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초기획] 蒼朮과 白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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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초기획] 蒼朮과 白朮
  • 승인 2003.04.1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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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초서의 한약재를 찾아(21)

'芳香化濕藥'―蒼朮, '補養藥'―白朮

약전과는 달리 삽주가 창·백출로 모두 유통


한의학을 정식으로 공부하지 못하고 그저 어깨 넘어 주어들은 게 고작인 기자에게 蒼朮과 白朮은 참으로 어려운 약재다.

"蒼朮은 濕盛脾虛 ― 濕이 왕성하여 脾臟이 허약한데 많이 쓰고, 白朮은 脾虛生濕 ― 脾臟이 약하여 濕이 생긴데 쓴다."

단어의 앞뒤만 바꿔 놓았을 뿐이어서 정확하게 구분해 이해하는 것은 무리인 듯 싶다.

가깝게 지내는 한의사로부터 白朮과 蒼朮은 모두 비장을 건강히 하고, 濕을 없애는 효과가 있지만 蒼朮은 邪氣와 濕을 해제하는 효과가 높고 白朮은 脾臟을 보강하고 濕을 이동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즉, 백출은 원기를 돕는 약으로 인정된다는 설명을 듣고서야 조금은 감이 잡힌다.

따라서 창출은 '芳香化濕藥'으로 백출은 '補養藥'으로 분류했나보다.

그런데 문제는 대한약전에 창출과 백출의 기원식물을 달리하고 있는데 시중에서는 같은 약물이 창출과 백출로 유통된다는 점이다. 또 약전대로라면 우리나라에서는 창출은 자라지 않는데 올 1월에서야 수급조절품목에서 창출이 제외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과거에 백출의 굵은 부분을 백출로 쓰고, 장형부분은 창출로 사용했던 관행이 아직까지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부 한의사는 우리나라 사람 체질에는 기름기가 많은 창출보다는 백출의 장형부분을 창출로 사용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주장한다.

이제까지 동일한 기원식물을 창출과 백출로 나누어 인정하다가 다른 식물로 분류해 1997년12원 대한약전 7개정에 기원식물을 분류했는데 근거가 부족했을까? 당시 농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는데 말이다.

대한약전에 백출은 "삽주(Atractylodes japonica) 또는 당백출(Atractylodes ovata)의 뿌리줄기 또는 주피를 제거한 것"으로 규정돼 있고, 창출은 "개연꽃(Nuphar Japonicum) 및 동속식물(수련과)의 뿌리줄기"라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일본도 자생하는 어린 A. japonica의 껍질을 말린 것을 백출이라고 했고 老근경을 그대로 말린 것을 창출이라고 사용했으나 이러한 관행은 많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창출이 중국 남방지역 약재여서 과거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못한 시기에 이와 약성이 비슷한 약물을 찾아내 활용한 것은 매우 슬기로운 일이었으나 현재까지도 이를 부여잡고 있는 것에는 다소 문제가 있을 듯 싶다. 특히 한의학을 특정지역의 전통의학이 아닌 세계가 공유할 수 있는 의학으로 발전시키려면 말이다.

아직까지 중국약전에 백출로 규정한 A. macrocephala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기원식물로 삼는 A. japonica와의 차이에 대해 실험적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더군다나 A. japonica와 창출(Nuphar Japonicum)과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연구 된 것이 미비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국산 삽주(A. japonica)를 창출약으로 쓸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관점이 일치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삽주에는 중국 백출의 주요성분인 atracylone이 함유돼 있는 반면 중국 창출(A. lancea)의 주요성분인 β-eudesmol과 hinesol이 포함돼 있지 않아 학계에서 부적절하다고 만 인정할 뿐이다.

따라서 창출과 백출에 대한 실험·분석적 연구와 함께 백출이 창출로 유통되는 관행을 바로잡아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제민 기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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