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 제대로 뽑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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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원 제대로 뽑읍시다”
  • 승인 2005.01.1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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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학맥, 인맥보다 회무 아는 사람이 우선
분회 특화 통한 전문가 선출 체계도 고려할 만

1월 분회총회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일선 회원들 사이에서는 좋은 대의원 선출에 비상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중앙대의원은 최대의 임무인 회장을 선출하는 일과 예·결산과 회무 감독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좋은 대의원을 선출하는 일이 결과적으로 한의학의 경쟁력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앙대의원 선출권을 가진 분회와 분회회원들의 인식은 이를 따라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대의원 선출규정에는 무기명 비밀투표에 의한 다수득표자 순으로 선출하도록 되어 있으나 실제로 투표로 뽑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대부분 회장단에게 위임해 선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경우 회장단은 반장과 상의하여 대의원을 선출하는 게 일반적인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의원은 분회 내에서 중앙회 회무를 잘 아는 사람을 중심으로 선임하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으나 차기 회장선거를 의식해서 회무능력과 관계없이 자기사람을 선임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더욱이 어떤 분회는 대의원 할 사람이 없어 돌아가면서 맡기는 경우도 있다. 능력보다 나이, 학맥, 친분을 우선시한 결과 소위 ‘말뚝대의원’이 나와 거수기역할밖에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모 지부의 한 관계자는 “회장단에 협조적인 사람을 대의원으로 선임하는 경향이 있다”고 고백하면서 “차라리 정관규정대로 뽑았으면 좋겠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이런 비판에도 불구하고 ‘좋은 대의원’과 ‘바람직하지 못한 대의원’의 기준이 분명치 않다는 견해도 있다.

서울 광진구한의사회 이상헌 회장은 “대의원이 발언을 하지 않는다고 거수기라고 치부하는 것은 지나치다”면서 “말을 안 할 뿐이지 나름대로 능력을 갖추고 사안별로 판단한다”고 주장하고 “좋은 대의원의 기준이 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대의원들이 중앙회 돌아가는 사정을 잘 모른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반면 대의원총회에서 나타난 현상들을 볼 때 좋은 대의원과 바람직하지 못한 대의원을 가를 기준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가령 위임장만 보내고 불참한다든지, 기본적인 의사진행절차를 모른 채 질의한다거나, 안건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해 엉뚱한 질문을 하는가 하면, 총회 내용을 지부에 보고할 의무를 다하지 않거나, 평상시에 40명의 회원을 대표해서 의견 개진 활동을 소홀히 하는 대의원을 좋은 대의원으로 볼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홍순봉 대의원총회 의장은 “한의사 대의원의 능력은 다 훌륭한데 일부 대의원 중에는 정신적 자세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해 바람직하지 못한 대의원이 있다는 사실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대의원 선출에 근본적인 결함이 드러남에 따라 일선한의사들은 다양한 개선방안을 쏟아냈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드러난 무관심을 치유하기 위한 방안으로 회무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주류를 이뤘다. 회무가 공개되지 않아 회무를 모르고, 모르다 보니 무관심해지고, 무관심해진 결과 비판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해결책으로 회무 공개가 시급하다는 것이다.

한의사 스스로 대의원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일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회원 스스로 회장을 선출하는 일로 대의원의 임무를 제한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회장 선출은 한의협은 물론 한의계의 발전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이지만 진정한 일꾼을 회장으로 뽑기보다 정파적 이해를 달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의원이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의원을 전문화하자는 주장은 특히 관심을 끌었다. 이 주장의 요지는 분회별로 중앙회무를 특화하고 그 속에서 훈련된 인물을 중앙대의원으로 선출하는 체계가 잡히면 대의원총회의 기능이 훨씬 전문화, 다양화될 수 있다는 데 있다.
홍보를 특화한 분회는 홍보전문가를 중앙대의원총회에 보내는 방법을 고려해봄직 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선 분회에서 배려해야 할 전문가 군으로 각 방면의 정책전문가, 보험·약무·학술 전문가, 회계·법률·정보통신 전문가, 공공의료전문가 등이 거론된다.
아울러 좋은 대의원 보내기에 관심을 가진 일선한의사들은 총회운영방식을 개선해 대의원의 참여의식을 높이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현재 대의원은 237명으로 임기는 2년이다.
이번 분회총회에서 선출되는 대의원들의 임기는 올 3월 1일부터 시작된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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