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과학] 최초의 마취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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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과학] 최초의 마취법
  • 승인 2003.04.2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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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의 도움이 없다면 그렇지 않아도 힘겨운 수술은 엄청나게 고통스럽고 어려운 작업이 된다는 것은 당연한 사실. 수술을 받는 환자나 수술을 하는 의사가 겪는 고통 또한 마찬가지리라.
마취제를 발견, 그것을 환자에게 사용하여 수술의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키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사람은 영국의 산부인과 의사 제임스 심프슨(1811∼1870).
스물 아홉의 젊은 나이에 에딘버러 대학의 산부인과 교수가 된 심프슨은 당시 마취 없이 수술을 받는 환자들을 보면서 매우 가슴 아파했다.
선배 의사들에 의해 마취제로 사용된 바 있는 이산화질소와 에테르라는 물질이 있긴 했지만, 이들 물질 역시 치아를 뺄 때 통증을 줄이는 경우에 한해 사용되었고, 그나마 부작용이 심해 수술에 사용한다는 것은 엄청난 모험이었다. 이때부터 심프슨은 틈만 나면 새로운 마취제 발견에 매달렸다.
1847년 어느 날, 심프슨은 동료의사들을 불러 모았다. 그들 앞에는 '클로로포름'이라는 물질이 놓여 있었다.
"이 액체 클로로포름은 이미 1831년에 발견된 것일세. 그동안 아무도 이 물질의 용도를 찾지 못했지. 그런데 이것만이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마취제라고 확신하네. 우리가 1차 실험대상이 되어야겠네."
순간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아무도 말이 없었다. 그러나 잠시 후 그들은 약속이나 한 듯 손을 마주 잡았다.
그들은 클로로포름을 동시에 코에 갖다 대고 긴 숨을 들이 마셨다. 잠시 후 그들의 눈은 빛나기 시작했다. 이어서 마치 기분 좋게 술에 취한 사람처럼 유쾌하게 웃으며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수다의 공통 내용은 "이 기막힌 향기! 세상이 온통 천국이야!"로 그들은 이미 클로로포름의 기체에 취해 있었다.
그러나 잠시 후, 그들은 동시에 깊은 잠에 빠져 들었고, 몇 시간 후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모여 앉았다.
"됐어! 바로 이것이야!"
클로로포름이야말로 가장 안정된 마취제라는 확신을 가진 심프슨은 에딘버러 왕립병원의 승인을 받아 역사적인 마취 후 수술을 할 수 있었다. 성공이었다.
환자는 잠자듯 반드시 누운 채로 고통을 느끼지 못했고, 의사는 여유 있게 수술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왕연중(한국발명진흥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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