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하튼 이런 문화가 있는 덕에 우리나라 영화에서도 최근에 개봉한 ‘박수건달’과 같이 심심찮게 무속인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 소개할 ‘점쟁이들’이라는 영화에는 동서양의 모든 방법을 이용하는 영적인 사람들이 모두 출연하여 자신들만의 다양한 방법으로 귀신과의 대결을 하게 된다.
점쟁이들의 리더이자 귀신 쫓는 점쟁이 박선생(김수로), 공학박사 출신의 과학하는 점쟁이 석현(이제훈), 탑골공원에서 활동 중인 귀신 보는 점쟁이 심인(곽도원), 사물을 통해 과거 보는 점쟁이 승희(김윤혜), 미래를 보는 초딩 점쟁이 월광(양경모), 그리고 사건 취재를 위해 이들과 함께 하는 특종 전문 기자 찬영(강예원) 등은 미스테리한 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있는 마을인 울진리로 향하게 된다. 그런데 도착한 마을의 사람들은 그들을 탐탁찮게 보고,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점쟁이들은 마을 곳곳에서 엄청난 귀신과 마주하게 한다. ‘시실리 2km’와 ‘차우’를 통해 매우 독특한 연출스타일을 보여준 신정원 감독의 3번째 작품인 ‘점쟁이들’은 마치 귀신과 대결하는 퇴마사들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매우 공포스러울 것 같은 분위기이지만 막상 영화를 보면 무서움보다는 웃음의 비중이 더 큰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 신정원 감독의 전작들을 본 적이 있다면 대략 예측할 수 있을 정도로 이번 작품 역시 코믹 호러의 장르를 띄고 있다. 또한 개성 강한 역할을 수행하는 배우들이 함께 출연하고, 매우 독특한 소재로 인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러나 감독의 작품들이 항상 호불호가 나누어지다 보니 이번 작품 역시 모든 관객들의 마음을 충족시키기에는 보는 이에 따라 차이가 클 것이다. 특히 허를 찌르는 웃음의 코드가 신선하거나 유치하게도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빵빵 터질 것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는 아쉬움을, 그리고 다양한 방식을 사용하는 점쟁이들이 모였으니 귀신과 대결하는 장면 또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뭔가를 기대했던 관객들에게도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단, 한 겨울에 바닷가에서 촬영하느라 고생했다는 주조연을 망라한 여러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귀신을 묘사한 CG는 돋보인다.
또한 작품성을 떠나 영화의 주제는 새해를 맞이한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니 큰 욕심 버리고 한 번 쯤 감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황보성진 / 영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