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연재생한의원입니다. 이 칼럼을 통해서 저희 한의원의 화상, 욕창, 피부괴사 등의 치료 사례를 여러 번 소개해드렸습니다. 저희는 침과 한약 연고 드레싱의 두가지 방법으로 상처를 치료하고 있습니다. 상처 치료에 있어서 적절한 드레싱이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연고 드레싱만 해도 상처 치료가 가능하지만, 침 치료만으로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보조적인 수단으로 침치료의 영향도 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침이 상처치료에 있어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중에 통증과 관련된 논문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환부 자침 방식
저희는 상처 부위 위에 여러 개의 침을 자침하는 방식으로 침치료를 합니다. 경혈 자침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치료의 목표지점이 대부분 근육, 인대 같은 피하조직이 아닌 피부이기 때문에 길이가 짧고 가는 수지침을 주로 사용합니다. 몸통, 다리 등에 있는 깊은 화상에 자침할 때는 30mm 길이의 호침을 사용합니다.
체코의 의사인 Anna Loskotova는 1983년부터 외과병동과 물리치료실에서 화상 환자에게 침치료를 시행하고, 그 성과를 정리해서 논문(Loskotova, A. & Loskotova, J. The use of acupuncture in first aid of burns—Clinical report. Burns 43, 1782–1791 (2017).)을 발표했는데, 여기에서는 환부에 직접 자침하지 않고, 합곡, 곡지, 열결의 경혈점 30분간 일 2회 자침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했습니다.
1983년부터 2015년까지 1008명의 화상 환자에게 화상 초기부터 침치료를 같이 시행했고, 침치료를 함께 받은 환자가 침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에 비해서 진통제나 진정제를 덜 사용했고, 화상의 깊이가 더 깊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침의 상처 진통효과
그러면 침치료가 정량적으로 얼마나 진통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 2014년 터키에서 발표한 실험 논문(Abali, A. E., Cabioglu, T., Ozdemir, H. & Haberal, M. Interactive effects of acupuncture on pain and distress in major burns: An experiment with rats. Burns 41, 833–842 (2015))이 있어서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총 32마리의 쥐를 8마리씩 4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했습니다. 모든 쥐를 첫날 마취한 후에 배를 면도하고, 격일로 드레싱을 교체하며 7일간 관찰했습니다. B7그룹은 배에 심재성2도 화상을 입혔고, BA7그룹은 화상을 입힌 쥐에 격일 간격으로 침치료를 병행 했습니다. S그룹은 대조군으로 마취, 면도, 드레싱까지만 동일하게 하고 화상을 입히거나 침치료를 하지 않았습니다. SA그룹은 S그룹과 동일하게 처치하고 격일로 환부에 직접 자침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이렇게 실험군을 나눠서 연구자가 쥐의 활동 양상을 분석해서 통증점수를 평가해서 기록했습니다.
S그룹과 B7그룹을 비교하면 화상의 통증이 얼마나 심한지를 알 수 있고, B7그룹과 BA7그룹을 비교하면 화상으로 인한 통증을 침치료가 감소시켜주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S그룹과 B7그룹을 살펴보면 통증 점수가 2배가량 차이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B7그룹의 초기 통증 점수는 3점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침치료를 한 BA7 그룹은 B7그룹보다도 통증 점수가 낮았고, 화상을 입히지 않은 S 그룹보다도 통증 점수가 낮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날짜별로 통증 점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살펴보면 화상을 입힌 B7그룹은 초기에는 4점이 넘는 높은 통증 점수를 보였고, 3일만에 3마리의 쥐가 죽기도 했습니다. 반면 BA7그룹은 안정적으로 낮은 점수를 기록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실험이고, 통증 점수 평가에 주관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침치료가 근골격계 통증, 신경통 등의 여러 통증 치료 뿐만 아니라 화상 등의 외상 통증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다음번에는 침치료의 상처 회복 효과에 대한 논문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상호 / 자연재생한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