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규제개혁위 이성과 양식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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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규제개혁위 이성과 양식을 믿는다
  • 승인 2010.01.1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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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규제개혁위 이성과 양식을 믿는다

1월14일 열렸던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 회의는 한양방 모두의 관심사였다. 규제개혁위가 한방병원 내 영상의학과 등 단독 개설을 허용할 것이란 얘기가 시중에 나돌았기 때문이다. 양의계는 이런 풍문에 발칵 뒤집혔고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써가며 시정잡배나 다름없는 행태를 보였다. 막말도 서슴치 않았다. 전문가 집단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언어폭력에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다.

양의계 입장은 십분 이해한다. 밥그릇 일부가 날아갈 판인데, 두 손 놓고 허공만 쳐다볼 수는 없을 것이다. 뭔가 대책을 세우고 나름 목청도 높여야 했으리라. 하지만 모든 일에는 금도가 있다. 더구나 양의계는 평소 고고한 표정을 지으며 합리적 이성과 과학적 사고를 입에 달고 다녔다. 그런 만큼, 설령 입지가 좁아질 위기에 처했어도 할 말, 안할 말, 해서는 안될 말쯤은 구별했어야 옳다.

헌데 의협 쪽은 넘어선 안될 선을 넘고 말았다. “한의사들은 현대 의료기기에 대해 일반인보다 조금 나은 상식 수준을 가진 정도” “관련 검사 남발로 국민 의료비가 증가하고 잘못된 치료법(침, 뜸, 부황 등)을 통해 감염 위험성이 높다” 등은 언어 테러이다. 이는 분명 한의사들, 한의계를 무식쟁이 돈벌이에 눈먼 집단으로 폄훼하고 모독하는 언명이 아닐 수 없다. 정상적인 사리 분별력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적어도 숭고한 인간생명을 다룬다는 동업자 의식이 조금이라도 작동했다면 한의계를 그토록 매도할 수는 없다. 이제 국민은 밥그릇을 챙기려 억지 부리고 남을 헐뜯는 양의계 모습에서 그동안의 행동이 위선 아니었을까 의구심을 품을 것이다.

그나마 한의협이 별 대응을 하지 않아 천만다행이다. 혹시라도 발끈해 양의계와 설전을 벌였다면 국민이 얼마나 불안에 떨고 걱정이 태산 같았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규제개혁위 심의위원들도 마찬가지 심정일 것이다. 우리는 심의위원들의 이성과 양식을 믿는다. 억지가 순리를 이길 수는 없다. 심의위원이 바뀌었다 해도, 양의계 등쌀에 밀려 규제개혁위 회의가 연기됐다 해도 한방병원 나아가 동네 한의원 내 영상의학과 등 단독 개설 허용은 순리다. 과학자들은 결코 양의계에 현대 의료장비 독점권을 대여해준 적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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