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치료하는 것이 곧 사람을 치료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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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치료하는 것이 곧 사람을 치료하는 것”
  • 승인 2011.05.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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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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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릴레이 인터뷰 53 | 조명래 동신대 한방병원 침구과 교수

“세상을 치료하는 것이 곧 사람을 치료하는 것”
사회의학 등 타 학문과의 교류로 한의학의 발전적 방향 제시

한의학의 가장 기본이 되는 존재 이유는 환자의 질병 치유에 있다. 바로 그 관점에서 결코 한 분야의 영역을 고집하지 않으며 타 학문과의 교류를 통해 한의학의 기본 가치를 보다 더 발전시키고, 더 나아가 우주자연을 바탕으로 연구된 한의학적 원리가 세상을 치유할 수 있는 사회의학으로서의 기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소통과 연구를 거듭하고 있는 동신대 한방병원 침구과 조명래 교수(48)를 만나보았다.

  질병의 외부적요인, 사회의학으로 접근

질병의 원인을 내재적 혹은 외재적인 문제로 분류한다면 보통 의료인의 질병에 대한 접근방법은 내재적인 부분에서 그 원인을 찾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사실 외부적인 문제들로 인해 질병이 발생하는 경우도 상당수이며, 이를 테면 예상치 못한 사회현상에 기인한 질병은 단지 내재적 접근만으로는 치료가 힘들다.

“동신대 부속 광주한방병원에서 근무하던 시절,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환자들이 많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치료하면서 사회적 질병으로부터 생긴 마음의 병은 쉽게 치유할 수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죠.”

그렇다면 이들을 치유해 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조 교수는 이를 고민하며 ‘사회의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단지 오장육부와 인체에서 병의 근원을 찾기보다는 사회 현상을 바라보게 되었고, 자연스레 사회생리학, 사회병리학, 사회진단학 등으로 치료학적 관점에서 세상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더 나아가 조 교수는 사회질서를 바로 잡아줄 수 있는 사회규범인 ‘법’이 ‘사회의학’의 출발점이라는 생각으로 한의학과 함께 법학을 연구 중이기도 하다.

“사회의학은 곧 사회과학적 측면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을 넘어서 대중을 치유할 수 있는 의학의 개념입니다. 중국의 손문선생이나 쿠바의 체 게바라 두 분의 공통점은 의학을 하면서 개인을 치유하는 것도 중요시했지만, 이보다는 세상에 정신과 사상을 일깨워 더 많은 이들을 치유해주었던 사회의학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죠.”

이 같은 관점으로 조 교수의 의학관 역시 ‘한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 세상을 치료하는 것이고, 세상을 치료하는 것이 곧 한 사람을 치료하는 것’으로 사회의학이 보편화되어 국민들이 보다 행복해지고 건강해질 수 있기를 바란단다.

  개인주의 학문 오명 벗고 타 학문과 소통해야

사회의학과 법학 그리고 고대사에 이르기까지 조 교수의 연구 분야는 한의학 외에도 다양하다.

“타 학문과의 교류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한의학 역시 고전적 사상을 바탕으로 현대의학의 장점을 과감히 도입할 필요가 있으며, 제가 연구하고 있는 사회의학이나 법학 등도 한의학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타 학문과의 교류 및 융합이 결코 본질을 버리자는 의미가 아니라 주체를 지키며 타 학문의 장점을 수용함이 곧 한의계의 발전적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그 동안 한의학은 개인주의 의학의 개념이 강했습니다. 본인 스스로 체험하고, 습득하고, 학문의 발전도 본인 스스로 해야 하며, 환자의 치유 역시 스스로 해야만 했던 특성상 타 학문과의 교류가 적었죠.”

하지만 어떠한 사상과 또 다른 학문들 간의 교류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며 기대 이상의 결과를 낳기도 하고, 전혀 새로운 분야를 창조해 내기도 하는 시대가 이미 성큼 다가왔는데 여전히 타 학문과의 소통이 부족한 한의계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아쉽다는 지적이다.

“한의학도 물리학이나 기초과학, 공학 등의 학문들과 융합해 더 커다란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같은 관점에서 몇 해 전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 제안에도 적극적이었죠. 우리문화유산이기도 한 한의학을 산업화시키고 또 세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기 위해서는 기존의 한의대와는 다른 체계로 기타 유관학문을 졸업한 학생들이 그 학문을 바탕으로 한의학을 공부함으로써 한의학을 다양하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적극적인 제안에 대한 긍정적 결과를 얻게 돼 뿌듯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더 많은 한의계 관계자들이 나서 이 같은 분위기를 주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후배 한의사들에게도 “한의학의 본질을 지키며 다양한 노력과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학문의 이기적인 차원을 넘어 융합을 시도할 때 한의학이 한걸음 나아갈 수 있으며 세상과 함께 발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선배 한의사 입장에서는 “같은 학문을 하는 선후배로서도 의견의 소통이 중요하며, 특히 후배 한의사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주고 적극 후원해 줄 수 있는 관계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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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토당한의원 원장은 대전대, 경원대 침구학 교수로 계시다가 현재는 서울 잠실에서 한의원을 운영 중이다. 한의학에 대한 학문적 열의 뿐 아니라 한의학 이외의 많은 분야에서도 귀감이 되고 존경받는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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