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소풍’ 출간한 지봉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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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소풍’ 출간한 지봉수 원장
  • 승인 2009.06.2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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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노래가 한 편의 시가 되다

흔히 시는 단 몇 문장에 불과하지만 그 짧은 글귀에는 한편의 장편소설과 견줄 만한 시인의 오랜 사색의 시간이 담겨 있다고 한다.
한섬아이라는 필명으로 인터넷 카페에서 활동하던 지봉수 원장(강원도 동해시 한섬한의원·사진)이 최근 시집 ‘소풍’을 발표했다. ‘소풍(176쪽·도서출판 한솜)’은 천상병 시인의 ‘귀천’의 한 대목에서 모티브를 얻은 제목으로 자신을 비롯한 주변사람들의 일상 속 모습을 노래하고 있다.

지 원장이 시를 쓰게 된 계기는 몇 년 전 지역신문에 칼럼을 연재하면서부터다. 칼럼을 쓰며 긴 문장보다 짧고 단순한 문장이 오히려 더 깊이 있고 함축적인 의미가 있으며 여운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때부터 짧은 문체의 묘미를 맛본 지 원장은 그 특기를 살려 시를 쓰기 시작했다. 조금씩 습작한 시들은 인터넷에 올려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고 매 작품마다 누리꾼들이 댓글 형식으로 참여하는 온라인 품평회가 탄생했다.
그의 시들은 동네에서 술 먹은 이야기부터 다이어트, 호박전, 장가 못간 친구이야기 등 그와 그의 주변사람들의 소소하고 다양한 일상을 소재로 하고 있다.

“세상에 / 나 같은 놈 없다고 / 날 만난 건 행운이라고 / 마누라에게 소리치지만 / 울 딸에게는 나 같은 놈 / 택도 없다네” (‘날 만난 건 행운이라고’에서)
그의 시를 읽다보면 투박하고 직설적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때로는 부부관계의 은밀한 부분부터 시장좌판 취객의 주정까지도 가공하지 않고 자연스레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투박하지만 진솔하고 세련되지 않지만 일상을 보는 섬세함이 있다.

여기에는 소시민의 애달픈 삶이 공존하기에 시를 접하는 이들은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공감하고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다. 마치 우리가 느끼한 스테이크보다 얼큰한 순대국밥과 된장에 찍어 먹는 풋고추가 더 맛있듯이….
또한 그의 시를 읽다보면 반전의 매력이 작품 곳곳에 숨어있어 웃음을 자아내게 하고 매 작품마다 누리꾼들이 달아놓은 댓글 역시 재기발랄함이 넘쳐 시를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 원장은 앞으로 ‘소풍 2’를 집필할 계획이다. “저의 시가 전문시인이 보기에는 규격과 함량이 한참 모자라겠지만 저의 시에서 삶의 미소와 희망을 발견한다는 분들이 있는 한 앞으로도 시를 쓸 생각입니다.”
마음먹은 일이 뜻대로 안되고 사는게 힘겹기만 한 당신. 비오는 날이면 괜시리 소주와 삽겹살이 땡겨 돼지고기 한 점에도 행복해질 수 있는 당신에게 시집 ‘소풍’을 추천하며 비록 세파에 찌들어 힘들고 외로운 삶이지만 그 안에서 희망을 노래하는 지 원장의 시들이 우리네 삶 속 조그마한 위로라도 될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

민족의학신문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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