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플렉스너 보고서’ 작성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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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플렉스너 보고서’ 작성 시급
  • 승인 2010.05.0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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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 기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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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한평원 해부(6)- 교육개혁 프로그램
한국판 ‘플렉스너 보고서’ 작성 시급
시리즈 한평원 해부(6)- 교육개혁 프로그램  

1910년 출간된 ‘플렉스너 보고서’는 서문과 1, 2부로 구성돼 있다. 1부는 총론 격으로 의과대학의 이상적 기준이 제시돼 있다. 2부는 각 주별로 의과대학 실사 결과를 서술하고 있다. 설립연도와 학교 성격을 한마디로 요약한 뒤에 입학자격, 학생 수, 교수 수, 운영재원, 실험시설, 임상실습 시설 등을 기록했다.

플렉스너 보고서는 크게 2가지 부분에서 미국 의대 사회에 큰 영향을 줬다. 첫째 기준 미달 의과대학들의 실태를 폭로해 많은 부실 의과대학의 문을 닫게 했다. 1920년에는 의대의 수가 85개로 줄었다. 결과적으로 미국의사협회는 의사 수를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둘째 의과대학이 기초의학 교육과정에서 실험실 교육을 중시하는데 크게 기여했고 임상실습에서는 병원의 비중을 높이는데 커다란 기여를 했다.

2010년 한의계의 교육현실은 플렉스너 보고서만큼이나 강한 사회적 압력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양방 쪽에서 평가 불참 대학에 퇴출 카드를 꺼내든 것처럼 한의계도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한평원의 인증평가를 통과하지 못한 대학의 졸업생들은 국시 응시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도 점점 힘을 얻어가고 있다.

수준 미달 한의대 자동 퇴출 이뤄져야
임상교육 프로토콜 작성…도제식 계발


한의사 자격취득 후 줄곧 개원만 해온 모 원장은 “평가가 신규로 배출되는 한의사 수를 줄이는 실효를 거두려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최대한 평가 결과를 상세히 공개해 부실 한의대를 퇴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렉스너는 평가를 통해 부실한 대학을 정리하는 것과 동시에 실험실 교육이나 임상실습을 강화했다. 그러나 현재 한의계는 평가할 행위에 대한 규정조차 없는 실정이다. 그래서 평가에 앞서 전통의학 행위에 대한 규정부터 만들어야 한다.

모 개원의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표준진료지침을 만들고 평가하고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보편적인 한의계 임상교육 프로토콜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는 한평원이 협회 등 한의계 각 단체들을 설득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유도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겸임교수로 대학강의를 나가는 모 원장은 “임상능력이 없는 병원 교수를 퇴출하고 특성화 교육의 일종인 도제식 교육을 적극 계발해야 한다”며 “뛰어난 명의들을 학교로 초빙해 오던가 아니면 학생들을 내보내 실질적인 임상능력을 갖추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SCI 논문 위주의 연구 풍토가 임상교수들의 경우 실제적인 문제해결 방식의 연구로 바뀌도록 인증평가의 틀이 보다 현실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방대학병원 모 교수는 병원에서 이뤄지는 임상실습이 다분히 형식적으로 흐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각 과별로 펠로스탭을 더 많이 양성, 교수들이 진료하는 환자 수를 적절하게 분산 조정해 학생들의 임상실습을 내실 있게 지도할 시간을 확보해 줘야 하는데 대학은 스스로 그렇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기에 임상교육 강화를 유도하는 한평원의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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