近現代 韓醫學 人物史(50)- 洪淳昇(1889~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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近現代 韓醫學 人物史(50)- 洪淳昇(1889~1961)
  • 승인 2010.08.2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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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일

김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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葉鍼 개발… 刺入않고 經자리 자극
<洪家定診秘傳> 3차례 개정판 내며 호평
洪淳昇홍씨 집안의 치료 경험을 세상에 공개한 名醫


최근 학창시절부터 절친하게 지낸 홍학기 원장(인천 홍일한의원)에게서 메일을 받았다. 메일에는 홍 원장의 가계와 관련한 정보가 담겼다. 필자는 그의 집안이 <洪家定診秘傳>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에 적잖게 놀랐다. 곧바로 그에게 증조부인 洪淳昇에 대한 자료를 부탁했다. 洪淳昇의 집안에는 현재 손자인 洪性憲과 증손자인 洪鶴基 등 4인의 한의사가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홍학기 원장이 보내준 자료를 바탕으로 洪淳昇의 생애와 의학사상을 정리해 본다.

洪淳昇은 호가 小石으로서 고려의 개국공신 홍은열의 33세 손으로 남양 홍씨 집안에서 태어났다. 고향은 경기도 가평군 천안리였다. 부친 洪鍾振(號는 石汀)은 조선 말기에 掌禮院典祀補, 通訓大夫, 長陵叅奉을 지냈으며, 詩文을 무척 즐겨 집에는 항상 많은 선비가 오갔다고 한다. 홍종진의 문집으로 <石汀集>이 있다.

그 바람에 洪淳昇은 漢學을 쉽게 익힐 수 있는 환경에서 자랐다. 게다가 부친은 청렴할 뿐 아니라 ‘한치 걸러 두치부터’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식구보다는 멀고 어려운 친척, 친지들을 먼저 살피고 도왔다고 한다. 이러한 부친의 삶의 모습은 洪淳昇의 삶에서도 커다란 지표로 이어졌다. 그가 한의학을 연구한 것도 집안 분위기와 관련이 있다.

한의학으로 濟世해보겠다는 일념으로 한의학 연구에 정진하여 고향에서 限地醫生이 된 후로 28세에 사촌형인 洪淳泌(大同印刷株式會社社長, 大韓文敎書籍會社監査役 역임)의 권유와 도움으로 서울로 올라와, 종로구 통의동에 杏林漢醫院을 개설하였다. 그는 <景岳全書> <醫學入門> <東醫寶鑑> 등을 중요하게 여겨 몇 명의 선배와 함께 한의학 연구를 이어갔다.

그가 많이 활용한 처방은 六味地黃湯加減方, 四物湯加減方이고, 鍼灸에 있어서 특이한 점은 葉鍼을 만들어 사용하였다는 점이다. 葉鍼은 洪淳昇이 개발한 침으로 經穴에 刺入하지 않고 經穴 자리를 잘 탐색함과 동시에 해당 穴자리를 70~90회 꼭꼭 눌러 자극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刺鍼의 효과를 이끌어낼 목적으로 개발한 것이다.

洪淳昇의 저술 <洪家定診秘傳>은 1955년, 1974년, 1983년 3차례에 걸쳐 간행되어 널리 읽혔다. 이 책에 ‘洪家’라는 제목이 붙은 것은 가전비방을 정리한 이 책의 성격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제일 앞 부분에는 ‘醫海寶筏’이라고 쓴 金永勳(1882-1974)의 祝文이 나온다. 아마도 이 책의 출판을 축하하기 위해 써서 보내준 것으로 보인다. 金永勳뿐 아니라 당시 한의계의 지도자였던 金長憲, 蔡仁植, 朴鎬豊, 洪性初, 이완직 등과도 친분을 유지하였다.

<洪家定診秘傳>의 서문에서 洪淳昇은 醫藥에 대한 지식이 투철하지 못한 상태에서 잘못 치료하여 사람의 생명을 단축시키게 되는 시속에 개탄하여 이 책을 짓게 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이어서 ‘注意’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책의 처방에 대한 내용을 활용하기에 앞서 五行相生, 五行相克, 五色, 五味四時 등 원리를 기록한 앞부분을 먼저 심사숙고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洪淳昇은 모든 병을 氣血의 편차에 의해 나타나는데, 그 처소를 左右로 보고 左右로 나누어 병증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左部病은 血虛라고도 하고 陰虛라고도 하니 勿論某病하고 左脈이 弱하고 右脈이 實한 法이요”(‘左部病’에서), “右部病은 氣虛라고도 하고 陽虛라고도 하고 右脈이 弱하고 左脈이 實하니 補陽之材로 爲主하되 右病을 治療하여 病이 낫더라도 右便으로 넘기도 하나니 이런 경우에는 다시 左便病을 治療하라”(‘右部病’에서) 등이 그의 주장이다.

특히 병명의 표기에 있어서 서양식 질병명이 많이 들어와 있는데, 이것은 서양의학에 대한 저자의 높은 이해도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리고 뒷부분에 補遺雜方은 淋疾의 大黃丸, 八角蟲에 쓰는 百部根湯, 寸白蟲에 사용한 加味藿香正氣散, 眼藥인 決雲散 등 당시 효과가 많았던 처방을 보충한 것이다. 醫書字典은 醫書에 많이 나오는 글자들을 찾아보기 편하게 옥편의 형식으로 첨부한 것이다.

일제시대 전시기를 한의사로 활동하면서 각종 사회활동과 학술활동을 해온 洪淳昇의 <洪家定診秘傳>은 한의학을 전업으로 하는 한의사 집안에서 가전으로 내려온 경험방을 정리하였다는 데에도 의미가 깊다. 아울러 조선 후기로부터 개항기를 거쳐 일제시대로 이어지는 시기 동안의 한의학 연구내용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근현대 한의학의 발전사를 연구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자료이다.

金南一/ 慶熙大 韓醫大 醫史學敎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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