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 탐방 - 소외 계층 보살피는 ‘착한한의사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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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 탐방 - 소외 계층 보살피는 ‘착한한의사 모임’
  • 승인 2013.03.2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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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호 기자

김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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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와 한의학 우수성 홍보 두 마리 토끼 잡아요”

서울-부산-대구 등 지역별 월 1회 재능 기부 계획
2월초 발족…24명 한의사 모여 무료 진료 등 시작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지난 해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제목이다. 한의계에는 ‘착한한의사 모임’이 지난 2월 초 생겨났다. ‘착한한의사 모임’은 말 그대로 착한 일을 하는 한의사들의 모임이다. 소외계층을 찾아다니며 무료로 진료를 해주고 침을 놔주는 봉사단체다. 현재 24명의 한의사들이 모여 활동하는 ‘착한한의사 모임’은 서울, 부산, 대구, 구미 등 지역별로 월 1회씩 인원을 정해 돌아다니며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착한한의사 모임은 한 학회에서 한의사들이 모여 논의하다 아이디어가 나왔다. 양의학에 비해 소외된 한의학을 알리면서 사람들에게 도움 되는 일을 하자는데서 착안됐다. 한의사들도 봉사를 하긴 하지만 양의사에 비해 약하다는 생각에 좋은 일도 하고 젊은 세대들에게 한의학도 홍보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마음이 맞는 한의사들이 모여 회의를 거듭한 끝에 2월 초 발족했다. 지난 16일 발족 후 처음으로 봉사를 나간 곳은 서울 서대문구 노인복지회관이었다.

◇침치료를 하고 있는 착한한의사모임 김지영 원장.
봉사를 나간다는 설렘도 있었지만 이들에게 가장 걱정거리였던 건 인력문제도 금전적인 문제도 아닌 바로 장소의 문제였다. 환자들이 누워서 진료를 할 수 있는 장소 섭외가 쉽지 않아 고민하던 중 서울 서대문구 노인복지회관의 협조를 받았다. 봉사를 나가기 전 구청과 미리 협조해, 공지를 한 후 진료예약을 받는다. 환자수에 따라 참여 한의사수도 유동적으로 보통 한 개 장소에 3~4명의 봉사자가 나가고 있다.
현재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폭을 넓힐 계획이다. 여러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독거노인 등의 어르신들 뿐 아니라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도 많이 소외되고 가정 형편이 어렵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현재 24명의 한의사들이 진료를 하고 있지만 인원이 점차 늘어나면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도 계획하고 있다. 한의학의 우수성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주말도 반납하면서 봉사를 하는 이유는 베푸는 것 보다 얻어오는 게 더 많기 때문이란다. 가로세로한의원의 김지영 원장은 “진료실에서는 환자와 주고받는 관계지만 착한한의사 모임의 봉사는 내가 가진 걸 순수한 마음으로 소외된 계층에 줄 수 있어서 보람있다”고 말했다.
또 필한의원 필명석 원장은 “서대문구 노인 복지회관 2층에 마련된 요양원에는 치매나 거동이 불편하신 환자들이 있었는데 그 분들은 1~2회 치료로는 나아지지 않는다”라며 “보호자나 간호사들에게 간단한 혈 자리 지압법 등을 알려줬더니 로또 맞은 기분이라며 좋아하는 모습을 봤을 때 어느 봉사 때 보다 보람됐다”고 말했다.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는 착한한의사모임 필명석 원장.

서대문 노인복지회관의 봉사는 원래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예정돼 있었지만 진료를 마친 시각은 오후 8시 30분이 넘은 시간이었다. 봉사자 뿐 아니라 환자 및 보호자들에게도 보람된 시간이었으며 구청 측에서 주기적으로 와 달라는 요청도 받았다.
이 모임은 발족과 동시에 블로그도 개설해 운영 중이며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항암에 좋은 음식, 다이어트와 효소, 황사가 미치는 영향과 대처법 등 한의학에 관련한 건강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또 주말 무료진료 신청과 봉사자들의 사진, 한의원 소개도 하고 있다.
착한한의사 모임 관계자는 “봉사를 함께 나가면 어르신들이 처음에는 통증이 심한 부위만 말하기 시작했는데 상담을 할수록 아픈 부위가 점점 늘어 나더라”라며 “하나부터 열까지 원장님께 의지하며 아픈 부위를 얘기하고 침 치료를 통해 통증이 가라앉았을 때 좋아하시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 흐뭇하고 보람된다”고 말했다.

김춘호 기자 what@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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