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 이정래 선생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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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 이정래 선생은 누구인가
  • 승인 2004.03.0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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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醫易一貫적 중경학설을 처음 밝힌 宗師”

東原 李正來(59) 선생은 醫易同源 이론으로 방대한 저서를 남긴 재야 동양의학자다.

그는 최근 醫學과 易學은 한 뿌리라는 醫易同源 이론의 결정판인 ‘醫易閑談後輯’ 2권을 내놓아 일선 한의사의 관심권으로 들어왔다. 의역한담후집은 ‘동양의약원리’(1977년), ‘태한의학전집’(전3권·1989년), ‘동의요체진전’(전3권·1992년), ‘동역동원(전2권·1993년)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동양의학 집대성 작업의 최종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醫易論에 대해 “더 쓸 것도 없고 여력도 없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相學眞全(1984년)과 命理眞髓全書(1990년)를 저술했을 정도로 相學과 命理學에도 경지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원 선생은 동양학 전체가 모든 분야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면서 동양학을 하는 방법을 이렇게 말한다.

“동양학의 지혜를 터득하려면 머리가 맑아야 합니다. 뇌가 알파파 상태에 있을 때 동양 학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객관의 실체인 數理의 세계가 보입니다. 바로 여기서 주역이 나오고, 의학이 나오고, 상학이나 명리학, 도가사상과 공자의 유가사상도 수리 세계를 바탕으로 한 體와 用의 관계에 있어요. 그러므로 학인은 모름지기 정신 수행을 통해 머리를 맑게 한 상태에서 이런 학문을 공부해야지요.”

오랫동안 선생에게서 가르침을 받은 바 있는 김정진 원장(서울 뉴코아한의원)은 그의 학문세계에 대해 “선생님의 한방원리 뿐만 아니라 관상학, 사주 명리학, 기문둔갑 등 그 깊고도 넓은 세계의 문틈새를 엿보는 희열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실제로 東原의 학문세계는 우리나라보다 중국에서 더 알려져 있다. 한문으로 펴낸 ‘의역동원’이란 책을 읽어본 중경국의대학 총장 趙淸理 교수는 “동원 선생은 동양 삼국에서 의역학의 일인자이자 옛적에 끊어진 醫易一貫적 중경학설을 처음으로 밝힌 宗師”라고 극찬했다. 이 대학은 동원 선생에게 중의학박사 학위와 명예교수직을 수여했다. 동원선생은 외국인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은 까닭을 이렇게 설명한다.

“周易에서 비롯되는 동양의학의 계보는 역 철학을 의학 쪽으로 끌어당긴 ‘皇帝內經’에서 시작해 이를 구체적으로 응용한 본격 의학서인 중경의 ‘傷寒論’과 ‘金 要略’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다시 金과 元나라 시대의 ‘후세방’으로 맥을 이어가지요.”

東原은 1943년 충북 보은 속리산 남녘 마을에서 태어나 여섯 살 나던 해에 서당에 들어가 한학을 접했고, 열여섯 살 무렵에 독서를 과도하게 하여 병을 얻어 생사의 기로를 헤매다 속리산 뒤쪽에 사는 한 도인을 만나 한약 한두 재를 지어먹고 기적적으로 나았다. 바로 그 도인이 조선조 정조 때 명의인 李景華의 4대 제자인 溪隱先生이었다. 계은 선생은 한문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동원에게 학
문을 전수했다 한다.

동원은 “의학으로 行術할 생각은 말고 의학을 깨우치는 醫道를 펼치라”는 스승의 당부를 실천하기 위해 스물아홉 살인 1971년 대전 보문산 기슭으로 이사하면서 한의사와 의사, 약사들을 대상으로 가르침을 펴기 시작한 이래 환자를 진료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전에 정착한 뒤 이듬해인 1972년 책을 읽던 어느 날 문득 깨달음을 체험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이 때의 심정을 “모든 학문의 원리가 하나로 통함을 깨달은 것 같다”고 표현했다.

선생의 명성은 빠른 속도로 번져나가 당대의 고승이던 呑虛 스님이 그를 만나러 대전까지 내려왔고, 이후 두 사람은 두터운 교분을 나눴다. 부인도 이때 얻었다. 선생의 원고정리를 맡고 있는 부인 崔玉和씨는 대학시절 탄허 스님한테서 공부하던 애제자였다.

현재 선생에게서 가르침을 받는 한의사는 적지 않다. 대전대 한의대생은 물론 서울에서도 불원천리 가르침을 구하러 내려가는 제자들이 적지 않다. 제자 중 최준배(경기 일산 청아한의원) 원장 같은 이는 매주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대전 선생댁을 방문해 가르침을 받곤 했는데 10년간 한번도 빠진 적이 없을 정도로 열성적이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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