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한의계에 바란다 | 최방섭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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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한의계에 바란다 | 최방섭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 회장
  • 승인 2013.07.1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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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방섭

최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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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맞는 언어와 사상으로 접근을

요즘 들어 한의계가 어렵다는 이야기들을 더 많이 합니다. 한의계 주변에 산적한 문제들(첩약, 천연물신약, 의료기사지도권, 진단기기사용 등)은 여전히 해결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더불어 양의사들의 한의약 폄하는 도를 넘어서 있으며, 한의약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결핍된 채 언론에 노출되는 내용들은 한의학을 더욱 위태롭게 만드는 사안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한의학의 위기는 어디에서 출발한 것일까요? 우리는 21세기에 살고 있으면서 400년 전의 언어로 환자들을 대하고 있는 것에 문제를 제기해 봅니다. 시대가 바뀌고 사회가 변화되면 언어와 사상이 바뀌게 되어 있습니다. 21세기는 21세기에 맞는 언어와 사상으로 접근을 해야 합니다.

현재 한의계는 21세기에 맞추어 어떤 변화를 꾀하고 있으며 22세기를 준비하는 비전은 어디에 두고 있나요? 매년 대한개원한의사협의회는 의료인으로 갖추어야할 가장 기초적인 진료기록부 작성 및 보험제도, 진단 및 평가에 활용 가능한 이화학적 접근방안에 대하여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21세기의 환자들에게 21세기에 맞는 언어를 사용하는 기초적 작업입니다. 양의계는 한의학의 침을 IMS라는 이름으로 변형하여 한의학의 혈자리를 근육과 신경계의 해부학적인 해석으로, 한약은 화학구조식과 이중맹검법을 통한 유효성 검증으로 자기들 것인 양 빼앗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400년 전의 언어로 설명하는 한의사들보다 21세기의 언어로 설명하는 양의사들에게 국민이 더 잘 설득 당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한의계의 미래를 한의사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 해결 방안을 찾는다면 요원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래의 한의학을 위하여 한의계의 과감한 변화를 원한다면, 한의사의 눈이 아닌 다른 시각으로의 분석과 해결방안의 제시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령화 사회를 내다보고 의료의 제도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 예측하고, 여기에 한의사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내서 파고들어야 미래의 한의사가 존재 할 수 있습니다.

한의사들이 현재 할 수 있는 일들을 근근이 이어가며 미래를 맞이하다가는 정말로 박물관에 존재하는 한의사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한의계의 미래는 내가 한의사로서 미래에 할 수 있는 일들을 찾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의료제도에서 한의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는지를 찾아내는 데 있고, 그것이 한의사의 생존을 결정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입니다.

미래의 한의학은 우리가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애플의 스마트폰처럼 필수적인 아이템으로 자리매김하여 대중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한의학으로 거듭나거나 아니면 침몰하는 노키아처럼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인수 합병되는 신세가 되어버리고 말 것입니다. 지금 2013년은 다가올 22세기에 맞는 의료 환경을 예측하고 준비하는 한의계의 새로운 목표와 언어를 준비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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