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은 나의 삶53話·上] 김주 수생당한의원장
상태바
[한의학은 나의 삶53話·上] 김주 수생당한의원장
  • 승인 2006.09.29 13: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사상의학, 한의학의 한계를 확장시킨 학문”

97년 ‘四象醫藥性理臨床論’(대성의학사 刊)에 자신의 학문·임상적 역량을 정리해 놓은 金洲 선생(69·서울 중구 수생당한의원)은 사상의학의 일각을 구축한 인물로 꼽힌다. 그의 ‘성리임상론’은 꾸준히 회자되고 있고, 그의 밑에서 수년간 수학하고 있는 제자들이 다수이다.

주위에서는 “이제마 선생이 사상의학을 세운 시조라면, 김주 선생은 그 본지를 이해하여 동의수세보원에 밝혀놓지 않은 부분까지 명확히 풀이하고 내용을 풍성하게 한 중시조”라고 설명한다.
김주 선생은 “내가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한다. 3분의 1도 알지 못한다”면서 “사상의학은 이전 한의학을 한 단계 끌어올린, 완성된 형태로 나아가게 만든 학문”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스스로는 사상의학의 ‘중간 전도사’의 역할을 하고 있노라고 말했다.

■ 사상의학에 고취되다

서울 출생의 김주 선생 문중에 한의학을 했던 집안의 주치의가 있었다. 어린시절부터 그와 함께 보고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한의학을 접하게 됐다.
“옛부터 사람들이 ‘출타할 때는 바람 조심하고, 밥 잘 먹고, 욕심내지 말라’라고 말한다. 외부적인 환경을 조심하라는 소리이고 또 그 속에 밥 잘먹고 욕심내지 말란 이야기는 다름 아닌 자신에 맞게 음식, 마음조절을 하라는 뜻이야. 사람마다 다른 특성을 가졌다는 지혜가 이어져 온 것이지.”

당시 서울대 입시 문제에는 사상의학과 이제마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듯, 사상의학적 사고가 면면히 내려오고 있었고 김주 선생의 관심은 한의학 특히 사상의학에 집중됐다.
경복고를 졸업한 그는 주위에 만류하는 듯한 시선에 개의치 않고 경희대를 진학했다. 이전 문중 주치의였던 성운 선생의 가르침을 받고, 사상의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갔다.
“같은 약을 먹어도 누구는 치료되는가 하면, 누군가는 오히려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 이게 모두 장부의 性의 이치가 달라 생기는 현상인 것을 동의수세보원에 명확히 밝혀 놓았다”는 확신은 흔들림이 없었다.

한편 재학시절 모 교수로부터 “자네같이 우수한 학생이 고작 사상의학을 공부하려고 한의대에 왔느냐”는 이야기를 듣게 된 김주 선생은 크게 실망하고 학교에 휴학계를 내버렸다.
그는 “사상의학에 대한 인식도 제대로 못 가진 무식한 이가 한의학 교수라는 사실에 학교에 갈 의지가 없어져버렸다”는 것. 당시 사상의학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부족했던 분위기를 알 수 있으며, 한편 사상의학에 대한 김주 선생의 강한 확신이 읽혀진다.

■ 자신의 몸에 직접 약물반응 시험

1년간 학교를 쉬고 복학 후 졸업을 하고 개원하여 공부를 더해갈수록, 이전 고서에 약물에 대한 설명체계를 바르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커졌다.
예를 들어 소화 쪽에 많이 사용하는 육미지황탕의 경우에 소양인은 좋겠지만, 태음인은 뱃속이 안 좋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음식물의 경우에도 닭은 태음인이 먹으면 가래가 생기는 체성에 따른 편차가 생기는데, 하물며 약물의 경우 더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해졌다. 그래서 1965년부터 그는 약물반응을 자신의 몸에 시험하기 시작했다.

시험투약을 하던 중 1969년에 전신 피부에 진물이 흐르는 증상이 생겼다. 양방 피부과 얘기로는 혈장이 나온다는 것인데, 정확한 원인을 말해주지 못했다.
이는 약물투여로 인해 폐기가 상한 것으로 더 이상 임상도 하지 못하고 1977년까지 해수욕과 온천을 하면서 체성에 맞는 치료로 몸을 추슬렀다.
1977년부터는 임상을 재개할 정도로 어느 정도 회복이 됐고, 83년 생리임상론의 초고를 마련하고 97년 완성했다. 책 판매부수는 몇 천권, 그 이전 생리임상론의 복사본이 돌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 수는 더욱 불어난다.

■ 사상의학은 성리학이 아니다

김주 선생은 “인간의 體性이 기본이다. 그리고 이 체성, 장부의 性을 말하고 있는 것이 바로 사상의학”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상의학은 ‘장부관계에 의한 학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근대에 들어 사상의학의 학문적 흐름을 보면, 사상을 유학적 관점에서 접근하려고 성리학을 공부하고 이어서 격치고까지 공부하는 이들이 일부 있는데 그것은 결코 사상의학의 핵심을 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동의수세보원 첫 부분에 성리학적인 설명이 들어있지. 하지만 그렇게 일부 들어간 이야기를 가지고 사상의학 전부를 이해하려드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야. 책을 온전히 제대로 읽고 이해해야지”라고 엄격히 지적했다.
“사상의학은 성리학도 아니고, 체질도 아니다. 그건 그대로 인물표현이다”라는 것.
예를 들어 음식 섭취의 과정을 들여다보자면, 음식물이 식도를 통해 위로 들어가서는 소화되기 쉽게 반죽이 된다.

이 과정에서 담즙 등 각종 소화효소들이 섞여진다. 하지만 이때 몸에 나오는 효소들은 체성마다 다르다. 그래서 몸에 맞지 않은 음식내용은 간·신장을 더럽히고, 혈액까지 들어가 몸을 어지럽히는 것이다. 결국 몸에 맞지 않은 음식을 장복하게 되면 몸을 상하게 하는 원인이 되는 것.
이것이 사상의학의 기본원리이다.

그렇다면 사상의학과 기존 한의학과는 어떤 관계일까?
그는 “기존 이론들의 내용이 덜 완성된 형태라면, 사상의학은 더욱 정확한 형태로 발전된 학문”이라고 정리했다.
고방은 脾·胃에 작용하는 약리작용을 설명할 뿐인데, 따라서 자연히 소음인을 위주로 한 이념이었기 때문에 간, 신, 폐, 계 등의 생리·병리에는 깜깜한 것.

사상의학은 비·위에 대한 약리작용 뿐 아니라, 여기에 인체의 간·신·비·폐 장부적 특성을 더해 인체를 보는 눈의 정확성을 높인 학문이라는 것이다.
“양방은 소화액이 무엇이 얼마나 나오는지 외상이 있는지 등을 보는데, 위를 보더라도 얼마나 반죽을 잘하고 다른 장부로 내용물을 밀어내고 보내는지에 대한 내용은 보지 않거든. 여기에 차이가 있는거야.” <계속>

민족의학신문 오진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