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의 젊은 힘, 지역보건의 참 일꾼(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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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의 젊은 힘, 지역보건의 참 일꾼(11)
  • 승인 2007.01.1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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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한의학연구원과 공중보건의사의 경계속에서

연구원에 근무하는 공중보건의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동료 공중보건의사 사회뿐만 아니라 선후배 한의사들 사이에서도 조금은 남다른 의미를 지니는 것처럼 보인다.
설립과정에서 한의계의 염원이 담긴 정부출연 연구기관에서 한의학을 연구할 수 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연구원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이 그 큰 부류이다.

그러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연구원에 파견 나와 있는 나로서는 선후배 한의사에게는 연구원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으로, 연구원 내 동료들에게는 한의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으로 설정되는 내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이에 대한 답변이 무엇이든 간에 이러한 질문에 부딪치게 되면 연구원과 한의과 공중보건의사 사이에 어느 하나에 속하지 못하는 불분명한 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중보건의사와 연구원 사이를 넘나들며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것은 다른 공중보건의사가 느낄 수 없는 일종의 특권일 수 있다는 자족감을 느끼기도 한다.

■ 연구원의 설립과 발전과정을 지켜보며

연구원의 역사를 살펴보면, 1994년 3월 보건복지부 산하 한의학연구소로 설립되었다가 97년 한의학연구원으로 승격되었고 이후 2004년 과학기술부 산하 산업기술연구회로 이관되어 2006년 3월 과학기술부 산하 기초기술연구회 소속으로 변경되었다.
93년도 한약분쟁을 비롯하여 설립과정에 있어 우여곡절이 많았고 그 과정 속에서 한의계가 기여한 의미를 모르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그 때의 공로를 13년이 넘는 지금까지 주장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아닌가 싶다.

과거 한의계는 각종 국가정책이나 연구개발사업에서 소외당한 사례가 많았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의계가 한의학연구원에 대한 비판적 지지라는 방법을 통해 한의계 스스로 한의학 연구에 대한 자신들의 의견을 발현하고 있으며 이점에 대해서는 연구원 스스로도 그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만 할 것이다,

■ 임상의사가 아닌 연구자로서 살아간다는 것

연구원에 근무하는 한의사는 총 22명이다. 정식 연구원으로 입사한 한의사가 16명이고 충남도청 소속으로 연구원에 파견 나온 공중보건의사가 6명이다. 연구원을 구성하는 전체직원이 160명 정도가 된다고 볼 때 22명이라는 수치는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님에 분명하다.
연구원 내에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있지만 어느 전공자들보다도 한의학 전공자가 많은 점은 지금의 연구원이 생의학적 연구를 넘어서 한의학적 연구를 위한 방향설정에서 결코 어긋나 있지 않음을 반증하는 것이라 하겠다.
더욱이 최근 2~3년 사이에 90년대 학번의 한의사들이 급증한 것을 보면 연구원에서 연구한다는 것은 개인적 차원을 넘어서 한의사로서의 사회화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중에는 개원의로서 임상가에 있다가 연구원에 들어온 사람이 있는가하면 학교에서 연구하다 더 나은 연구환경을 찾아 연구원에 들어온 경우도 있다. 연구원에 오게 된 이유야 각기 다르겠지만 한의학에 대한 열정만큼은 자웅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각자의 업무에 충실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 제기하는 연구원의 성과에 대해서는 연구원의 임계규모가 늘어난 것이 최근 2~3년 사이고 아직 한의학 기초연구를 위한 투자가 적었다는 점을 살펴볼 때 조금 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맛있는 밥이 되기 위해서는 적당히 뜸이 들어야하는 것처럼 좋은 연구 성과를 얻으려면 시간과 인내가 필요한 것임은 누구나 인지하는 바이다.
이는 연구원의 성과가 1회적 산출(output)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의학계의 성과(outcome)로 이어지고 국민보건향상이라는 영향력(impact)을 발휘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일 것이다.

■ 나무를 넘어 숲을, 숲을 넘어 산맥을 보는 사람을 기대하며

93년도 한약분쟁을 비롯하여 각종 한의계 내외의 문제를 거치면서 한의사들 스스로 사회화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고 더욱이 90년대 학번 한의사들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더욱 강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연구원의 문을 두드리는 한의사와 한의대생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한의학 연구에 대한 열정을 직접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들이 나무를 넘어 숲을 보고, 숲을 넘어 산맥을 바라보는 혜안으로 한의계를 이끌어 나갈 때 한의학의 미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보건의료가 밝다는 점은 자명한 사실일 것이다.

한창연
▲04년 원광대 한의대 졸업 ▲04년 원광대 부속 산본한방병원 일반수련의 ▲현 한국한의학연구원 혁신전략팀 한의과 공중보건의사(충청남도 소속) ▲06년 제20대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한의과 정책·공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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