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라운지] 자동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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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라운지] 자동차이야기
  • 승인 2003.04.2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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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차 길들이기 과속은 자살행위
엔진오일도 1만km 교환으로 충분
새차 광택내기는 수명단축의 원인

새차는 처음에 고속으로 밟아줘야 길이 든다며 친절하게 가르쳐 주는 사람이 있었다.

“자동차가 무슨 서부시대 야생마인가? 길들이게?” 라고 말하고 싶지만 배테랑 운전자라고 폼잡는 사람의 말을 무시할 수도 없고. 그리하여 과속의 위험을 무릅쓰고 애마를 길들이기 위해 쭉 밟아준다.
그러나 잠깐!

새차를 처음에 고속으로 밟아줘야 된다는 건 한물 간 먼 옛날 얘기다.

물론 그런 시절이 있었다. 새 차의 엔진 성능이 좋아지게 길들인답시고 고속도로로 몰고나가 급과속을 했었다. 요즘의 자동차 엔진은 전자제어 방식으로 연료와 공기 주입을 해결한다. 또 차량이 출고되기 전에 이미 엔진 성능에 대한 충분한 검증 작업을 한다. 이미 출고전에 어느정도 길들이기가 되어 있는 셈이다.

자동차 길들이기가 뭔가. 아마도 기계와 부품이 저마다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제자리를 잡아 차가 매끄럽게 달릴 수 있게 하는 일일 것이다. 길들인답시고 오히려 차에 해꼬지를 하는 것은 자해행위나 다름없다.

새로 뽑은 차는 처음 2천km까지는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 급가속, 급제동을 삼가야 한다는 말이다. 처음부터 고속으로 밟으면 엔진, 변속기 등 주요 부품에 무리를 줘 차가 쉽게 노화된다. 처음부터 시속 100km 이상으로 장거리를 달리는 것은 엔진을 혹사시켜 수명을 단축시키는 어리석은 일이다. 새차는 처음부터 고속으로 주행하기가 어렵다. 속도를 단계적으로 올린 후 어느 정도 주행거리가 쌓여야 카탈로그에 나와있는 한계속도까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엔진마모의 70% 정도는 시동초기에 발생한다. 그래서 급출발은 엔진내부에 유막형성이나 트랜스미션 오일이 작동온도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워밍업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너무 오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대개 겨울에는 3∼4분, 그밖의 계절에는 1∼2분이 적당하다고 한다.

급제동도 제동 및 하체의 구성품에 무리를 주고 타이어 마모의 원인이 된다.

주인이 난폭한 운전버릇을 가진 자동차는 그만큼 빨리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하고 여기저기 잔병치레가 잦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엔진오일 자주 갈아주기도 새차와 관련된 잘못된 상식의 하나다. 엔진오일의 성능향상과 기계가공기술의 발전으로 조기에 엔진오일을 교환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물론 자주 갈아준다고 나쁠 것은 없지만 경제적으로나 환경을 위해서도 불필요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전에는 기계속의 쇳가루 같은 것을 청소해야 한다며 1천km에 한번 갈고 이후 4∼5천km마다 갈아줘야 한다고 했었다. 심지어 비포장도를 주행차는 3천km에 갈아야 한다고 으름장을 놓는 카센터도 있었다. 그런 버릇이 몸에 밴 오래된 운전자들은 요즘도 그렇게 믿고 실제로 그렇게 자주 갈아주고 있다.

정기적으로 오일의 양만 체크해 보충만 해 주면 1만km에 갈아줘도 아무 문제가 없다. 엔진오일 제조사나 카센터 주인의 말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자. 외국자동차회사에서는 교환주기를 1만5천에서 2만km로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낡은 상식은 또 있다. 새차는 광택을 내야만 도장상태를 오래 보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자동차는 단계적으로 세 번의 도장을 입힌다. 색상과 광택을 결정짓는 마지막 上塗의 경우 도장막의 두께가 15∼20㎛ 정도의 얇은 막으로 되어 있는데 새차를 광택을 낸답시고 빠른 속도로 브러싱작업을 하면 오히려 도장막을 손상시켜 원래의 광택과 색상을 잃고 만다. 꼭 하고 싶다면 구입한 지 2∼3년이 지난 후 잔 흠집이 생겨 이를 제거하고자 할 때 광을 내보도록 하자. 새차길들이기를 우기는 고지식한 사람이 있다면 이젠 무시해 버리자.

나영빈 기자
(자료제공=한국과학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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