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는 ‘미늘식 협상', "되돌릴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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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는 ‘미늘식 협상', "되돌릴 수 없어"
  • 승인 2007.01.07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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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권 파괴하는 한미FTA 즉각 중단하라”
한번 개방하면 되돌릴 수 없는 ‘미늘식 협상', "폐해 심각"
한미FTA저지 한의사 공동대책위, 문화한마당 개최

한미FTA협정 체결을 저지하기 위한 한의사와 한의대생의 투쟁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대공협 한의과, 길벗, 전한련, 청년한의사회로 구성된 한미 FTA저지 한의계 공동대책위원회(위원장 이경규)는 7일 오후 2시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한미FTA협상 저지를 위한 국민과 함께 하는 한의사 한의대생 문화한마당’을 개최해 한미FTA협정의 중단을 한 목소리로 외쳤다.

한의사와 한의대생 등 400여명이 참석한 이날 문화한마당은 한의대생 노래패의 공연이 펼쳐지는 중간중간 주요 참석인사들이 연설하는 식으로 치러졌다. 첫 연사는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었다. 뜨거운 박수 속에 등단한 권 의원은 “한미FTA협상은 한국을 미국처럼 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라면서 “한미FTA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국회의 비준이 국회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 본회의는 통과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지금 이 순간 저지에 한 목소리로 투쟁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등단한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4대 선결요건의 문제점을 일일이 설명한 뒤 한의사 자격교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 국장에 따르면, 한미FTA협상을 '미늘식 협상방식’이라고 규정했다.

*미늘-덮밥을 문 물고기가 빠지지 않도록 낚시의 끝 안쪽에 있는, 가시랭이 모양의 작은 갈고리

한번 물면 빠져나갈 수 없는 낚시바늘과 같이 한번 의제로 올라가면 다른 FTA협상에서도 거론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투쟁도‘한의사’ 직종 하나를 빼는 것이 목표가 돼서는 안 되며 한미FTA협상 저지가 목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인도 행사에 참여해 한의계의 자격 상호인정 저지투쟁을 조언했다. 변영주 감독은 한미FTA협상이 체결될 경우 연 150편이 제작되던 한국영화가 30편으로 줄어들 수 있음을 상기시켰다. 양기환 영화인 대책위원회 사무처장은 한미FTA협상의 3각동맹인 보수언론과 친미정관계인사, 재벌에 맞서 진검승부를 제안했다.

오종열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오종렬 상임의장은 “미국은 캘리포니아주 일부 농가가 제주밀감과 맛이 비슷한 밀감을 생산한 뒤 한국에 개방을 요구했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면서 “한의학이라고 해서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오 의장은 또한 “미국이 전기, 가스, 교육 등의 분야를 절대 손대지 않겠다고 약속했는데 지난해 12월 협상에서 전기분야에서 가장 기술력이 좋은 한전기공의 개방을 요구했다”면서 “손대지 않겠다는 미국의 말은 모두 거짓”이라고 폭로하기도 했다.

한의계인사로는 유기덕 한의협 전 수석부회장이 연단에 올랐다. ‘국민건강권 파괴하는 한미FTA협상 즉각 중지하라’는 구호로 연설을 시작한 유 전 수석은 “한의사 개방논의가 어느날 갑자기 온 것이 아니다”면서 일일이 개방협상의 진행과정을 예시했다. 따라서 그는 정부가 반성할 부분도 있지만 한의계도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건강보험으로 첩약 하나 지어주지 못할 정도로 치료의학으로 내실을 기하지 못해 한의학을 국민과 철저히 괴리시켜왔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위기 속에서 기회가 다가오는 법”이라면서 “국민정신과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에 (승리에 대한) 의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오늘의 사태에 분노하지 않는 자는 한의학을 사랑하지 않는 자”라고 단언하고 연설을 마무리지었다.

이날 행사는 문화공연인만큼 노래패의 문화공연이 연설 전후와 중간중간 열렸다. 경원대한의대의 ‘한가락’, 경희대한의대의 ‘얼패’, 부산 청년한의사회 등이 투쟁의식을 고취시키는 노래를 불러 추위를 녹여줬다.

문화한마당은 ‘한미 FTA저지 한의계 공동 대책 위원회 출범 선언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이날 행사는 한의사와 한의대생이 주최하고 시민단체인사들이 찬조연설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지만 내용은 한미FTA협상 자체를 중단하지 않으면 한의사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에 모아져 이후 한의계의 투쟁방향을 가늠케 했다.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행사외에도 앞으로 계속해서 한미FTA저지를 위한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김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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