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계는 미래 디자인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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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는 미래 디자인하고 있나?
  • 승인 2006.01.1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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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해동안 일간신문을 본 사람이라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변화의 소용돌이의 한 복판에 서있는지 직감할 것이다. 신문지면은 사회의 통념을 바뀌는 사건들로 가득 차 있다.
개혁하는 사람이나 개혁당하는 사람 모두 고통스런 시간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이런 고통의 시간이 지나간 자리에는 어김없이 투명성과 합리성이 자리를 잡아감을 발견한다. 사회는 이렇게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개혁의 한계를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련의 개혁을 통해 우리 사회는 권위주의의 해체 등 민주주의의 형식을 갖추는데 성공했지만 정작 그 결과물은 엘리트 중심의 민주주의이자 시장만능주의에 빠져 있다고 비판한다.
혹자는 시장중심의 성장정책은 있지만 노동·고용·사회통합의 측면에서 보면 민주주의는 아직도 참담한 수준이라고 혹평하기도 한다.

이런 비판대열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최근 새로운 연구소를 속속 탄생시켜 주목을 받았다. ‘창작과 비평’의 지식인 그룹이 ‘21세기 한반도 발전전략을 탐구’하기 위해 ‘세교연구소’를 만든 것이라든가, 30~40대 소장 진보교수들이 ‘정치외교·경제통상·사회통합 부문에서 국가전략과 정책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코리아연구소’를 출범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시민운동가인 박원순 변호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싱크탱크’인 ‘희망제작소’를 올 3월 정식으로 개설한다. 이른바 ‘지속가능한 진보 담론’을 생산하기 위한 연구조직들이다. 담론생산을 넘어 진보이론을 사회운영원리로 자리잡게 하겠다는 결기마저 느껴진다.

새해 벽두부터 담론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사회단체와 달리 한의계는 임상연구에 매몰된 나머지 내일을 이끌어나갈 담론생산에 무관심하다.
담론은 내일을 위한 지적 모색이다. 지금의 활발한 논쟁은 5~10년 뒤의 한의학을 이끌어갈 자양분을 제공한다.

의료의 틀이 전면적으로 개편되는 가운데 의료가 어디에서 어디로 흘러가는지 논의조차 없다면 한의계의 미래는 있을 수 없다. 그런데도 논의는커녕 논의주체조차 형성되지 않았다. 이것은 개혁과 변화의 시대에 접어든 한의계에 비극이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더 늦기 전에 시작해야 한다. 그 주체는 역시 학계와 대학일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소장학자의 역할이 중차대하다. 역사의 견인차인 소장학자가 나서지 않는다면 한의학의 미래를 디자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여러 가지 여건이 어렵지만 만난을 무릅쓰고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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