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고군분투, 한계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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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고군분투, 한계 뚜렷”
  • 승인 2010.06.1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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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기자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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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릴레이 인터뷰(19)- 김경환 한의통증제형학회장
“한의사 고군분투, 한계 뚜렷”
김경환 원장이 한의약계 각 분야 종사자들, 한의계 안팎과 긴밀한 공조와 연대를 강조하고 있다. 


칭찬릴레이 인터뷰(19)- 김경환 한의통증제형학회장 

“한의사는 더 이상 잃을 게 없습니다. 한의계에는 한의사밖에 없거든요. 한의사가 살려면 주변 학문이나 업종과 교류해 외연을 넓혀야 합니다.”

김경환 한의통증제형학회장은 10년 넘게 한의원을 운영하던 평범한 한의사였다. 진료실에 있던 그를 학회 사업에 매진하는 열혈 활동가로 만든 것은 환자를 보면서 느꼈던 한의계 현실에 대한 답답함이다.

“한의사들이 처방하는 제형이 문제인 경우가 의외로 많아요. 근거나 자료가 부족하다 보니 개원의들이 각개격파 식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런 노하우를 공유하는 방법 중 하나가 제형 변화를 통한 약물 표준화입니다.”

한의통증제형학회는 임상가들을 위한 학회인 만큼 회원들 대부분이 개원의이고, 회원들이 공통 조제된 처방을 활용하는 비율도 70%가 넘는다. 활용도가 높은 데는 학회의 표준화된 처방에 따른 각종 제형 변화된 약물들은 어떤 개원의가 처방을 하더라도 일관된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회의 대표적 처방인 제통환의 경우는 양약 만큼 효과가 빠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표준화된 공통 처방은 한의약 치료의 장점인 맞춤처방과는 거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지적에) 동의합니다. 다만 우리가 만들어낸 공통 조제형식은 최고의 방법은 아닐지라도 현 상황에서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지요.”

학회는 한의학 표준처방에 의해 캡슐, 정제, 과립을 만들었고 최근에는 한약 100~120cc 정도를 2~3cc까지 농축하는데 성공했다. 그 상태에서 동결건조하면 양약처럼 250ml, 500ml수준으로 한약 한 첩을 농축할 수 있을 정도로 연구가 돼있는 상태다. 최근까지도 그는 임상 한의사로서 진료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지만 학회 사업이 커지면서 학회 사업에만 매진을 하자며 결단을 내렸다.

“자유롭게 처방을 구사할 수 있는 기존의 한의학적 방법론을 한의원에서 구사하기 위해서는 단미약물, 약물 하나하나마다 제형을 변화해야 합니다. 즉 전탕한 액상이 효능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그대로 농축해 한의원에 원료의약품으로 공급해서 한의사가 단미약물을 혼합해 처방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입니다.” 

또한 올해에는 사향 웅담 등 희귀 약재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처방을 만드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사향을 대체할 수 있는 ‘자향’을 만들어 리뉴얼된 독감약에도 넣었고 대체웅담도 60%정도까지 개발이 완료된 상태라고 한다.

최근 학회는 서울대 약대 천연물연구소, 서울대 학교기업인 (주)한국천연물사이언스, 디앤씨엔지니어링 등과 함께 4자간 MOU를 맺었다. 연구협력을 하겠다는 얘긴데, 여기에는 서울대 천연물연구소 김영식 교수팀이 진행하고 있는 식약청 과제인 한약재 분석사업에 대한 관심이 크게 작용했다. 생약 연구자들이 한약재 지표물질을 연구한 결과를 가지고 학회는 약물제형 변화에 따른 기준으로 참고하게 된다. 단미 농축액을 개발하는 것도 지표물질 결과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귀띔이다.

한의학 연계 분야 활성화돼야 한의사도 살 수 있어
진료 잠시 중단하고 한의통증제형학회 사업에 매진
150종 단미제 농축액 만들어 한의사에게 공급계획


디앤씨엔지니어링과 함께 한방약물을 흡입하거나 코점막이나 피부에 뿌릴 수 있는 형태의 흡입기를 개발했다. 외부 단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지만 천연물을 다루는 연구자들과 한의사들이 바라보는 시선에는 괴리감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김 회장은 “아무리 비용이 들고 같이 개발했다고 해도 전문가 시장에서 지켜져야 할 부분이 있고 일반시장으로 풀려나갈 것이 있다. 이런 부분은 교통정리를 할 생각”이라고 선을 그었다. 

6월6일에는 국제컨퍼런스를 마련해 ‘Flu care 자향독감약’ ‘신감모환’ 등 2가지 종류의 독감약의 효능에 대해 마사히코 구로가와 일본 규슈 보건복지대 교수의 실험논문을 통해 발표했다. 학회 출범 당시부터 만들어낸 독감약이지만 이번에 개발된 약은 독성을 낮추고 효능을 개선했다. 이를 포함해 수십 가지 처방이 개발, 공급되고 있다. 학회 회원이 되면 누구나 처방조제를 의뢰하여, 수원시에 위치한 원외탕전실에서 제조해 공급받게 된다.

학술활동보다는 사업 쪽에 중점을 두고 있는 모습이 보이면서 이에 대한 주변의 오해도 생겼다. “동료들을 두고 약장사를 한다”는 것. 김경환 회장은 “회원들에게는 모두 처방을 공개하고 있지만 제형 변화시 약간의 노하우가 있어 처방대로 탕제를 만들더라도 공통조제 과정에서 농축하고 제형 변화된 약물과는 효과가 차이가 날 수 있다”며 “우리가 만든 약은 제약회사에서 만든 기성품이 아니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학회장을 맡은 이후 가장 힘든 점은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시쳇말로 “한의사를 통해 벌어먹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다. 그는 “양방의 경우는 관련 업종 분야가 굉장히 다양하고 또 크다. 반면 한의계는 의료기기나 제약을 만든다 해도 시장 자체가 협소해 이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한의사를 타겟으로 하는 거대 회사들을 찾기 힘들다”고 안타까워했다.

한의계 위기에 대해서도 주변의 변화에 미리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지금 한의사들은 아는 건 많지만 이런 병도 치료한다고 떳떳이 근거를 내놓을 것이 별로 없다. 그게 한의계의 딜레마다. 양방보다 경쟁력 있는 비용으로 훨씬 더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약물들이 수두룩한데 그런 것들을 모아 어느 정도 표준화시켜 놓으면 고치지 못할 병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막연히 한의사에 대한 동경 때문에 한의대에 입학했다는 그에게 한의학이란 “현대사회에서 유일하게 실용적으로 남아있는 동양학문”이란다. 한의학은 워낙 훌륭하고 좋은 학문이기 때문에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한의학을 활용하는 주체가 영원히 한의사가 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은 한의사 스스로의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강조했다.

이지연 기자

김경환 칭찬릴레이 추천- 정태욱 원장

전통한의학의 맥을 잇는 석곡 선생님의 제자 무위당 선생님의 뜻을 이어 받아 전통 한의학을 맥을 잇기 위하여 노력하시고 학문적 소양이 존경할만하다. 소문학회 부회장을 맡아 후학들의 학문적 소양을 깊게 해주기 위하여 공사다망한 가운데 정기적으로 무료강습회를 본인 한의원에서 개최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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