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전 교육과정 막판 조율 여부에 관심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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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전 교육과정 막판 조율 여부에 관심집중
  • 승인 2007.07.2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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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의 정체성과 한의계 컨센서스 확보가 관건
조만간 한평원 주관 공청회 개최 … 의견수렴 시험대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육과정안의 내용과 절차에 대한 한의계 내의 이견이 쉽게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권위 있는 단체가 나서 거중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한의계는 그간 몇 차례에 걸쳐 신상우 교수(대구한의대 병리학)가 연구한 부산대 한의전 교육과정안 중간보고서 내용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개별 분과학회 중심으로 단편적인 의견만 쏟아냈을 뿐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견지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데는 그다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11일 분과학회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열린 한의협 국립한의전 협력위원회 회의에서 각 분과학회는 교과목 시수, 배치와 교과목별 학습내용 및 학습목표 등 주어진 질문에 답변하느라 전체적인 측면에서 문제점에 접근하지 못해 과목이기주의라는 비판을 받아야 했지만 교육과정안이 한의학의 정체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은 상당한 타당성을 지닌 지적으로 평가된 바 있다.

특히 한의학적 소양을 뒷받침할 과목이 절대 부족함으로써 철학 없이 기술적으로 접근됐다는 지적은 어떤 식으로든 연구자와 부산대측이 수용해야 할 과제라는 공감대를 불러일으켰다.
한의계의 한 관계자는 “교육과정안이 미국의 플렉서너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양방식 4+4제의 교육과정에 지나치게 함몰된 나머지 한의학의 정체성을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의학적 소양을 뒷받침하는 과목으로 동양학, 한문, 중국어 등을 거론하고 한의학입문시험 선수과목이나 한의학입문시험에 한문을 추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의학 소양 부족 부분에 대해서는 신상우 교수도 공감을 표시했다. 신 교수는 입학전 교육프로그램인 Hidden 커리큘럼이나 ‘현대연구동향’과목에서 한문과 중국어를 집중 교육하고, OMEET에서 동양학과 한문을 추가하면 동양학 소양 부족론은 어느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체성 못지않게 한의계의 컨센서스 부족도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 연수교육 및 교육과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충열 교수(경원대 한의대)는 “한의계 안에서 한의계와 함께 일을 진행하지 않은 점이 부산대 연구팀의 가장 큰 실책”이라면서 한의계내 대화의 필요성과 시뮬레이션할 것을 제안했다.

한의학계의 우려는 초기 모델이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부산대의 교육과정이 조만간 한의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11개 한의대의 교육모델로 될 것이 뻔한 상태에서 잘 짜여진 표준 교육과정도 없이 진행될 경우 추후 수정이 어렵고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상우 교수는 “실증적 근거 없이 설만 난무하는 상황에서 시뮬레이션을 하자고 주장한 것은 고무적”이라고 밝히고 그 시한을 교육과정안이 확정되는 8월말까지로 예시해 미세조정의 가능성을 높여줬다.
그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한의학의 정체성 문제와 학생에게 미칠 혼란 정도 등을 측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부 의견의 접근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사안에서 얼마나 의견이 조율될지는 미지수라는 게 한의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교과과정을 확정지어야 하는 8월말까지는 물리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더우기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가 쉽지 않은 한의계 의사결정 구조도 문제다. 어느 단체도 책임은 지지 않고 변방에서 변죽만 울리는 것으로는 희망사항에 그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뭔가 이견은 있는데 문제를 지적하는 측에서 이론적 틀을 숙지하지 못했거나 책임있는 공론의 장을 주선하지 못하는 무기력증이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중 공개적인 논의의 장 문제는 한국한의학교육평가원(원장 안규석)이 한의협 국립한전원 협력위원회 주최의 토론회 참가 요청을 수락하면서 해소될 전망이다.
그러나 토론회가 열린다고 의견이 수렴된다는 보장도 없다. 종합적인 시각에서 접근하기보다 자신의 이해관계만 앞세우면 결과는 뻔하다는 것이다.

안규석 한평원장은 “6년제가 4년제로 되면서 이미 한의학의 정체성은 훼손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면서 “다만 4년제 한의학교육의 현실을 인정하고 자기 과목에 대한 미련을 버리면 이견은 금방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처럼 공론의 장에 나선 한평원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한의계의 의사를 하나로 모아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민족의학신문 김승진 기자 sjkim@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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