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은 주류 의학의 자리를 서양의학에게 물려주는 데서 나아가 자신의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당시 한 한의사의 표현을 빌리면 식민지는 한의학에게 “하늘을 쳐다봐도 별 하나 볼 수 없는 캄캄한 밤” 그 자체였다. 한의학에게 식민지는 고통이었고, 한의학은 식민지를 ‘앓을’ 수밖에 없었다. <책 중에서>
그러나 한의학은 결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식민지를 거치면서 전통한의학에서 보다 발전한 ‘근대한의학’ 이라는 모습을 갖추게 됐으며 서양의학과는 차별화된 의학적 가치를 우리에게 일깨워주게 됐다.
이 책은 여인석 연세대 의과대학 의사학과 교수를 비롯해 김남일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교수, 양정필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사, 그리고 이꽃메 상지대 보건과학대학 간호학과 교수 등 총 6명이 식민지 시기 한의학에 관한 연구의 결과들을 집대성한 것이다.
특히 ▲제1부 정책과 대응 ▲제2부 인식과 수용 ▲제3부 정체성 형성 ▲제4부 한약과 근대화 순으로 구성돼 식민시대 우리 한의학이 처한 시대적 환경에서부터 한의학 교육기관과 한의사단체의 등장 배경, 한의학과 서양의학의 상호 인식과 수용의 과정, 그리고 한의학을 둘러싼 근대화 과정에서 나타난 사회적 현상들까지 각 집필자의 학문적 견해와 이론을 바탕으로 다양하고 순차적으로 구성돼 있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또 한의학 전공자에게는 한의학이 식민시대 어떠한 역사적 굴곡과 환경에서 살아남았는지를, 서양의학을 공부하는 이들에게는 한의학의 근원과 성장에 대한 좀 더 친숙한 이해를, 역사학도에게는 한의학과 관련된 실증사학을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값 2만원(310쪽)
문의 02)6366-0511
저작권자 © 민족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