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Ⅱ] 창간 20주년기념 특별기고 - 한방진단기기 개발의 비전과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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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Ⅱ] 창간 20주년기념 특별기고 - 한방진단기기 개발의 비전과 과제
  • 승인 2009.07.17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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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 희망주기 프로젝트 - 한의학에 날개를 달아주자II
한의학의 미래 진단알고리즘 개발이 좌우

한의학은 현대의학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던 반건강 영역의 체계적 건강관리에 주도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고령화/웰빙시대의 예방의학이다. 하지만 미래의학으로서의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현재 한의학 임상이 보다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진단 과학화가 시급히 해결돼야 할 선결과제다. 진단 내용이 객관화 정량화되지 않으면 치료 후 얼마나 호전되었는지에 대한 평가도 모호해진다.

천인상응론, 음양오행론과 같은 시스템적 통찰에 바탕한 이론들을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입증해내기 위해서도 진단객관화는 꼭 필요하지만 그 과정이 어려운 까닭은 한의학 이론의 기반이 되는 ‘기’ 자체의 측정방법이 묘연하기 때문이다.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오감형 진단기기를 통해 이 문제의 해결에 착수하고 있다. 한의학의 사진법은 망문문절 등 인체 오감을 이용하여 기의 편차를 판단하는 진단법이다. 잘 훈련된 한의사의 경우 절정의 정밀도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한의사의 감각 특성에 따라 측정 내용이 달라지거나 기분과 상황에 따라 재현성이 크게 떨어지기도 한다.

오감형 진단기기란 시각, 청각, 촉각 등 방면의 첨단 센서를 이용하여 오감 진단 내용을 정량화해내는 기기를 말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맥진기다.
한의사의 맥진 내용은 매우 다양한 물리량으로 구성돼 있다. 단순히 맥파의 압력과 주파수만 측정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맥파의 폭과 길이, 최대 맥압이 느껴지는 깊이까지 측정을 해야 28맥을 모두 정의할 수 있는 하드웨어를 얻는 것이다.
현재 개발되고 있는 KIOM 맥진기는 정확한 맥진 부위를 찾도록 하기 위해 9개의 FDB 방식의 센서들을 모아 하나로 집적한 KIOM 맥진 센서에 5축 모터를 달아 5가지 방향으로 센서가 움직일 수 있도록 했다.

한의사의 맥진은 맥압의 크기뿐 아니라 폭과 길이, 최대 맥압이 촉지되는 깊이 등 3차원 정보가 필요한데 KIOM 맥진기는 이 모든 물리량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도록 개발된 것이다.
앞으로 성별, 연령별, 체질별 맥진 데이터가 모두 수집되고 맥진 알고리즘까지 완비되면 병원의 CT처럼 한의사의 정확하고 일관성 있는 진맥을 돕는 진단장비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피부 진단기도 시작품을 만들어 데이터 수집 단계에 와 있다. 이 장비는 체질 진단과 체질건강지수의 산정에 필요한 피부의 거칠기와 두께, 탄성도 등 물리량을 측정한다. 센서가 손등 피부를 지나가며 미끄럼 계수를 측정하고, 피부의 두께와 탄성도를 측정한다. 현재 태음인 피부와 소양인 피부를 매우 잘 구분해내는 단계까지 와 있다.
디지털 카메라로 안면 영상을 취득하여 형태와 색깔을 분석하는 안면진단기도 그 알고리즘이 상당히 진척되어 가고 있다.

현재 안면형태로부터 100만개의 변수를 추출하여 체질을 판별하는 알고리즘의 초안이 완성된 상태다. 앞으로 특징점의 자동추출 알고리즘이 완성되면 실용화가 가능할 것이다.
오감형 진단기기 개발 사업은 세계적으로 전례가 없는 새로운 기기를 창조해내는 사업이다. 한의학에 열정을 가진 젊은 공학자와 자연과학자, 한의학자, 의학자 등이 이 사업을 열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한의사의 관심과 애정이 없으면 그 성과를 얻기 어려울 것이다.

처음엔 서양의학도 우리처럼 인체 오감을 이용하여 진단을 했으며, 청진기가 그 대표적 예다. 옛날 의사들은 청진기에서 들려오는 미세한 파동의 변화를 통해 질병을 진단하는 수준이었지만 다양한 영상진단기기, 생화학적 분석법들이 개발되면서 치료영역을 크게 확장시켰다. 한의계도 이처럼 정밀한 진단장비들을 확보해서 한의학의 영역을 확장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대부분의 진단기기들은 이제 막 하드웨어 초기 버전이나 시작품 정도를 만들어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알고리즘을 개발해가는 단계이다.
앞으로 초기 알고리즘을 탑재한 기기가 한방병원이나 한의원을 찾아갈 때, 임상연구를 통해 대량 데이터 확보에 협력하고 함께 알고리즘을 세련되게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한의계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

김종열
한국한의학연구원 체질의학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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