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화대백과사전 개정 때 교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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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화대백과사전 개정 때 교정 필요
  • 승인 2010.06.1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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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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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바다에서 살아남기(30)- <제명진편> 기록 오류
저작연대 1898년 아니고 1911년
김신근 오류… 민족문화대백과사전 개정 때 교정해야

한의학 바다에서 살아남기(30)- <제명진편> 기록 오류 

지난 주에 이어 <제명진편>의 서문 내용을 소개한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도 <제명진편>이 나온다. <한의약서고>(김신근, 서울대학교 출판부)를 인용했는데 내용은 아래와 같다.
1898년(고종35년) 함태호(咸泰鎬)가 지은 의서. 1책. 필사본. 자서에 의하면, “고종35년 겨울에 이제마(李濟馬)를 만나고 <수세보원내경 壽世保元內經> 1편을 전수받아 3년에 걸친 연구 끝에 이를 기초로 하여 삼음(三陰)·삼양(三陽)·64변역법괘(變易法卦)를 서술하고 침구법(鍼灸法)과 제방법(諸方法)을 합편한 것이다”라고 적혀 있다. 한독의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그러나 함태호의 서문을 보면 <제명진편>을 지은 연대는 1898년이 아니고 1911년 계해년이다. 이는 김신근의 오류 또는 김신근이 참고한 자료의 오류일 가능성이 있다. 사전을 개정할 때 교정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제명진편>의 함태호 자서의 말미에 “신해년(辛亥年, 1911년) 계추(季秋, 음력 9월) 스무날 갑신일(甲申日)에 수성(水城) 함태호(咸泰鎬)가 한북(漢北)에서 쓴다”는 내용이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의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음‧양력 변환 계산을 해보면 1911년 음력 9월20일은 신해년 무술월 갑신일로 나와서 서문과 일치한다(양 1911년 11월10일).

“대홍단이 어디를 말하는지 정확치 않고 동무공께서 금당이라는 호를 썼다는 기록도 아직 보지 못했기에 이들에 대해 연구가 더 필요하다”


서문 초반에 함태호가 공부를 하는 과정이 나온다. “내가 무술년(戊戌年, 1898년) 중동(仲冬, 음력 11월)에 대홍단(大紅壇) 아래에 갔다가 금당(錦塘)이 선생(선생은 이제마)을 만나 뵈었을 때 선생께서 <수세보원> <내경일편>의 책을 주셨다. 이 책을 받아 읽기 시작하여 3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의문(醫門)에 들어있는 근본적인 이치를 크게 깨닫게 되었다.” 1898년 이전에도 의학을 공부하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1898년의 만남이 계기가 되었음을 알 수 있으며 3년 후(1902년)에 큰 깨우침을 얻었다고 한다. 함태호가 <제명진편>을 지은 시기는 1911년이지만 의학을 연마한 시기는 <제명진편>과 함께 언급되는 <보제연설>이 지어진 때(1900년 윤8월)와 거의 일치한다.

그러나 아직 대홍단이 어느 곳을 말하는지 정확하지 않으며 내경 1편이 어느 편인지도 확실치 않다. 동무공께서 금당이라는 호를 썼다는 기록도 아직 보지 못했기에 이들에 대해선 연구가 더 필요하다.

또한 “아! 사람이면서 삼강오상(三綱五常)의 윤리를 바르게 알지 못하면 사람이라 할 수 없듯이 의자(醫者)이면서 오운육기(五運六氣)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의자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비록 보잘 것 없는 학문과 얕은 지식으로 어찌 감히 옛 사람들이 밝혀 놓은 큰 원리에 더할 것이 있겠으며, 또한 어떻게 음양(陰陽)의 법칙과 원리(紀數)를 분명하게 가릴 수 있겠는가!”라고 한다. 함태호가 오운육기를 중요시한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운육기는 <보제연설>에서도 <천지운기>의 항목으로 다루면서 <동의보감> 운기 편의 내용과 같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명진편>은 연월일시(年月日時)를 모두 초지기(初之氣)~육지기(六之氣)의 6기로 나눈 부분도 있으며, 1년의 운기를 8절(節)로 나눈 특이한 내용도 발견된다.

“특이하게 황극경세서초(皇極經世書抄)를 싣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어 제명진편의 내용이 상수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서문 후반부에 “다만 삼음삼양(三陰三陽)과 육십사괘(六十四卦), 그리고 변역(變易)의 법칙을 가지고 새로운 연구방법에 대해 한 권의 책을 대략적으로 저술하여 <제명진편(濟命眞篇)>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또한 약물과 처방, 그리고 침과 뜸의 방법에 대해 간략하게 요약하여 책을 만들었으니, 의문(醫門)의 후학들에게 조그만 보탬이라도 되길 바랄 뿐이다”는 내용처럼 <제명진편>은 육십사괘와 육십갑자를 육효의 변(變)․응(應) 으로 풀어서 침과 약을 적용하려고 노력한 내용이 보인다.

의서로는 특이하게 후반부에 황극경세서초(皇極經世書抄)를 싣는데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어 함태호의 상수학적 관심과 함께 <제명진편>의 내용이 상수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방약의 분류는 운기 외에 상한, 부인, 소아, 잡병문이 있으며 천간약, 지지약, 절기약 등 흔치 않은 내용도 있다. 연주창, 부인혈적, 소아간질, 소아태열, 수은훈방, 각종 대하와 탈항은 따로 기재돼 있다. 이밖에도 진단, 용약, 침법과 관련한 내용들이 가결(歌訣)의 형태로 실려 있다.

이정우/ 동의형상의학 반룡수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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