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생 금오고락기(7)
상태바
의생 금오고락기(7)
  • 승인 2010.11.11 1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홍경

김홍경

contributor@http://


건강식품 추천… 한의학 진단 필요

건강식품 추천… 한의학 진단 필요

의생 금오고락기(7)

모시고 온 연로하신 부모님은 멀쩡한데도 오히려 체격 건장하신 젊은 분이 훈침현상을 나타내어서 황급히 조처해 기혈을 되돌려 드렸습니다. 그때 시침한 반년차 동료 올챙이 한의사 간담이 서늘한 것은 말할 나위도 없지요. 이와 같은 위험을 안고 치료하는 침 시술에는 그 전후의 사정을 살피는 전문가적 주도면밀함이 필요합니다. 이후 여러 번 방송으로 허기진 분과 포식한 분 약주 드신 분들에게 조심하시라 공지하는 횟수가 늘었지요. 한의학의 정수인 침뜸 시술에는 음양관과 체질 감별과 위기 대처법 등을 잘 숙지하여 전문가다운 만반의 조심사항을 지켜야 하는데 단기간의 공부과정에서 오는 부작용은 결국 사고로 이어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음을 망각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닥터의 어원인 가르친다는 뜻처럼 교육을 시키는 사명을 망각해서는 안됩니다. 실제로 건강식품이나 음식을 추천하는 데도 음양관이 필요합니다. 설득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사람은 고차원의 기술을 쉽게 습득하려는 의지가 있는데 이에 부응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더구나 현실적으로 한의대 문턱이 높으니 전문적인 시술은 위험하고 차라리 지압법과 건강식품 안내 정도는 음양관으로 상식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한의학계가 나서서 음양관 교육을 상식화시켜야 합니다.

  음양관으로 무장된 나라

지구촌을 음양관(陰陽觀)으로 무장시키지 않으면 참으로 위험합니다. 음양관이 없는 침법 뜸법과 섭생법은 위험합니다. 자기 몸에 시험해도 잘못하면 큰일 납니다. 전에 TV에서 ‘백회혈에 뜸을 뜨면 정신건강에 좋다’고 해서 그 방송을 보고 백회혈에 뜸을 떠 현기증이 나고 여러 부작용이 생겨서 한의원에 오신 분이 많았습니다. 여러분, 요즘 산수유 광고가 열풍입니다. 국민들 TV에 나오면 무조건 따라요. 하지만 음양관 없이는 위험합니다. 산수유라고 모든 사람에게 좋습니까? 뚱뚱하고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독이 됩니다. 마침 언뜻 떠오르는 또 한 가지. 모 교회 신도들 단체로 구입한 산삼 부작용 이야기군요. 의사 선생님 부인이신 이 분이 얻은 부작용은 산삼 부작용의 피부병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부작용을 예방시키려면 건강식품 선택에도 음양을 보게 해서 스스로 선택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절대주의 타파와 상대주의 학습은 절대 명제입니다. '산삼만 먹으면 절대로 좋다, 머리에 뜸뜨면 절대로 좋다' 등의 절대주의를 타파해야 합니다.

그래서 일구이족육기(一口二足六技)라. 한의사들이 음양관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설명을 많이 해줘야 합니다. 닥터 의사라는 말의 어원은 ‘docere’이라는 희랍어인지 라틴어인지 ‘가르친다’는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입이 부지런해서 일구 첫째가 가르치는 입, 이족 부지런한 다리 이것이 의사의 사명입니다.

  절대주의 타파와 상대주의 학습

음양관을 나누는 지혜로운 전도의 정신이 곧 허준과 이제마와 사암도인을 잇는 한의학 정신입니다. 불초 이 가마구도 방약합편 저자 혜암공의 약성가를 거량하여 시청자와 더불어 ‘쉬운 음식의 한열(寒熱) 혹은 맛의 분별로 음양관(陰陽觀)을 가지자!’라고 역설해 왔습니다. 언필칭 스타강사라는 미명 뒤에 숨은 실전 사상은 지적인 음양관 공유의 정신입니다. 물론 인기의 뒷면에는 해학적인 쇼맨십도 일조하고 있습니다만 대중은 이 가마구의 유머러스한 방편을 잘 이해합니다. 이전에 쇠뜨기풀 소동에서도 보듯이 다른 사람이 먹고 좋아졌다고 하면 냄비현상처럼 망동하여 무조건 따라하는 국민들의 절대주의를 따끔하게 꼬집고 ‘사람에 따라 약(藥)도 되고 독(毒)도 된다'는 상대주의적 음양관을 개그를 섞어가면서 심어주어야 합니다.

  “한의계가 나서서 음양관 교육을 상식화시켜 지압법과 건강식품 관련 오류를 제거해야 합니다”

생강소송… 한의학계의 음양관 부재현상

이번에 고등법원에서 망신당한 생강 문제 보시면 생강은 따뜻하잖아요. 몸에 열 있으면 생강이 독이 되겠죠. 그러나 찬 것을 치료한다는데 이의가 있을 수는 없지요? 복수 정답이 인정되면서 망신당한 배경에는 이러한 기본적인 음양관 상식을 무시하는 출제자들의 소홀함이 있습니다. 생강이라는 숲을 먼저 봐야죠. 포(炮)하고 그런 것을 떠나서 아래와 같이 방약합편에서 7언 절구의 약성가(藥性歌)로 되었습니다.

生薑性溫能祛穢

생강은 성온하며 예취를 잘 제거하며

暢神開胃吐痰咳

정신을 맑게 하고, 위를 열고 구토와 담해를 다스린다.

생강은 따뜻하고 정신을 화창하게 한다고 하였습니다. 성질이 더운데 뚱뚱하고 몸이 찬 토수(土水)체질에 맞지 열이 있는 사람에게 맞겠습니까? 반대로 찬 것을 치료한다는데 안될 이유가 없지요. 그래서 항의한 국시 낙방생, 그것도 1점 차이로! 2번도 정답이라고 당연히 고발했겠지만 지방법원의 패소를 딛고 고법에서 승소했다는 웃지 못할 소식들 인터넷에서 점검해보세요.

  음양관 생강문제 설명

음양관, 생강문제 설명으로 대신합니다. 먼저 뉴스화된 문제를 보면서 진행합니다. 생강의 설명으로 옳은 것은?(2008년 한의사 국가고시- 본초학 中)

1) 수이불주(守而不走)의 성을 가진다.

2) 고온(苦溫)하여 온중(溫中)시킨다.

3) 표리(表裏)의 한증(寒證)에 사용한다.

4) 잉부(孕婦)의 위열구토(胃熱嘔吐)에 사용한다.

5) 음허내열자(陰虛內熱者)는 신용(愼用)한다.

정답이 출제자의 의지처럼 한 개일까요? 고등법원의 판결처럼 복수 정답일까요? 아니면 더 많이 정답이 있을까요. 강호제현의 심각한 심사를 기대합니다. 2번을 쓴 낙방자가 승소한 것은 고법의 판결인데 아직 국가고시 출제 측에서 대법원에 상고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물론 정답은 한 개인데 출제자가 제시한 한 개가 꼭 정답만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복수 정답이 인정된 분위기입니다.

음양관이 없으면 한의사들도 재무장하셔야 합니다. 이번에 실컷 혼난 국시 출제위원들, ‘생강은 몸을 덥게 한다’는 누구나 아는 상식을 무시하고 엉터리 문제를 만들었다가 개망신 당했습니다. 이런 망신살은 결코 반복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런데 모 후배는 터질 것이 터졌다는 말도 하더군요? 그러한 애매한 경우가 종종 있지만 권위에 눌려 일단 합격하고 보자는 심리로 항의하지 못하고 일단 합격하면 잊혀지는 악순환의 고리도 없지 않은가 봅니다. 학계의 예방적 차원의 철저한 검토가 음양관의 차원에서 재검사를 하는 운동이 시급하다 하겠습니다.

“음양관을 나누는 지혜로운 전도가 곧 허준과 이제마와 사암 도인을 잇는 한의학 정신입니다”

개인적 생각으로는 무면허의 인사라도 음양관이 있으면 그 분들의 학설은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반대로 면허 가진 한의사라도 음양관이 없으면 반성해야 합니다. 침술사 면허증 가진 분이 온몸에 실침 꽂아서 화상의 피부병 낚구는 것 보았습니다. 몸의 열을 발산하는 법, 홍역을 땀을 내서 치료한 것과 비슷합니다. 일종의 한토하화의 네 가지 치료법 중 한(汗)법에 유사한 치료행위라 하겠습니다. 예외적으로 아주 심한 설사나 탈항증에는 가끔 백회에 뜸뜨는 경우도 있지만, 두한족열(頭寒足熱)이라, 머리는 차갑게 발은 따뜻하게 하는 것이 음양관에 맞습니다.

경락으로 작용하는 근거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봉사를 업으로 삼는 비록 제도권 밖이긴 하지만 간절하신 노옹의 마음 등 감동의 작품이긴 하지만 음양관의 부재는 역시 안타까운 현실을 개탄케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하기야 한의학계마저도 보사가 없는 침법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서 얼굴이 뜨끈하지만 그래도 사암침법을 중심으로 입바른 말하는 단체가 좀 있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데 음양관의 보사가 없는 절대주의적인 치료는 침은 물론 확실히 화기를 수반하는 뜸 치료가 특히 백회를 뜸을 뜨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발상에는 상식화에 앞서 진리의 비상식화가 심각히 우려가 됩니다.

 

 

 

김홍경/한의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