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소개- 의학: 놀라운 치유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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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의학: 놀라운 치유의 역사
  • 승인 2010.03.0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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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기자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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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학 미래에도 주류의학일까?
신간소개- 의학: 놀라운 치유의 역사

서양의학 미래에도 주류의학일까?
동서고금 치유자들 소개… 인도 아메리카 원주민 의학까지 포괄

의학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길을 같이 해왔다. 오랜 기간 동안 인류가 앓아온 질환을 고치기 위한 의료인들의 역사 또한 치열하기 그지없다. 의학사에 대한 책들은 많지만 기존의 서양 중심적인 의학사에서 벗어나 다른 주요 문화권의 의학과 치유전통을 상세히 소개한 책은 흔치 않다. <의학: 놀라운 치유의 역사>(네모북스刊)는 특히 인도 아유르베다 의학, 음양오행 이론에 입각한 중국의학, 나아가서는 아메리카 원주민 의학까지도 포괄하고 있다.

이 책은 “미래에도 서양의학이 주류의학으로서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것인가, 또한 그것이 과연 인류에게 최선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했다. 이 책의 책임편집을 맡은 로이 포터는 영국의 의학사 교수이자 저명한 역사가로 국내에 <의학콘서트> <2500년 과학사를 움직인 인물들> 등이 번역 출간됐다.

책의 번역과 감수를 한 여인석 연세대 의대 의사학과 교수는 2008년 <한의학, 식민지를 앓다>를 김남일 경희대 한의대 교수 등과 함께 공동 저작해 한의계에도 낯이 익다.

로이 포터는 “우리는 이상한 시대를 살고 있다”고 진단한다. 주요 국가들의 기대수명이 평균 80세에 육박하고, 현대의학은 발전을 거듭해 환자들의 생존율을 높여가는 시대이지만 크고 작은 질병 때문에 현대인들이 병원을 찾는 횟수는 50년 전보다 두 배나 증가했고 이에 따라 의료비 지출은 날로 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종플루를 비롯한 팬더믹(대유행병)의 공포는 커지고 있고 각종 검사의 남발, 고통스런 부작용을 동반하는 ‘독한 약’들에 대한 두려움, 환자가 되는 순간 한낱 ‘질병의 운반자’로 취급당하는 듯한 비인간적 병원환경 등으로 인해 현대의학에 대한 불만이 늘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 중심적인 의료와 우리의 필요에 적합한 의료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로이 포터와 8명의 저자는 먼 과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행해온 치유의 전통을 포괄적으로, 편견 없이 들여다 보라고 독자들에게 권유한다.

이 책이 ‘치유’라는 용어를 선택한 이유는 ‘과학성’을 기준으로 동서고금의 의학에 등급을 매기는 방식으로 역사를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문화권에서 인간이 행해온 다양한 치유활동의 역사를 폭넓게, 그리고 공평하게 기술하겠다는 의미이다.

<의학: 놀라운 치유의 역사>는 고대 그리스 로마에서 현대에 이르는 서양의학은 물론이고 이슬람, 중국, 인도, 아프리카 등 서양 이외의 치유전통까지 살펴볼 수 있으며, 대표적인 치유의 수단인 약물학이나 외과술, 정신의학이라는 특정 분야들이 동서양에서 어떻게 이해되고 다뤄져 왔는지 소개한다. 그리하여 독자는 히포크라테스, 갈레노스 등 서양의학 역사를 이끌어온 주요 치유자들은 물론이고 이집트, 그리스, 인도, 중국, 아메리카 대륙과 아프리카의 고대 치유전통 속에서 활동했던 이들, 대체의학과 보완의학 분야의 치유자들, 군인과 여성 치유자들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몸과 마음을 보살펴온 수많은 인물들을 이 책을 통해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 세계의 다양한 치유전통을 살펴보고, 그들의 공통적 뿌리를 찾고, 서로 다른 치유전통 간에 이루어진 문화 교류의 역사를 더듬으면서 독자는 어떤 하나의 전통만이 의학을 독점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목격하게 된다.

저자는 동양의 전통의학과 서양의 과학적 의학이 인류의 미래를 위해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함으로써 분리보다는 통합의 가능성을 점쳐보려는 의도를 엿보게 한다. 특히 책의 마지막 장에서는 ‘동서양의 만남을 두어 지나치게 기술 중심적이며 비인간적이라고 비판받아온 현대 서양의학의 변화를 요구하는 반의료 문화운동의 역사와 최근의 전개를 살펴보고, 끊임없이 안전성과 과학성을 의심받아온 대체의학과 다른 문화권의 전통의학이 서양에서 제도적으로 공인받고 뿌리내리기 위한 움직임과 그 수용 현황 등을 짚는다.

풍성한 시각자료를 실어 지루하지 않다. <황제내경>에 실린 수백 개의 혈자리를 묘사한 그림을 비롯해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동서양의 고대 의학문헌 속 삽화들, 주요 의학도구들과 수술 장면 등도 담았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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