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8주년 기념 특집기획] 한약의 가치, 다시 보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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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8주년 기념 특집기획] 한약의 가치, 다시 보자(1)
  • 승인 2007.07.1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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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한약처방 환자치료에 빨간불

1. 한약처방은 한의치료의 보루

■ 한약처방이 준다

최근 한의계의 화두는 온통 동네한의원 살리기라고 할 정도로 이에 대한 대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중에서도 보험급여범위의 확대, 본인부담금 기준금액의 상향 조정, 한약Ex제의 개선 등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마디로 보험총진료비 중에서 한의원의 비중을 높이자는 취지라 할 수 있다.
이런 정책적 흐름이 채택되기까지에는 보험의 비중 확대로 한의원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돼야만 한의원의 경영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한의계 구성원의 묵시적 합의가 작용했다고 보여진다.

사실 보험은 한의원 진료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보험비중의 증가는 각종 통계지표에서도 분명히 확인된다. 지난 10년간 건강보험의 외래 진료일수와 외래 총진료비에서 한의분야가 매년 두 자리 수 이상 증가실적을 기록해온 것만 봐도 보험의 중요성이 실감난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건보수입은 정체 내지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건보수입과 함께 비슷한 비중으로 한의원 경영을 지탱해주는 일반환자수입도 감소추세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반환자수입 가운데 한약을 통한 수입이 상당부분을 차지한다고 봤을 때 다빈도 약재이자 수입약재인 감초의 수입물량 감소는 일반환자수입이 감소한다는 단적인 증거로 거론된다. 장욱승 씨(경기 경희용정한의원)는 지난해 12월 한의학미래포럼에서 열린 한의계 경기에 대한 진단과 전망에서 “일반환자 즉 한약에 대한 전체 수요는 정체돼 있다고 볼 수 있으며 개별 한의원의 수입은 계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망했다.

한방병원의 진료실적도 정체 내지 감소 경향이 엿보인다. 모 한방병원의 경우 최근 몇년간 입원환자만 현상을 유지하고 있을 뿐 외래환자는 가파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이런 통계결과에 따라 한의계 경영전문가들은 한의원과 한방병원을 막론하고 의료기관의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는데 이견이 없었다. 그중 가장 큰 원인이 한약의 수요 정체 내지 감소에 있다는 주장이 적지 않았다.

■ 의료환경 악화가 수요 감소의 주범?

한의계관계자들은 한약의 수요가 줄어드는 원인을 대체로 한의의료환경의 변화에서 찾는 경향을 보였다. 국민의 건강에 대한 태도가 치료보다 식이와 운동요법에서 찾는 방향으로 이행되고 있다든가, 건강기능식품과 비타민 등 영양제라는 대체재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병원의 대형화로 환자 쏠림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상이나 한방병원 만성질환 입원환자가 감소하는 현상 등이 한약처방의 감소를 재촉하는 요인들로 거론된다.

보다 내재적인 원인들로는 첩약에 대한 욕구 감소, 한의의료에 대한 불확실성, 건강보험 위주의 한의의료기관 경영 방식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그러므로 근본적인 책임은 한의사에게 있다는 지적이다. 의료계의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의료인인 한의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모든 원인이 환경의 탓일 수만은 없다는 것이 다수의 한의사들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이른바 내재적 원인론이다. 모 한의대 교수가 한의의료기관 경영난이 국가경제의 불황 탓이라기보다 한의학에 대한 신뢰 저하가 주원인이라고 지적한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

■ 개개한의사도 책임 있다

한의사는 침 치료와 함께 한약을 매우 중요한 치료수단으로 활용해왔다. 한약은 치료효과가 빠르나 지속성이 떨어지는 침 치료를 보완해 근본치료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의사에게 가장 선호되는 치료수단이다. 그래서 지금도 한약은 임상과 경영 등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위상을 점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한약의 가치는 퇴색해 한약의 가치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미래지향적이지 못한 행위로 비쳐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비싼 약값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줄까봐 한의사가 적극 권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간혹 일부 한의사의 처방능력에 대한 불신도 한약처방의 기피를 부채질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심지어는 제형이 개발됨에 따라 한약의 기능이 점차 축소돼 갈 것이라고 공공연히 주장하는 한의사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한약의 위상 저하는 한약분쟁과도 맥이 닿아 있다. 한약분쟁 이후 치료의학을 강조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한약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측면이 없지 않았다.
한약은 한의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치료수단이다. 한약처방은 한의의료의 마지막 보루로서도 손색이 없다. 오히려 한약이 더 빛을 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한의학의 치료효과 제고는 물론 한의의료기관의 경영을 위해서라도 한의사 스스로 한약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며 다양한 질환에 적극 처방하는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계속>

민족의학신문 김승진 기자 sjkim@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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