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Ⅳ] 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만드는 힘 …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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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Ⅳ] 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만드는 힘 … 스토리텔링
  • 승인 2009.07.1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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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 희망주기 프로젝트 - 한의학에 날개를 달아주자IV

눈으로 뒤덮인 알프스의 산자락에 위치한 마을 에비앙에 신장결석을 앓고 있던 한 후작이 요양을 하고 있었다. 그 후작은 어느날 우연히 마을의 한 주민으로부터 마을에 있는 우물물을 마시면 건강해진다는 말을 전해 듣고, 그 물을 마시게 됐다.
신기하게도 오랜 시간 후작을 괴롭히던 신장결석이 씻은 듯이 나았고 그 놀라운 효능에 감탄한 후작은 우물물의 치료효능을 연구하게 됐다. 그 결과 에비앙의 우물물은 알프스의 만년설이 15년에 걸쳐 녹고 어는 과정을 통해 천연적으로 정화된 물로 풍부한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세계적인 생수인 ‘에비앙(Evian)’은 이렇듯 특별한 이야기(story)를 가지고 있다.
재밌는 것은 처음 에비앙 생수가 시판됐을 당시 누구도 밋밋한 맛의 이 물을 굳이 돈까지 주고서 사려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
판매전략을 고민하던 에비앙의 운영진들은 에비앙에 관련된 위의 설화를 적극 알려 에비앙을 마시면 건강해진다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고 오늘까지 에비앙은 세계적인 명품생수로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특별한 것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스토리텔링’의 비밀이 숨어 있다.

■ 五感을 넘어 감성을 자극하라

현대의 마케팅 전략은 단순히 제품의 이미지와 기능을 보여주는 오감자극 식의 광고에 그치지 않고 스토리텔링을 이용한 적극적 감성(感性)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불가능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유명스포츠스타의 불굴의 의지를 표현한 아디다스의 광고나 청춘남녀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다룬 국내 음료 ‘2%’ 등이 스토리텔링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예이다.
아디다스는 이 광고 이후 처음으로 매출경쟁에서 나이키를 앞섰으며 ‘2%’는 한 때 음료시장을 석권했다.

기업들이 스토리텔링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이유는 이야기가 가진 강력한 효과 때문이다. 미국의 인지심리학자인 로저 섕크와 로버트 애빌슨은 이야기가 지식축적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이론을 통해 “인간의 뇌는 중요한 사실에 대한 기억을 ‘이야기 형태’로 저장하기 때문에 뇌의 측두엽에는 이름이나 얼굴을 저장하는 영역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이야기를 저장하는 영역’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저장된 이야기는 단순히 이름이나 단어 같은 맥락이 없는 피상적인 것들이 아니라 훨씬 기억에 오래 남는 유기적 체계를 가진 한 편의 이야기를 의미한다.
이야기가 제품의 이미지와 맞물려 정서적 일체감과 함께 제품에 대한 각별한 선호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러한 상태를 ‘이야기 도취(narrative transport)’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 알고보면 다양한 소재, 무엇을 선택할까?

한의학은 수천년의 역사를 통해 우리의 일상과 밀접한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있다.
한의학적 콘텐츠를 스토리텔링 전략에 적용해 본다면 다양한 시도가 가능할 것이다.
어머니의 병을 고쳤다하여 이름 붙여진 익모초(益母草), 복용하면 몸이 가볍고 머리가 맑아져 신선이 되어 하늘문을 날아다닌다는 천문동(天門冬) 등 스토리텔링에 적용할 수 있는 소재가 충분하다.

과거 드라마 ‘허준’이나 ‘태양인 이제마’ 등도 역사 속 명의 이야기를 통해 한의학을 홍보한 좋은 사례다. 시대 속 한의사의 활동이나 최근 한의계가 발굴 중인 한계군 이공기 등 새로운 명의의 등장은 한의학 홍보의 활용가치관점에서 볼 때 괄목할만한 시도다.
고전설화의 한계를 넘어 한의계 특유의 문화 역시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의대만의 고유행사인 행림제의 근원이 청렴하고 봉사하는 의료인상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은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부분이며 한의사의 이미지 제고에도 좋은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문진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에피소드는 한의학 특유의 감성과 터치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소재들 가운데 무엇을 선택해 어떻게 가공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효과적인 스토리텔링 전략의 첫 단계가 될 것이다.
한의학을 이용해 효과적인 스토리텔링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스토리텔링의 기술(저자 클라우스 포그 外 2인)’이라는 책을 살펴보면 효과적인 스토리텔링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수많은 소재들을 취합해 데이터화 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후 기업, 즉 한의학의 가치인 민족의학이라는 전통성, 공공의료, 양의학과의 차이점과 우수성 등을 상품의 이미지에 어떻게 귀결시킬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두 번째 단계다.
이 가치를 앞에서 작업한 자료를 가지고 이야기화 하는 작업이 세 번째 단계에 해당한다. 이때 이야기는 메시지, 갈등, 플롯, 등장인물 등 4개의 핵심요소를 이용해 가공하는 기획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 효과적인 한의학 스토리텔링 가공력 필요

간략하게 알아봤지만 한의계가 스토리텔링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한편의 이야기가 국민 개개인에게도 정서적 유대감을 이끌 수 있는 장치개발과 이야기 가공능력의 보유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러한 과정을 거친 한편의 작품들이 어떤 매체를 통해 개인에게 전달되고 효과를 보일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시도들이 수반된다면 한의학 콘텐츠를 이용한 스토리텔링 전략은 한의학 홍보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민족의학신문 최진성 기자 cjs5717@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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