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공존, 한의학 살 길이다(7) 한약사제도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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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공존, 한의학 살 길이다(7) 한약사제도의 필요성
  • 승인 2010.03.02 11: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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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상 김진주

백유상 김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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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사제도의 필요성
한방의료기관 양극화… 약재 관리 못하는 곳 증가
대형 공동탕전실, 환자와 정확하고 세세한 피드백 불가능

상생 공존, 한의학 살 길이다(7)- 한약사제도의 필요성 

현재 전통의학을 독립적으로 육성하여 대학을 설립하고 면허를 부여하고 있는 국가는 전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 특히 한자문화권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전통의학 중에서 중국과 한국이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은 건국부터 정책적으로 중의학을 육성하여 왔으나 한국은 정부 수립 후 국가 정책보다는 한의학을 인정하고 애용하는 국민적 풍토를 통한 여론에 의하여 한의사제도가 만들어졌다.

역사적으로 한국의 의학 수준은 중국의 아류가 아닌 한국의 풍토에 적합한 의학으로 꾸준히 발전시켜 왔으며 그 결과물이 東醫寶鑑이다. 東醫寶鑑의 체제를 보면 각 항목마다 유효한 처방과 한약재가 기재되어 있다. 비록 內經과 金元四大家의 의학을 인용하여 질병을 설명하고는 있으나 그것은 도구에 불과한 것이며 실제 한국의 임상 현실에서 무수한 질환들을 치료한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의학을 성립시켰다.

과거 한의사는 한약을 채취부터 보관, 수치법제, 탕전에 이르기까지 엄격한 관리를 거쳐, 환자에게 투약하였고 이러한 모든 과정을 자세히 관찰하고 조정하여 치료효과를 높여 나갔다. 90년대 한약분쟁 이후 사회과학자들이 분쟁을 분석한 여러 연구 결과물들을 살펴보면, 한의사들이 강하게 투쟁할 수 있던 배경에는 국민이 한약을 복용하는데 있어서 한의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으며 실제로 많은 한약조제약사가 배출된 이후에도 환자들이 약국으로 이동하지 않은 결과가 이를 증명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즉 국민은 진맥을 잘하고 좋은 한약을 주는 곳을 선호하는 것이다.

비싼 한약재를 구입하여 비치한다고 해서 좋은 한약을 갖추었다고 할 수 없다. 좋은 한약이란 한약의 효능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관리하고 수치와 탕전을 통해 최종 환자에게 투여된 약을 말한다. 투약 후 환자의 징후를 재검증하고 수치와 복용방법을 유지, 또는 조정을 결정하여 치료효과를 극대화를 모색할 수 있는 한의학의 치료 강점이 살아나는 피드백의 중심에 좋은 한약이 위치한다.

현재 한국 한의학의 현실을 살펴보면 東醫寶鑑 수준으로 한약을 다루고 있지 못하다. 한약의 특성을 잘 알고 관리하는 전통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으나 전반적으로 한약에 대한 관리는 소홀해지고 있다. 특히 한방의료기관이 양극화되면서 약재를 직접 수치법제하고 관리하지 못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어려운 법제를 전문적으로 하는 제약회사가 생겨난 것도 이 때문이다.

“진단과 변증에 아무리 능해도 무기와 같은 한약이 부실하면 의학 발전은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대행사업에도 한계가 있다. 원래 수치 후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경우에는 유통 이전 단계에서 철저하게 관리하여 정확한 수치를 시행해야 하지만, 탕전 직전에 행해지는 수치는 한의사와 밀접한 관계 속에 이루어져야 신속하고 정확한 환자와의 피드백이 가능하다. 진단과 변증을 아무리 잘 한다 하더라도 전쟁터의 무기와 같은 한약이 부실하다면 의학 발전이 이루어질리 만무하다.

제형 변화를 하고 좋은 시설을 갖추어 대량으로 제약과 탕전을 하는 대형 공동탕전실에서 이러한 세세한 피드백이 이루어지기는 불가능하다. 한약재의 표준화 작업은 꾸준히 지속되어야 하나 한의사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 한의학의 치료기술을 축적해 나갈 수 있는 매카니즘 역시 중요하다. 한약사제도를 활용하여 이러한 매카니즘을 활성화시킬 경우, 현재 각 한의사 개인이 활용하고 있는 한약의 수치방법과 탕전 및 복용방법이 다양화될 수 있으며, 새로운 포재 제형의 개발도 쉬워져 한의학의 대중적 치료의학으로의 모색을 가능하게 한다. 과거에는 한의원의 넓은 공간에서 직접 구입한 약재를 썰고 수치하여 보관하는 것이 가능했으나 현재는 그 정도 경영능력이 있거나 역사가 오래된 일부 한의원에서만 가능하다. 경영 문제나 의료문화의 변화로 인하여 약재 관리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약사와 협력하여 풀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또한 국가가 공인한 라이센스를 가진 한약사가 한약을 다루면 품질 관리에 대한 책임 소재가 명확해진다. 지금처럼 누가 어떻게 수치한 지 모르는 포장약재를 구입하였을 때 발생하는 부작용과 효능 저하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한의사에게로 돌아오는 것이다. 한약을 재배, 유통하거나 관련 제품을 만드는 제반 과정에 공인된 한약사가 감독해야 함은 물론이다. 또한 의약분업의 정신으로 본다면 한약사와의 협력이, 경영상 이유로 값싼 저질의 약재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간접적인 장치가 될 수 있다.

“한의사는 한약사와 협력하면서 지도적 위치에서 한약을 관리시켜 효능을 높여가야 한다”

모든 한의원에서 한약이 분리되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관리하지 못하거나 더욱 정밀한 한약 관리를 원하는 경우에 이를 한약사에 맡겨 해결하자는 방안이다. 한약의 원외 취급이 한약에 대한 한의사의 인식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한약재에 대한 교육은 오히려 강화되어야 하며 한의사는 한약사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지도적 위치에서 한약을 관리하도록 하여 효능을 높여가야 한다. 치료에 가장 적합한 한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환자의 반응 변화를 피드백하는 과정이 필요하므로 여전히 한의사의 판단과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단지 한약을 직접 관리하기 힘든 것이다.

백유상/ 경희대 한의대 원전학교실
김진주/ 경희대 약학대 한약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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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먹고 2010-03-30 20:57:21
그냥 한약 한의사가 다 가지세요 부탁인데 한약사제도 폐지좀 시키게 간섭좀 그만해주세요
그놈의 한약 먹고싶지도 팔고싶지도 않아요~~ 한약사란 단어 이제 지긋지긋하네요..
한의사님들 잘먹고 부자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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