깊었다. 특히 양쪽에서 ‘박쥐’ 취급을 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일 때면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고.

“책 발간에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많습니다. 제 의견에 공감해주시는 양 의학계 분들도 있고요. 이런 분들 때문에 제가 할 일이 많고 역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를 이해해주는 든든한 조력자들이 항상 주변에 있기에 힘을 내지만 진심을 알아주는 동료들이 더 많아지길 바라는 것이 그의 속마음이다.

책의 내용 대부분은 한의학에 대한 의사들의 오해를 푸는 데 할애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그는 한의사들에게도 ‘한의학의 과학화’에 대한 고민을 이제는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조심스럽게 전한다. ‘최소한’의 과학화가 필요한 이유는 한의학의 ‘발전’이 아닌 ‘생존’을 위해서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의학계가 ‘과학화’를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며 이해와 동감을 구한다.

■ “두 의학계 간의 통역자 되고 싶다”

소통과 협력에 힘을 보태기 위해 아직 윤영주씨는 할 일이 많다. 책의 발간을 계기로 양 의학계의 소통과 만남이 그를 통해 보다 활발해질 수 있으리란 세간의 기대가 크지만, 자신의 책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잘라 말한다. “양 의학의 통역자이자 코디네이터”라고 자부하는 윤영주씨는 오히려 한·양방 협진을 통해 환자들의 병을 더 잘 치료하고 싶다는 바람을 비쳤다. 언젠가는 미국 유학도 가고 싶다는 꿈을 살짝 귀띔해 주기도 했다.

걷기와 등산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美드라마 ‘CSI’와 추리소설을 보며 여가를 즐긴다는 윤영주씨는 대한동서의학회 학술이사와 한의학미래포럼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산책하기 좋은 한강변 단독주택에서 대입시험을 준비하는 아들(20)과 함께 살고 있다.

민족의학신문 이지연 기자 leejy7685@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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