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 간 독성 이어 이번엔 ‘도핑 약물’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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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 간 독성 이어 이번엔 ‘도핑 약물’ 수난
  • 승인 2008.01.1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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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영화 ‘우생순’서 한약 싸잡아 금지약물로 표현

이번에는 도핑 약물이 문제로 떠올랐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여자핸드볼 결승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 ·사진)에 한약이 도핑 약물로 표현된 것이다.
개봉 첫 주 만에 관객동원 1위를 차지하는 등 화제로 떠오르고 있는 영화에서 ‘한약’이 MBC TV 뉴하트에 연이어 부정적으로 비추어져 과연 한의사협회가 어떠한 대응을 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가 된 장면은 한약을 먹은 여자핸드볼 선수가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되고 담당 조사관은 “소변검사에서 스테로이드하고 에페드린 성분이 검출됐다”며 “한약 먹으면 안 되는 것 모를 리 없다”는 등의 발언을 한 내용이다.
도핑(doping)은 “운동경기에서 체력을 극도로 발휘시켜서 좋은 성적을 올리게 할 목적으로 선수에게 심장흥분제·근육증강제 따위의 약물을 먹이거나 주사 또는 특수한 이학적 처치를 하는 일”을 의미하는 것으로 “한약은 해당 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다. 이미 마황에 함유돼 있는 에페드린 등 일부 성분은 이러한 작용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있기 때문이다.

도핑 약물은 워낙 다양하지만 스테로이드제나 (중추신경)흥분작용 약물·근육강화제·이뇨제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으며, 한약도 이러한 작용을 나타내는 것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10여년 전 이응세 당시 상지대한의대 교수(현 서울 강남구 예한의원장)는 한국체육과학연구원팀과 함께 한약 중 도핑검사상 금지약물에 속하는 한약재를 정리해 놓은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논문에 따르면 백약자, 백굴채, 우신, 마전자, 여송과, 마황, 반하 등의 약재는 도핑검사에 걸리는 한약으로 분류돼 있다. 그러나 이 약재가 포함돼 있어도 보중익기탕, 십전대보탕, 쌍화탕, 생맥산 등의 엑기스 처방은 양성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가미오적산, 가미반하백출천마탕 등 탕약 처방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마황과 마전자가 들어있는 가미평진건비탕, 가미음양쌍보탕 등의 처방은 양성반응이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 결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약이 모두 동일한 것으로 취급되는 것은 한의학을 국민들에게 알리는데 한의계가 얼마나 무성의했나를 여실히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화에서는 오소리나 두더지 같은 동물류로부터 양방의약품의 문제까지 지적돼 있다. 단지 양약은 ‘스테로이드제’·‘호르몬제’와 같이 구체적인 약물을 지칭한데 반해 ‘한약’은 그냥 ‘한약’으로 뭉뚱그려 표현됐다는 것이 문제다. 한약은 해로운 것으로 인식되기 충분했다는 것이다.

이번 영화도 뉴하트 때와 같이 과연 영화사로부터 사과를 받아내고 문제의 부분을 삭제한 후 상영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한의사협회 김수범 부회장은 “변호사의 법률적 자문을 구해 신중하게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jemin@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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