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 우리과학] 은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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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 우리과학] 은장도
  • 승인 2003.04.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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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절 상징하는 전통 노리개

은장도는 예로부터 친정어머니가 시집가는 딸에게 혼수예물로 주는 전통 노리개의 하나다. 정절을 지켜 한 지아비만을 섬기고 백년해로하라는 깊은 뜻이 서려 있다.

드라마에는 충절이나 정절을 의미하는 호신용 또는 자결용으로 주로 등장하지만 남녀 가릴 것 없이 몸에 차는 장신구로는 물론 의식용이나 신분의 상징으로, 일상생활의 도구로도 사용됐다. 노리개로 옷고름에 찬 것을 패도(佩刀), 주머니 속에 지닌 것은 낭도(囊刀)라 한다.

청동기 이후 철의 야금술이 발달되면서 칼은 금속가공기술의 중요한 대상으로 등장되고 있다. 고대에 만들어진 여러 종류의 刀(날이 한쪽에만 있는 것)·劍(날이 양쪽에 있는 것)은 금속의 중요한 가공기술인 주조(鑄造)나 단조(鍛造) 방법으로 제작되었으며 그 외형적 표현은 시대적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은장도다.

장도를 차는 풍습이 생긴 것은 고려 때부터며 조선시대에는 널리 보편화됐다. 특히 임란 이후부터 사대부 양반 가문의 부녀자들이 순결을 지키기 위해 필수적으로 휴대했다. 조선 후기부터는 몸단장을 하는 노리개로서 일종의 사치품이었기 때문에 제작과정도 정교하게 발달했다.

장도는 칼날과 칼자루, 칼집으로 이루어진다. 칼자루와 칼집의 재료는 동물의 뿔이나 대추나무·산호·호박·비취·공작석·옥·밀화 등으로 장식해 노리개용으로 하였고, 보통의 장도는 도금하거나 금·은·백동 등으로 만들었다.

칼자루와 칼집의 재료에 따라서 銀粧刀, 木粧刀, 骨粧刀로 나누어지는데 이중에서도 은장도를 제일로 꼽았다.

칼날은 대개 강철을 썼다. 모양은 장도의 종류에는 을(乙)자 모양을 한 을자도, 네모진 사모장도, 여덟모가 진 팔모장도(모잽이장도), 칼자루와 칼집이 원통형인 맞배기장도 등이 있다. 특히 젓가락이 달린 첨자도(籤子刀는 젓가락으로 또는 독극물 탐지용으로 사용됐다.

장도의 치장은 재질, 성별 그리고 패용자의 취향에 따라 장식적 표현방법에서 차이를 보인다. 남성용은 보통 15cm 내외로 문자, 산수, 누각, 운학, 편복 등 선비의 기상과 호운을 나타내는 것이 많고, 여성용은 10cm 내외로 화초, 초엽, 국화, 매화 등 여성취향의 표현이 두드러진다.

금속장도의 제작 과정은 칼날을 만드는 기본 작업과 칼집이 되는 몸체의 장식작업으로 나뉘게 된다. 장도에 있어 칼날의 제작은 쇠를 다루는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장도를 만드는 기능보유자를 粧刀匠이라 하며, 1978년에 주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장도는 울산·영주·남원·광양 등지에서 많이 만들었으며 특히 광양제가 역사가 깊고 공예미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朴龍基·韓炳文씨가 중요무형문화재 제60호(장도장)로 지정돼 기술을 전승하고 있으며 경남 진주의 임차출씨도 은장도에 전통적인 문양을 조각하는 솜씨가 뛰어나 경남 도무형문화재 10호로 지정돼 있다.

나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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