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질환
사마귀는 사마귀바이러스(HPV: Human papiloma virus)에 의한 감염질환으로 대개 면역력이 약한 틈을 타 손, 발, 얼굴의 표피층에 증식을 한다. 사마귀 이환 후 환자의 50% 정도는 1~2년 안에 자연치유가 되나, 그렇지 않은 경우는 오랜기간 동안 레이저나 냉동요법으로 제거해도 자꾸 재발하고 더 심해져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을 유발하는 골치 아픈 질환이다.
예부터 한의학에서는 사마귀를 우췌(우贅 : 군더더기살), 후(후 : 무사마귀), 지(지 : 사마귀), 천일창(千日瘡)이라 하여 원인을 풍열독사(風熱毒邪)로 보고 한약탕제, 침구요법, 외용제를 이용하여 꾸준히 치료해왔으나, 최근에는 전체질환 중 사마귀에 대한 비중이 전무하므로 한의원에서의 치료나 수요가 거의 없는 상태이다.
■ 면역반응거쳐야 낫는 병
그러나 사마귀는 바이러스성 피부질환으로 단순히 점빼듯이 제거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라 체내 면역기능강화로 인한 면역반응을 거쳐 바이러스가 제거되어야만 저절로 사라지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바로 여기에 한방치료의 강점이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시행되는 사마귀치료는 크게 두가지로 보고 있다.
첫째는 레이저, 냉동요법, 전기소작법, Bleomycin주사요법, 각질연화제 등을 이용한 물리적제거요법이며,
둘째는 DNCB, Cimetidine계 양약복용, 한약탕제, 침구요법, 봉약침을 이용한 약침요법, 프로폴리스, 무화과나무잎즙, 율무, 암시요법 등의 면역기능 증강을 이용한 면역요법으로 나뉜다.
■ 한방치료가 가장 효과적
치료의 효과나 부작용을 고려한다면 둘째의 면역요법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방법으로, 그 중에서도 한약탕제와 침구요법을 통한 오장육부의 조절로 면역기능을 증강시키고, 봉약침과 외용제를 이용하여 부분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한방치료가 사마귀치료에 가장 효과적으로 본다.
사마귀는 임상상 크게 4가지로 분류한다. ▲편평하게 생기고 얼굴에 많은 편평 사마귀 ▲우리가 흔히 보는 손가락, 발가락에 있는 심상성 사마귀 ▲손바닥과 발바닥의 수장족저 사마귀 그리고 ▲성기주변에 발생하는 성기 사마귀 등 4가지로 나뉜다.
특히, 한방요법은 단순히 제거요법이 아니므로 편평 사마귀는 한관종, 비립종, 섬유성연우(쥐젖), 지루성각화증(검버섯) 그리고 족저 사마귀는 티눈과 같은 유사질환과 엄격히 구별해야 한다.
■ 명현반응 거치면서 증상 소실
사마귀는 감염에 의한 바이러스성 피부질환인 만큼 치료과정 중 독특한 Life Cycle을 나타낸다. 잠복기로 한동안 지내다가 체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증상이 심해지고 다른 부위에 까지 번지는 시기를 길게 나타내며, 이후 한의학에서 말하는 명현반응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면서 저절로 사라지게 된다.
명현반응은 면역반응과 유사한 반응으로 사마귀는 반드시 이 반응을 거쳐야 깨끗이 치료가 된다.
따라서 사마귀의 한방치료시 이러한 예후를 환자에게 미리 자세히 설명하여 이후 면역반응이 나타날 때 환자가 당황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사마귀한방치료의 예후는 면역반응(① 전보다 크기가 커진다 ②색이 붉고 부풀어 오른다 ③다른 부위에 자잘한 사마귀가 나타난다 ④간혹 가렵기도 한다)이 나타나면서 대개 1~3달 사이에 치료가 가능하며, 이러한 반응이 없을 경우는 4~6달 이상의 장기간이 걸릴 수 있다.
한방치료에 있어서 한약탕제는 단순히 사마귀의 원인을 풍열독사로 보고 처방하기보다는 현재 환자의 몸 상태와 체질에 맞는 한약을 변증하여 처방하는 것이 좋으며, 침구치료나 봉약침을 이용한 치료에 있어서 사마귀의 개수나 정도가 심할 경우는 가급적 처음 발생한 부위를 위주로 환자의 허약정도에 맞추어 적절히 자극을 주면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약연고는 가뢰과의 곤충인 반묘를 응용하나 오랜 기간 사용하면 피부에 물집이 생길 정도로 유독하므로 항상 주의를 요한다.
그동안 한의원에서 외면했던 사마귀라는 질환을 다시 한 번 돌이켜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며, 사마귀치료에 있어서 어떤 치료법보다 우수한 한방요법이 향후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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