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으로 보는 세상(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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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으로 보는 세상(7)
  • 승인 2012.02.0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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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상

조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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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양극화는 상열하한증(上熱下寒症)

요즘 나라 안팎으로 양극화가 가장 큰 정치경제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 양극화는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수준을 이미 넘어서서 월가를 점령하라는 대중운동으로 표출되고 있고, 만일 이러한 문제를 서둘러 순리에 따라 해결하지 않는다면 양극화의 불만으로 표출되는 대중운동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는 가늠하기가 오히려 두려워진다.

양극화란 논리전개를 위해 단순하고 과장되게 표현하면 1%의 사람들이 99%의 돈을 갖고 있고 99%의 사람이 1%의 돈을 갖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즉 기가 한쪽으로 몰려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 말은 기가 돌지 않는다는 뜻이요, 또한 한쪽은 기가 넘치고 한쪽은 기가 모자란다는 뜻이다. 한의학에서 이런 상태의 대표적인 증상이 상열하한증이다. 즉 머리에 기가 몰려 열이 나고 배꼽 아래와 말초는 기가 모자라 몸이 차가워진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열하한증을 이해하면 이 사회의 양극화의 원인과 처방을 쉽게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얼굴에 열을 잘 받는다는 것은 평소에 간열이 많다는 것이고, 손발이 차다는 것은 심장에 허열이 많다는 뜻이므로 이런 경우는 간과 심장에는 열이 많고 그 열이 상초에 몰리는 만큼 하초에는 열이 전달되지 않으니 골반강과 손발이 차게 되는 이치다. 따라서 이런 경우의 올바른 처방은 간과 심장의 열을 내려주는 청열거습제로 상초의 열을 내려주면 그 열량만큼 손발은 저절로 따뜻해지게 된다.

이러한 치료이치는 병증이 생기는 근본이유가 몸의 기가 한쪽으로 치우쳐서 생기는 것이므로 기가 몰려있는 곳과 부족한 곳을 소통시켜 기의 분포를 평형화 시켜주는 것이므로 처방이 단순하고 평이한 것에 비하여 그 효과는 대단하다. 왜냐하면 증상은 심각해보여도 처방이 단순한 이유는 이는 혈병이 아니고 기병이고 또한 기의 소통부재가 주요한 병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통을 위해서 습을 없애주는 것이 주이고 상초의 열을 내려주는 것이 보조가 되는 것이다.

만일 이러한 병리를 무시하고 말초가 차다고 하여 말초를 따뜻하게 해주기 위해 못난 의자가 손발이 차니 몸이 허냉하다고 해서 섣불리 부자 육계 건강 등의 온열지제를 처방하여 곧 손발이 따뜻해지는 효과를 기대하다가 오히려 간과 심장에 무리를 주는 수가 있다. 당연한 결과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상열하한증은 더 심해진다.

이러한 병리와 치료이치는 양극화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시중에 돈이 마른다고 하여 돈을 더 찍어내면 그 돈은 99%로 퍼져가는 것이 아니라 다시 1%에 갈 수밖에 없으며 결국 양극화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올바른 처방은 청열거습이라고 했다. 무슨 말인가 하면 거습, 즉 새로이 돈을 찍어낼 것이 아니라 돈이 한쪽으로 몰리면서 마치 정상적인 경제활동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경제순환에 도움이 되지 않은 군더더기 경제현상(예컨대 부동산 등 자본소득의 비정상적인 폭등 등)을 걷어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청열, 즉 과열된 경제상태와 그 과정에서 돈이 돈을 불러오는 소위 재테크의 범람을 진정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 경제난을 해결하겠다고 윤전기를 열심히 돌린 정책이 과연 올바른 처방이었는지 각자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윤전기를 돌려서 경제난을 해결했는지, 아니면 반대로 양극화가 더 심해졌는지도 확인해 보자. 그러면 세계경제의 권위자로 종종 대중매체에 이름이 오르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수준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조 연 상 / 서울 강남할아버지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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