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치청 교수의 ‘글로벌 천연물신약개발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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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치청 교수의 ‘글로벌 천연물신약개발 세미나’
  • 승인 2011.04.0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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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영

조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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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학과 한약 연구의 새로운 방향제시

“직능이기주의로 어려운 국내환경에  협업 위한 합리적 마인드와 시스템 도입 필요”

지난 3월 4일 지식경제부 국가 R&D 전략기획단과 천연물신약컨소시엄이 주최한 ‘글로벌 천연물신약개발 세미나’에 참석하여 예일대 의대 약리학교실 영치청 교수님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한약의 현대화 연구에 중요한 화두를 던져주신 영치청 교수님의 강의를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어 글을 씁니다. 강의내용을 요약하고 간단한 저의 소감을 덧붙입니다. 〈필자 주〉


미래의학의 모습 제시

현대의학은 단일성분(single compound)을 발굴하여 질병의 단일표적(target)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기전을 밝혀서 의약품으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기존의 의약품개발 모델은 이제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수천억 달러를 들여 제품으로 만들었다 하더라도 부작용으로 1년 내에 사용이 제한되기도 하였다. 이처럼 기존약보다 우월하거나, 기존 약의 단점을 보완하는 약을 발견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연유로 의약품개발의 패러다임이 점차 바뀌고 있다. 한약(herbal medi cine)은 복합성분(multiple com pound)으로서 인체의 다양한 표적(multiple target)에 작용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데, 이것은 기존의 단일성분 의약품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이라 본다.

미래의학은 전통의학에서 사용되어 왔던 복합성분들의 성분과 기전을 밝혀 약으로 사용할 것이다. 앞으로 역사적 치료경험을 살피고, 과학적 연구를 통하여 근거를 마련하는 한약연구가 미래의학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현대의약품으로서 한약의 조건

의약품으로서 품질균일성과 임상적인 유효성근거, 안전성자료와 효능기전의 설명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우수농산물관리제도(GAP)와 의약품 제조 품질관리(GMP) 등을 거쳐 균일성을 갖춘 약이 준비되어야 한다. 약재는 현미경적, 형태학적, 유전적, 화학분석을 통해 감정하고 균일성을 확보해야 한다.

최신 과학연구기법으로 한약 연구

복합성분인 한약연구는 단일성분 연구보다 훨씬 어렵다. 복합성분 연구를 위해 우리는 최신 과학연구기법을 도입했다. 우선 균일성 있는 약을 확립하기 위한 화합물 각각의 화학적지문법(chemical finger print), 생물학적지문법(Bio-response finger print) 시스템으로 재현성 있는 연구가 가능하게 되었으며 이외에도 시스템생물학(system biology),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 중개연구기법(transla tional research)을 도입하여 복합성분의 작용에 대해서 보여주려    했다.

방대한 전임상(pre-clinical study)과 임상연구(clinical study)를 진행하였다. 임상연구에서는 지속적으로 같은 효능을 보장하는 약품을 사용해야 했고, 이중맹검과 플라시보 디자인에 노력을 기울였다. 임상목표를 명확히 설정해야 했고, 독성감시를 철저히 했다. 한약의 효과를 측정 가능한 지표를 잡아 입증할 수 있도록 통계적으로 설계하였다.

한약연구의 미래가치

전통한약을 미래의 의약품으로 만드는 과정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전통적 치료방법에 근거를 부여해주며, 건강비용을 감소시키고, 농업에 부가가치를 부여할 수 있고, 지역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 더불어 한약연구를 촉진시키는 것은 과학적 지식을 늘려 인류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협업(Collaboration)

전통한약이 미래의 의약품이 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협업이다. 학계, 산업계, 정부 각 부문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각 부문 내에서의 소통도 매우 중요하다. 나의 연구도 과학자, 중의사, 병원, 정부, 제약회사 등의 협업에 의해서 가능했다.

한약(herbal medicine)이 FDA에서 IND를 획득한 과정

미국에서는 단일화합물은 ‘Drug’로 등록되며, 한약은 ‘botanical drug’으로 등록된다. 단일화합물과 복합성분 한약의 획득과정에는 차이가 있다. 단일화합물의 의약품 허가과정에는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 그러나 복합성분 한약에는 특별한 가이드라인이 있다.

한약은 역사적 사용이나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된 것은 일부 독성자료를 면제받기도 한다. 그러나 자료제출을 면제받는 약초나 한약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 약초와 한약에 따라 다르며, 나올 수 있는 모든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연구자료를 갖추어야 한다. 유효성분을 결정할 때도 단일화합물 연구방법과는 다르다. 성분을 분리해내고 효능이 있는 성분인지 하나하나 밝혀야 한다. 효능이 있는 성분을 유효성분으로 결정한다. 많이 추출되는 성분이라 하더라도 유효한지는 알 수 없다.

우리가 배워야 할 점

이처럼 1부에서는 한약연구의 비전과 연구방법에 대해서 설명했고, 2부에서는 위의 생각을 바탕으로 진행되었던 황금탕의 암과 관련된 의약품개발연구에 대하여 소개하였습니다.〈별항 참조〉

강의를 들으면서 ‘전통의학은 미래의학이 될 것’이라는 연구자의 믿음과 신념이 느껴졌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한약에 관한 과학적 연구는 현대의약품으로 개발할 만큼 충분하지 않았으며 연구수준도 높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한약의 과학화나 현대화는 요원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한약에 대한 관심은 커졌고, 연구 성과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현대의학 의약품의 한계를 보완하고, 전통한약의 효능의 의미를 밝히고자 했던 시대의 요구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영치청 교수님은 이러한 시대 분위기 속에서 꾸준히 연구를 발표하시며, 한약연구를 리드하고 계셨습니다. 미국이라고 이러한 연구가 쉬운 것은 아닙니다. 의문을 갖고 확인하려고 하는 태도와 의지가 중요하다고 느껴졌습니다. 협업할 수 있는 합리적인 마인드나 시스템도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라 생각했습니다.
직능이기주의 때문에 협업이 어려운 국내환경에 반드시 도입해야 할 점입니다. 우리나라 정부에서도 미래의학의 한 축이 될 한약을 천연물신약으로 개발하는 것에 적극 지원한다고 하였으니 기대를 해봅  니다.

황금탕 연구 소개

일부는 논문으로 발표되었고, 일부는 제약회사에서 갖고 있는 연구결과들이었다. 분석도표와 데이터를 보여주며, 아래 표에 발견한 사실들을 상세하게 설명하셨다.

- 제형: 전통적인 물추출 방식을 기준으로 연구하였다.
- 착안 계기 : 전통적으로 설사, 구토, 장경련, 발열에 사용했던 것에서 착안하였다.
- 황금탕의 항암제 병용투여시 효능 : 항암제 단독투여 때보다 황금탕과 병용시 항암효과가 더욱 높아졌다.
항암제 단독투여 때는 장벽이 파괴되었으나, 황금탕 병용투여시 재생되었다. 체내 항암물질의 활성을 높였다. 대장암, 간암, 췌장암, 유방암, 폐암, 백혈병, 신장암, 난소암에 항암효과를 나타냈다. 항암제 투여로 인해 나타나는 독성을 감소시켰다.
- 황금탕의 성분 : 64개의 성분을 분리하였다. 이중 39개를 품질관리에 사용한다. 각 성분이 각각 다른 표적 장기로 분포하는 것을 밝혔다. 각 성분이 암세포 발현 유전자 기전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밝혔다.
- 전통처방의 의미를 밝힘 : 황금, 황련 등의 약재를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 보다, 전통 복합처방 그대로 사용했을 때 항암효과가 극대화 되었으며 생존기간이 길어졌다. 용량도 전통처방 그대로 사용해야 효능이 가장 높았다. 군신좌사에 기초한 한약 용량 결정이 의미가 있었다.
- 황금탕은 미국 FDA에서 IND(inves tigational new drug)를 획득하여 현재 후기 2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조선영
서울 KBS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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