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패러다임, 그리고 21세기의 고민(41)- 화택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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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패러다임, 그리고 21세기의 고민(41)- 화택규(2)
  • 승인 2010.01.1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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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수

박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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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지만 본질이 같은 천지 만물
한의학, 패러다임, 그리고 21세기의 고민(41)- 화택규(2)

-다르지만 본질이 같은 천지 만물

그 본질적 동일성은 어디에 있을까요? 역경에서는 태극(太極)에 두었습니다. 종교적으로도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의 본질적 동일성을 유일적 가치에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교에서의 불성(佛性), 그리고 기독교에서의 성령(Holy Ghost) 등은 모두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공통적으로 귀의할 수 있는 본질적 동질성을 의미한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왕, 황제, 대통령, 수상, 총리, 회장 뿐만 아니라 회사원, 농부, 주부, 학생, 어민 등의 평범한 서민들이 모두 어긋나서 다른 것처럼 보이나 ‘본질적으로는 같은 존재’라는 의미를 ‘화택규(火澤睽)’ 괘를 통하여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화택규 괘의 모양새를 보고 말하기로는(象曰) ‘위에는 불이 있고 아래에는 연못이 있어 어긋남이라. 군자가 이로써 같으나 달리함이라(上火下澤 睽 君子以 同而異)’고 하였습니다. 본질적으로 같은 존재들이 ‘어긋나고 달라짐’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풀이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화택규 괘의 맨 처음 양효(初九)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으리니 말을 잃어버려도 쫓아가지 말라, 스스로 돌아올 것이리라. 나쁜 사람을 보아도 허물은 없으리니 이로써 허물을 피함이라(悔亡 喪馬勿逐自復 見惡人无咎 象曰見惡人 以辟咎也)’고 하였습니다. 보내기 아까운 것이 가더라도 안타까워하지 말라는 것은 언젠가는 다시 나에게로 돌아온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계속 고치고 싶은 환자일지라도 다른 곳에 가서 치료받고자 원하면 기꺼이 보낼 수 있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그리하여도 나중에 나의 정성을 알고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겠지요. 반대로 보기 싫은 환자가 자꾸 찾아와도 피하지 말라는 의미로 느껴집니다. 피하고 거부하는 것보다 참고 만나는 것이 오히려 다른 불상사가 생기지 않게 되는 연유가 된다는 것입니다. 웃는 얼굴에는 함부로 화는 내지 못한다는 옛말도 떠오릅니다. 두 번째 양효(九二)에 대해서는 ‘길에서 주인을 만나니 허물이 없음이니 도를 잃지 않음이라(遇主于巷 无咎 象曰遇主于巷 未失道也)’고 했습니다.

박완수/ 경원대 한의대 병리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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